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말을 함으로써 더 신뢰가 갈지는 모르겠지만,
15년 동안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영국인 & 한국인 친구들과 같이 대학 입시를 준비했고 졸업했습니다. 입학 후에는 후배들의 입시도 도와주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정말 냉정하게 글을 써내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대학을 입학할 때에 많은 고민을 했었고 해커스를 오랜만에 들어와 글들을 읽어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학교들을 둘러싼 논쟁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 분쟁을 일으킬 의도는 없으며 아마 영국에서 입시과정을 거치신 분들이라면 공감을 많이 할 것 같습니다.
Oxford, Cambridge: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LSE & ICL:
LSE와 ICL를 같이 묶은 이유는, 두 학교 모두 런던에 위치해 있으며 LSE는 문과 계통의 꽃, ICL는 이공계열의 꽃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LSE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ICL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 ICL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LSE에 지원하지 않습니다. 겹치는 전공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두 학교 모두 영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의 명문대학교 입니다. The Times Higher Education 세계랭킹에서 LSE, ICL 각각 22위, 14위로 쟁쟁한 미국 명문대학교 사이에서 영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QS 세계랭킹에서는 선별기준이 다른 탓인지 LSE는 순위권에 들지 못하지만 ICL은 2위 자리를 차지 했습니다. 이 두 학교에 대해서도 이쯤에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UCL & Warwick:
UCL과 Warwick의 학교 수준과는 별개로 해커스에서 이 두 학교에 대해 논란이 많아 한 번 묶어 봤습니다. UCL은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국제적인 명문대학교로 종종 Warwick과
비교가 많이 되는데, 종합적인 지표로 본다면 UCL이 아직까지는
조금 더 앞섭니다. 사실 다 터 넣고 말해서 1) 유학생의
신분이라면, 2) 전공이 아주 나쁘지 않다면, 3) 생활비
제약이 없다면 UCL>Warwick입니다. 그 이유는
국제적 인지도(e.g. 랭킹)와 런던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입니다. Warwick은 설립된지 이제 겨우 50년이
됐지만 UCL은 약 200년이 다 되어 갑니다. Warwick이 세계 여러 곳에 분교도 짓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150년의 gap은 그렇게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UCL의 약점은 학교가 크다 보니 그만큼 소위 ‘구멍’이라는 게 존재합니다. 평균 entry가
예를 들어 AAA라고 치면 ABB로 들어갈 수 있는 과가
몇 개 있다는 거죠.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입시를 할 때만 해도 ‘정보경영’이라고 참 많은 한국 유학생 친구들이 오로지 UCL이라는 간판만 보고 지원했습니다. Firm이 아니면 Insurance로 지원했고 어차피 한국에선 ‘런던대학교 경영학과’라고 하면 ‘아 수도에 있고 (한국에서
경제학 보다 알아주는) 경영학을 공부했다니 좋은가 보다’라고
많이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이 전공 외에도 경제학을 Eastern
European Studies와 연결시키는 등 다소 변칙이 많은 전공들이 많았습니다. 그에
비해 Warwick은 경제, 경영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학교를 키워 왔습니다. 결론은 둘 다 좋은 학교이며 개인적으로는 Warwick의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봅니다.
세계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랭킹은 물론 세계랭킹 또한 중요해졌습니다. 국내랭킹과
세계랭킹 한쪽만 좋아서는 인정받기 힘든 시대가 왔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할 때도, 한국 & 외국에서 취업할 때도 참고자료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사 과정과 석사 과정에서 모두 좋은 랭킹을
가지고 있는 대학은 Oxford, Cambridge, LSE, ICL, UCL, Bristol입니다. Bristol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객관적인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Bristol은 Oxford, Cambridge 다음으로 사립학교
출신비율이 높고 2003년 이후 이 문제로 일부 고등학교에서 보이콧을 하는 등, 가디언과 인디펜던트와 같은 진보 언론의 비난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랭킹도 조금 하락했지만 입결로 보면 Top10을 꾸준히 웃돌고 세계랭킹에서도 QS에서 29위, The Times에서도100위 안에 꾸준히 들고 있습니다. 또한, 윈스턴 처칠이 3대 총장으로서 약
40년 동안 지냈던 유서 깊은 대학교이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국내 랭킹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Bath, Durham, St Andrews, Warwick은 세계랭킹에선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학생들이 대학원으로는 잘 가지 않습니다 (생활 환경도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반대로, KCL, Manchester는 세계랭킹에선 우수하지만 국내랭킹에선 30위권을 웃도는 학교입니다. 실제로 Warwick 대학원에 들어갈 때 학부 성적2:2(50~59%)만 받아도 입학을 허락하는 전공이 수두룩 있는가 하면, Manchester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지는 MBS의 대부분의 전공들이 성적인플레이션이 있고 난 후에도 entry가 AAB/IB35점에 머물러 있습니다. 오랫동안 영국유학을 하면서 Manchester에서 offer를 받지 못한 학생들을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습니다. 가끔 성적 미달이더라도 accept 하는 경우는 종종 봤습니다.
또 가끔 '법대는 Queen Mary가 좋다', '미디어는 Goldsmiths가 좋다', '경영은 City(Cass)가 좋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그 학교에서 그 전공이 좋은 것일 뿐이지 그 위에 좋은 학교들은 수두룩 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Queen Mary, Royal Holloway, Manchester, City 등의 학교는 소위 말하는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이 가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별로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결론적으로는 해커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Oxford, Cambridge LSE ICL UCL KCL Bristol Durham Edinburgh St Andrews Warwick 등은 모두 영국의 자랑스러운 명문대학교이며 학벌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는 선까지 오셨다면 이제부터는 자기 실력 싸움입니다. 학점 관리 잘 하시고 방학 때 자기계발도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