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국인 여자 포스닥이 있는데, 지도교수님의 신임이 아주 대단하네요.
지도교수는 70대 초반 미국인이신데, MIT출신으로 저희 분야에서는 권위자 반열이신 분입니다.
문제는 이 포스닥의 연구 스타일이 아주 얄팍하다는 것이죠.
"넓을 박"의 박사가 아니라, "얇을 박"의 박사인 듯 합니다.
교수님께서 자료의 원천을 물어보면, 자기도 어디서 받은 자료라고 얼버무리면서 넘어 가는데...
교수님은 또 그걸 용인하더군요.
오히려 제가 새로운 자료를 투입하여 모델을 수행해 보겠다고 하면,
그 자료의 성격부터 세세히 물어 보신 후에...
왠만하면 그 포스닥이 사용하는 그 자료 그대로 사용하라고 하시고.
더 기막힌 것(?)은 교수님이 이 포스닥을 자기 후임자로 하겠다고 공식 발표하셨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능력도 별로이고,
거의 매 주말마다 가족들이랑 여행다니고,
또 주중에도 재택근무로 일하면 된다면서 학교에는 한달에 서너번 출근하는 인간인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교수님의 전적인 신임을 받는 것일까 궁금하네요.
오히려 이번 학기에 박사를 받은 미국인은 더 실력도 열정도 대단한 사람인데,
교수님 문하에서 포스닥을 하겠다고 하니...
딱 1년만 있으라고 냉정하게 말하시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실력이 너무 뛰어나도 교수님들이 싫어하는 것인가요?
얼마전에 새로운 것 하겠다고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가면서 보고를 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포스닥이 했던 것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 이상
연구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시면서...
동시에 자신과 포스닥에게 학문적으로 도전하는 것은 항상 환영한다고 하시니...
어느 말씀이 진실이고 정답인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교수님들이 오래 같이 연구를 진행한 제자를 신임하는 경향은 알겠지만,
이것도 그 제자가 능력있고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일 때에 가능한 말 아닌가요?
MIT출신 교수님이라고 해서, 사람 능력을 옳게 판단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 포스닥, 지금 이 학교에서 교수직까지 얻을 예정이니...
저만 속이 터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