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에 시험보고 완전 뻗어서 이제서야 정신 차리고 드디어! 저도 GRE 후기를 작성해보는 날이 되었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처음 이 공부를 시작했을 때 '멍'하니 '내가 뭐하는 거지? 이게 과연 잘하고 있는 선택인가?'하면서 되게 스트레스 받고 눈물 뚝뚝 흘리면서 글씨가 번지도록 공부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저도 졸업생이 되었네요.
게시판을 보면 다들 너무 넘사벽 고득점자들 (이미최소천재?) 이야기 인거 같아서,
저처럼 특정 분야에 다소 현실적인? 점수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자 작성합니다.
2월에 처음 시험을 봤을 때 140점 대가 나와서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GRE 준비하는 초보자들은 대부분 느끼는 거겠지만, 대부분 영어로 문제없이 지냈고, 심지어 영어가 본인이 가진 그 이상의 실력을 평가 받을 수 있는 장점이었을테니 처음 받은 점수는 충격적일 것입니다. 저역시도 학원도 안 다니고, 처음 본 토익 시험에서 990점을 맞았던 터라 이 점수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미리 말하지만, GRE는 토익/토플/텝스 시험들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시험입니다.)
그치만 생각보다 이때에는 충격이 크지 않았습니다. 더 큰 충격은 오히려 2번째 시험이었습니다.
2번째 시험은 1번째 시험 끝나고 한 1달하고 보름동안 준비해서 봤습니다.
1번째 시험 때는 아직 준비가 안되었으니, 경험 삼아 봐보자 하는 생각이 강했기에 어쩌면 덜 충격이었 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름 2번째 시험 보기 전에는 '이정도면 열심히 했고, 못해도 161점은 나오겠지?' 했던 자만이 매우 큰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오히려 140점대의 버벌 점수는 1점이나 떨어지고, 한번도 공부 안한 수학 점수만 6점이 올랐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라이팅이 0.5 올랐으니 망정이지.)
이날 점수를 보고 얼이 빠져서 한참동안이나 그 점수 페이지를 못 떠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집에오는 길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정말 이상해 보였을 정도였습니다.
한참을 울다가, 처음으로 '고우해커스'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혹시나 나와 동일한 사람의 동정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한참을 시험 후기들을 찾아보았습니다.
한참을 검색하고 사람들 의견을 좁혀보고 다음과 같이 결단을 내렸습니다.
1. GRE는 기본적으로 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로 문제 없는 사람들이 보는 시험이다. 본인의 영어 실력이 높다고 GRE를 잘본다는 것은 아주 큰 착각이다.
2. GRE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효율적인 시간 분배로 최대한 정답률을 올려야 한다. 실제로 SE/TC 만 다 맞아도 RC에서 거의 맞는 것이 없어도 150점 중반은 나온다고 한다.
3. 다른 자료집을 새로이 풀어본다기 보다는 '기출문제'로 반복 훈련을 하자.
4. GRE의 단어 수준은 우리가 일반 수능영어, 토익/토플영어와 매우 다르다. 빈출 단어는 물론이고, 뜬금 없는 단어에도 매우 친숙해져야 한다.
이렇게 가볍게 결단을 내리고, 남아있는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솔직히 추석 연휴 때에는 약 1주일 동안 공부를 놓은 것 같습니다. (재충전이라는 핑계로)
제 목표는 무조건 최대한 빨리 GRE를 졸업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괜한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조급함이 문제였는지 5월 13일인가 시험 일정을 일주일 앞두고 미친듯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었습니다.
그때 너무 압박감이 크고 준비가 안되었다는 생각에 (확실히 자만심을 버리니 현실이 보이더군) 결국 6월 15일로 시험 일정을 미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알다시피 GRE는 시험 일정을 미룰 수는 있지만, 5만원 가까이 날짜 변동 비용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5만원 투자로 내가 여유롭게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를 하는 선택이라고 판단하고, 약 보름 미루고 마지막 스퍼트로 미친듯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에는 '최소 하루에 8시간씩 하자'라는 생각에 운동 PT도 아침으로 변경하고, 회사 일도 최대한 사무실에 있는 동안 끝내는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밥먹는 시간도 다이어트도 할겸 고구마와 계란 도시락으로 대체하고 최대한 많은 공부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현실적인 수치상(?)의 공부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어: 파워보카 3500개 이상 3번 돌리기
* SE/TC:
1) 바론스(BARRON'S) VERBAL WORKBOOK: 이 책은 SE/TC는 그래도 현실적인 빈출 단어가 사용되어서 괜찮은 편인데, RC부분은 비현실적이다. 다소 지문이 길고 문제 출제 방향이 실제시험과 다소 다른 느낌이다.
2) 기출문제: 이부분은 해커스 이훈종 선생님 전반부/후반부 교재를 사용했다. 나는 두 달을 연속 수강해서 양질의 문제들을 받아볼 수가 있었다. SE/TC의 적중율은 약 30% RC의 적중율은 약 70%이상이다.
기출문제는 최소 4번은 풀었으며, 틀린 문제들은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거의 답안지가 손흔들고 있는 정도의 착각이 들 정도로 반복 학습했다. 정말 책 다시 보면 각 문제다 4가지의 다른 색깔 펜으로 흔적이 남겨 있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때 틀리면 벌 받는 기분으로 문제를 손으로 옮겨 썼는데, 그래서 어깨가 아직도 말썽이다.)
이렇게 작성하고 보니, 공부량이 많지 않아보이는데, 그래도 지난 4개월 동안, 2개월은 학원 수업 듣기에 바빴다 치고 2달 동안은 정말 열심히 했고, 덕분에 아주 눈에 띄는 고득점은 아니지만 원하는 학교 지원 점수에 맞춰서 졸업을 했습니다. 저는 결혼준비, 회사업무 병행으로 이 기간이 매우 힘들고 벅찼는데, 지나고 나니 정말 감사한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공부를 계기로 앞으로 더 학문적인 자기계발의 시간과 노력을 늘리고 더 멋진 커리어를 쌓아야겠고 이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시지 마시고, 이 시험 앞에 본인의 커리어가 굴복되지 않도록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