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로 받은 질문에 답변을 하다가 내친 김에 아예 제 준비법을 다 써보려구요.  비교적 단기간이라서 오래 준비하신 다른 지알러들에 비해 제 경험을 노하우라고 하기엔 부끄럽지만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저 는 미국에서 일하면서 인터넷의 힘을 빌어서 독학했습니다. 시험은 5월 말에 쳤구요, 준비하겠다 준비하겠다 말은 3월부터 했지만 실제로는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했던거 같아요. 일하는게 특성상 8시간 하고 바로 가는게 아니고 하루에 10시간 12시간씩 일하는거라서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아침에 5시-6시쯤 일어나서 오전에 직장의 조용한 방 찾아들어가서 12시까지 공부하다가 점심먹고 밤늦게까지 일하고, 주로 그렇게 했네요. 너무 피곤해서 눈이 팅팅 부어서 공부한 적도 잦았고 아침에 일어날때마다 침대에서 굴러서 일어나고 (안그럼 몸이 물먹은 솜마냥 침대랑 합체가 되어설랑은...-_-)

이렇듯, 몸이 힘듭니다, 직장 다니면서 GRE하시는 분들. 몸이 힘든거 당연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부모님과 함께 지내면 시간도 많고 생활하는거 걱정할 필요도 덜 하구요. 그런데 혼자라서 그만큼 자유롭기도 합니다. 수업들을 필요도 없고, 혼자 지내기 때문에 보살핌을 받지는 못하지만 그만큼 더 느슨해질 위험도 낮습니다. 내가 정한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 기회를 백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직장 다니면서 두 가지를 하려니 토할만큼 힘들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 해보겠고, 언제 이만큼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그러나요. 공부는 하지 않고 점수만 잘받으려면 이만큼 서럽고 외롭고 힘든 시기가 없겠지만 "이 과정 또한 경험이다", 라고 자각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오 4시간만 자도 크게 지장없구나?" 등의 깨달음도 얻으면서 본인을 재발견 한달까. 그래도 몸은 힘드니까 몸관리 잘하세요. 시간없다고 인스턴트 먹는건 어리석습니다. 과일 많이 드시고 물 많이 드세요. 운동할 기회가 없는 만큼 먹는걸 조심해야 계속 공부할 수있습니다.

 저는 설거지하고 빨래해야하는 시간이 모잘라서 마지막 2주는 설거지 못하고 빨래도 쌓아놓고 그랬네요. 네 저 20대 중반 여자인데 더럽습니다 알아요 ㅋㅋㅋㅋㅋㅋ 쉿. 아침에 눈 뜨자마자 씻고 서둘러 공부하러 나가고. 12시 전에 못하는 공부는 그날 할 시간이 없으니까 집중해서 공부하고, 일하기 시작하면 GRE생각 안하고 일 열심히 했습니다. (제 직장은 좀 프리한 편이라 음악들어도 되는데, 저는 그럴 기회가 생기면 귀에 거만어 랜덤 mp3꼽고 들었어요. 들으면 아무래도 하나라도 더 외우게 되더라구요. 오~ 이런 단어도 있었네~ 하면서) 일끝나고 집에 오면 11시, 씻고 이메일확인하고 12시 전에 자고. 다시 5시에 일어나고.  이러다보니 누구 만난다던지 외식한다던지 이런걸 생각할 틈이 없더라구요. 남들이 보기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전 하루하루가 알차고 빽빽했기 때문에 다른걸 고려하지도 못했어요. 밥먹으러 가자, 놀러가자 하면 멋쩍게 웃으면서 "미안"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가끔 짜증내면서 "나 공부해야되거든?!"했는데 제 친구가 뭔 잘못입니까. 제가 공부하는건 제 사정인데 화내면 안되죠;;; 직장 동료들과 하던 취미생활도 다 스톱했는데 덕분에 많이 미안했습니다. 매주 모여서 연습하는데 저만 쏙 빠지고. 그래서 더더욱 "이렇게 까지 하는데 빨리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구요.


 제 경우는 한달-한달 반 정도 거만어 파고 문제집 풀다가 마지막 5일을 후기에 집중해서 SC(첨부) 단어 모르는거 다 외우고 아날앤토에 있는 모르는 단어 다 외우고 관계 외웠습니다. 리딩은 전날 한번 읽고 내용만 이해해서 갔구요. 수학은 학원자료 인터넷으로 구해서, (3회중에 3 문제정도인가 안풀리는건 답 외워갔구요, 그 이외에 오답은 1개인가 그렇던데. 전 정답이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다 제가 계산실수한거 더라구요!) 문제집으로 두어번 시간재어서 셋 풀었는데 750, 790정도 나왔어요. 제 경우는 이과이기 때문에 수학이 영어보다 중요하고, 수학은 난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실수가 큰 손실이어서 완벽하게 하는데 집중하느라 후기를 깊게 파고 그 푸는 법을 연구하고 그랬습니다.

거만어
거의 만점 어휘의 준말로 알고 있습니다. 자료실에 가면 표제어 모아놓은 엑셀 자료가 있는데, 그걸 받고 한지를 인쇄소에서 인쇄했습니다. 그리고 거만어에 해당되는 단어들을 한지에 형광펜으로 표시했어요. 그리고나선 하루에 표제어를 150개씩 외웠는데, 아날안토 같이 외우면 하루에 표제어 50여개정도 밖에 못외우겠더라구요 (5-6시간정도) 표제어만 외우면 100-150개 정도 하구요. 외오는 법은 Merriam Webster online dictionary, Longman dictionary, 네이버 사전, Online Etymology dictionary (http://www.etymonline.com/index.php) 켜놓고, 표제어를 먼저 메리엄 웹스터로 뉘앙스와 함께 뜻 이해하고. 잘 이해 안되면 롱맨으로 찾아서 보고. (롱맨은 좀더 쉽게 설명되어있습니다) 엑셀 표제어 옆에 해당 예문을 찾아 입력하고. 외우기 힘든 단어인 경우는 etymology dictionary에서 찾아보았는데 예를 들어 bedlam은 St. Mary's hospital of Bethlehem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이 병원은 정신이상자 수용소였고 bedlam은 혼란스런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렇듯 사연이 있는 단어는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외워가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시험을 6월 중순에, 그리고 연습삼아 5월 말에 하나, 이렇게 신청해놨는데 막상 시험날짜가 다가오니 후기를 봐야겠더군요. 한 5일 전부터 후기 자료 찾고, 시험 전 2일 동안은 후기에 집중했습니다.
아날 안토, SC, 수학, 리딩. 써놓고보니 다 봤네요.
파워프렙으로 시험 쳐보니 버벌은 410-510 나왔고 수학은 750-800 나왔습니다.
시간 재어서 문제집 풀었는데 (ETS에서 나온거) 버벌은 450 나왔고 수학은 740, 790 나왔었습니다.

후기 탔고 점수는 680/800 떴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긴 했지만 버벌 점수는 제가 공부한거보다 훨씬 많이 나왔습니다. 운이 많이 좋았어요. 목표가 550이었고 후기타면 620정도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680받고는 송구스럽기까지 하더군요;;;

WRITING
롸이팅은 뭣보다 논리가 중요한데요, 저는 ETS에서 나온 문제집을 (아 그러고보니 이게 빅북인가봐요) 샀는데, 앞부분에 각 영역별로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가 나와있었어요. 그 외의 롸이팅 교재에도 그런 가이드가 있던데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슈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의견을 형성하여 주장하는건데요, 주어진 주제가 A는 B이라고 하고 주제에 동의한다면 글의 구성을  인트로 - 동의하는 이유 -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 그러나 ~~하는 이유는 $$$$하므로 그렇게 타당하지가 않다 - 동의하는 이유2 - 본문요약하면서 마무리.
즉 입장이 pro라면 구성이 인트로 - pro - con - pro - 결론. 이런 구성으로 하는거죠. 이거만 잡히면 내용을 어떻게 채워넣을지가 보이기 때문에 영어로 문장쓰는건 한결 수월해집니다.

아규는 주어진 의견에 반박하는데, 반박할 수있는 포인트들은
1) 주어진 수치가 과연 타당한가 (수집방법, 만약 몇년간의 차이에 대해 설명한다면 그 세월이 영향을 미치진 않았는지)
2) 인용한 말들이 타당한가, 제 경우는 아규문제가 "potential employers believe Omega's grades are inflated"런 내용이었는데
 - 포텐셜 임플로이어는 누구인가? - 포텐셜이라는건 뭔소리? 과거에 학생들을 고용한 경험이 있는건지, 대체 기준이 뭐임?
- 몇명의 사람들에게서 모은 의견인지? 2명인지 30명인지는 신빙성이 완전 다르므로
- 어떻게 나온 의견인지? 지나가다 툭 던진 말인지, 공식적인 의견들인건지
이런 식으로 반박하다가 마지막에 마무리를 "~이런 이유로 주어진 statement를 내리기 전에 clarify할 것들이 남아있다" 이러면 거진 내용이 완성됩니다.


연습 방법은 쓰는 거 밖에 없는거 같아요. 쉽지 않은거 알고, 왜인지 저도 부담스러워서 미룰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가
전날 "이젠 진짜 시간이 없다" 해서 아침에 눈뜨자마자 45분 딱 재서 냉정하게 글썼고 5분 쉬고 30분 딱 재서 아규 다시 썼는데 글 전개를 어떻게 해야할지 확실히 방향을 알고 나니까 주어진 주제에 맞춰서 내용 만들어 채워넣는건 쉽더라구요. 쉽지 않기 때문에 더 연습해야하는거 같습니다. 완벽하게 하려는거보다 지금 할수있는 수준보다 더 잘쓰는게 연습의 목적이잖아요. 지금 3.0받을 점수라면 연습해서 그나마 3.5, 4.0 받으려고 연습하는거니까. 6.0받으려고 달려들면 좌절하기 십상인거 같습니다.

이제 몇일 남지 않았으셨다면 후기에 집중하시고 롸이팅은 글쓰는거 한두번 연습하고, 브레인 스토밍하면서 논리 전개하는 법을 훈련하고 가시면 당일날 처음보는 주제 나와도 막막하지 않으실꺼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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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 남기는데, 자료요청은 받지 않겠습니다. 후기는 해커스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구할수 있습니다. 아는 사람 없이 지구 반대편에 혼자 딸랑 있는 저도 구했으니 조금만 눈여겨 보시면 자료 소스들을 찾으실 수 있을꺼에요. :) 지알러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