김덕진(27·한양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씨는 지난해 세계 최고의 공대로 손꼽히는 미국 MIT에서 1년간 공부하고 돌아왔다. 대학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서다. 교환학생 제도는 국내 대학과 해외 자매결연 대학간 학생을 상호교환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공 분야의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외국어 실력까지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즘엔 각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교환학생 수를 늘리고 있다.
■외국 학생들 공부하는 모습에 큰 자극 받아
김씨는 미국에서 1년간 지내며 엄청난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MIT에서 컴퓨터 관련 수업을 들은 뒤 전기 분야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로 전공을 바꿨다. "MIT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제 마음가짐과 태도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천재라고 불릴 만큼 똑똑한 친구들이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며 "체력이 부족해서 못 따라갈 정도로 공부에 매달리는 학생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졸업 후 해외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잡았다.
■교환학생 관심 있다면 1학년 때부터 성적 관리해야
'교환학생'은 대학의 국제화란 명목으로 자주 쓰인다. 아주대의 경우는 매년 300명 가량의 학생들을 교환학생으로 파견한다. 교환학생 파견 협력을 맺은 자매대학만 해도 전 세계 145개 대학에 이른다고 한다. 지원하는 학생들은 10개 지망까지 희망학교를 써내면 성적순(영어 성적, 학점 등)으로 학교를 결정한다.
영어 성적은 최저 기준이 토플 CBT 199점 정도이다. 특히 아주대는 2009학년도 모집요강에서 '아주세계화전형'을 신설했다. 외국어성적우수자를 선발하는 '아주세계화전형'은 2학년 1학기부터 교환학생으로 떠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며 왕복항공권까지 제공한다. 총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동열 아주대 국제협력팀장은 "지난 99년 3명으로 시작한 교환학생 제도가 지난해에는 300명으로 늘었다"며 "매년 지원자가 급증해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역시 매년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파견된다. 과거에는 미국 등 영어권 국가로 떠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외국어를 다지고 지역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교환학생으로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한양대의 경우는 학생들 희망 대학을 3지망까지 써내게 돼 있다. 지원 자격은 토플 CBT 240점(iBT 94~95), 학점 3.5 이상이어야 한다.
한양대 국제협력실 신용진씨는 "원한다면 1학년 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 학점과 영어 성적이 부족하지 않게 하라"고 조언한다. 성적이 낮을 경우에는 자신이 가장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녀온 사람들 만나 준비 사항 미리 들어둬야
파견이 결정된 뒤에는 자신이 떠날 나라의 언어 공부를 철저히 해둬야 한다. '외국에 가면 금세 실력이 늘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1~2년간의 짧은 시간 동안 전공 공부를 하려면 언어 실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김덕진씨는 "영어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도 막상 수업에 들어가면 좌절하게 된다"며 "해당 국가의 언어를 최대한 많이 익혀두고 떠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먼저 다녀온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좋다. 각 학교에는 국제협력실을 통해 교환학생 관련 홈페이지를 따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녀온 학생들의 후기가 올라와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