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있고요, 조금 답답한 마음에 글을 적습니다.
프랑스는 박사가 3년코스입니다. 그 이상도 엥간하면 안끄는 분위기 이고,
랩마다 차이가 있을수 있겠지만 결과가 어떻게 진행되든 결론을 내서라도 박사 디펜스는 시키는 분위기입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어쩌면 미국에서 5-6년 박사 연구하고 교수님들과 긴시간 함께하는 분들에 비하면
배부른 입장일수도 있겠네요.ㅠ
대부분 이공계쪽 미국학위밟는 분들 이야기를 여기서 쭉 읽어보면,
주체적으로 연구를 이끌고 해나가는게 일반적인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해야 포닥도 다른 연구도 능동적으로 진행할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 부분에 갈증이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는 지도교수가 프로젝트 연구계획서를 내고 거기에 학생이 맞춰 따라가는 방식이라
교수가 시키는대로 하는 경향이 다소 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제가 거기에 의지를 하고 따라갔는데
이번에 랩미팅을 하는데 갑자기 1년간의 데이터가 다 잘못되었다고 원인은 컴파운드가 애초에 잘못되었던거여서 그런거 같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컴파운드 역시 지도교수님이 오래전 만들어놓고 ' 자~ 해봐' 하며 던져준 것이라
박사 1년차때 네네 하고 실험한 결과가 지금와선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솔직히 미안하단 말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미리 셀프 보호하려고 저에게 '내탓하지 마라. 너가 컴파운드에 의문도 안품은게 잘못이다.' 하는데 사실 연구라는게
실패도 있고 실망도 있지만 ........저말끝에 괜히 울컥해지더군요..
근데 이 과정에서 컴파운드를 합성하는 과정, 실험하는 과정 그리고 추가적으로 진행해야하는 과정을
저 나름대로 하고 싶은 분석툴이나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한번 프리젠테이션했는데
씩 웃으며 ' 다 좋은데, 내가 그 장비를 이용할줄 모르는데??넌 알아?' 하는데 말문이 턱 막힙니다.
다른 랩에 그런 장비가 있으니 요청도 할수 있고 한건데, 그건 교수들끼리 사이가 안좋은건지 뭐....잘 모르겠네요 ㅠ
참고로 저는 슈퍼바이저가 3명으로 공동으로 되어있고 랩실에 저 혼자 입니다. (석박인턴 전무)
일단 저 스스로 느끼는 기분은...
슈퍼바이저 3명 모두 이 분야에 깊은 지식과 경험이 없는것 같고..(이름만 걸쳐두고)
주제를 정해서 학생은 선발했지만 단지 박사생이 하나도 없어서 일단 선발해두고 이제와서 딴소리 하는것 같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나름 제가 아이디어를 짜와도 수용해줄 의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직접적인 갈등은 없었지만 3명다 너무 화를 쉽게 내는 타입이라 세명 비위 맞추기도 지치네요 ㅠ
뭐..암만 그래도 내년 가을이면 졸업은 할수 있겠죠. 분명한건 졸업은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ㅜ
어떻게든 막판에 지지고 볶고 그림그려서 논문을 쓰고 내보낸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에는 랩에도 박사생에 할당되는 펀딩이 끊기기 때문에 오래 붙잡아봐야 손해라서..)
그래서 주변에선 버티라고 저를 위해 버티라고 조언해주시는데
제 마음이 많이 병들어가네요......꼴랑 1년 반+인턴쉽까지 약 2년간 이 랩에있던 터라
뭐 별로 오래 머문것도 아니지만, 박사생 혼자 3명 감당하며 연구에 진전이 없는 원인이 다소 터무니한
상황인거 같아서..넉두리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