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웃기웃 거리다 몇자 적어봐요. 고민의 산이 태산과도 같아서 광부를 고용해야 할것 같ㅇ..ㅏㅏ...셀파를 고용해야하나
아무튼
저는 요즘 힘들다는 그 젊은이들 중 하나인 취업준비생입니다.
공부에는 큰 뜻이없어 대학졸업하고는 돈을 벌고 싶어서
인턴부터 차근차근 밟고 있어요.
경제적으로 하루빨리 부모님 슬하에서 독립하고싶은데..
어찌저찌 하다보니 현재의 남친을 만나게 되었어요. 예비신랑이죠.
양가에 결혼을 허락받기 까지도 하고많은 역경이 있었지만 되돌아보면 큰 문제도 아니었네요.
어쨌든 우리 둘이 살아갈 인생이니 부모님께서도 그냥 믿고 맡겨보는 듯했으니 말이죠.
와이프생생일기에 이런 고민을 몇 본것 같아 드리는 말인데,
보통 남자들 직장다닐 나이에 유학을 보낼 정도의 집안에서
결혼이라는 집안의 큰 경사는 결코 돈의 문제가 아니에요.
강남땅부자는 아니더라도 부모님이 어느정도 지원해주실수 있으니 보내는 유학이니까,
오히려 결혼 적령 나이 놓치고 공부밖에 모르는 노총각 교수가 되느니
미리 적임자 만나서 결혼하고 맘편히 공부하는게 남자분 부모님입장에선 더 나은 듯 해요.
그러니 집안의 반대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듯 합니다.
다만 신부측의 반대는 설득의 시간을 거쳐야 하겠죠. 장차 교수가 될 남자라면 쉬이 허락하실지도.
제 경우에도 위에 미혼의 오빠 둘에 언니까지 있는 집 막내딸이라 설득이 쉽진 않았어요 ㅋㅋ
문제는 결혼한 다음이에요. 남편이야 맘편히 공부하면 되지만 아내는 무언가 하나 포기할 수밖에 없어요.
남편을 따라 해외로 나간다면, 취업은 물론 가족들, 친구들도 포기해야 해요.
그까짓거 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녁에 소소하게 맥주한잔 걸칠 수 있는 친구 한명도 없다면 전 너무 우울할 것 같아요.
여기 게시판에도 그런 와이프분들이나 그런 와이프를 걱정하는 남편분들이 더러 보이구요.
임신과 출산이 더해진다면 더더욱 외로워지겠죠...(끔찍)
그렇다고 국내에서 오매불망 기다리길 선택한다면, 남편을 포기하는 꼴이 되네요.
결혼이라는 절차가 무색한 장거리부부가 되니까요.
그래도 간간히 귀국해서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있을테니 괜찮아요.
문제는 집입니다. 간간히 들어와서 어디서 지낼건지요...
신혼집? 간간히 들어와 지낼 몇 주를 위해 서울에 집을 산다? 둘다 모아놓은 돈도 없어요.. 남편집에서 도와줄지도 모르겠고..
부모님 집? 그럼 결혼은 왜했죠.. 부부생활은요..? 저는 시댁에 함께 가서 지내야 할까요? (이건 진짜 몰라서 묻는거ㅠㅠ)
저희 집?... 처가댁에도 들르긴 하겠지만 몇주 지내는건 좀.. 음....
차라리 타국으로 이민을 가는 거라면 고민이 더 쉬워질것 같아요.
그 나라에서 취업이든 공부든 자리잡을 고민만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5-6년 만에 돌아올 생각을 하면
따라가면 경력단절에 출산시기도 지나는데다 애매한 영어공부나 끄적이다 우울증 걸릴것 같고,
안따라가면 결혼생활 포기하고 시차도 거의 하루인 타국에 있는 남편과 스카이프만 하다 우울증 걸릴것 같아요.(ㅠㅠ)
친구들한테 털어놔봐야 취집축하한다고 하죠 이 도움안되는 것들;
마음같으면 당연히 따라가고 싶습니다. 아직 정규직도 아니니 잃을 것도 없는데다 이미 결혼허락받을 때
부모님이랑 싸울건 다싸웠어요. 해외로 따라가겠다고 해도 욕이나 한사발먹고 말겠죠.
아침엔 새소리가 지적이고 정원딸린 1-2층짜리 하우스가 모여있는 단란한 마을에서
금요일 저녁마다 집집마다 돌아가며 홈파티를 열고 남편 학교에서 건너 알게된 친구들과
사교모임도 가지고 회화실력이 쑥쑥 자라며 시집살이도 처가살이도 없이 우리 둘만의
아침상 저녁상 차려먹고 이따금 들려오는 친구들 경조사에 못가서 아쉬워하며
브람스의 음악을 들으며 추억에 젖고..............................
아무말같지만 이런 타국생활에 대한 로망, 신혼생활에 대한 로망에 젖어 냉큼 따라가면
시궁창 같은 현실에 흙투성이가 되어 이 게시판에 다시 글을 올리고 있겠죠...
나이먹으니 생각만 많아져서 이러고 있네요. 스무살 같았으면 호적파여도 신난다고 따라갔을텐데.
저랑 비슷한 분이 있을까요.. ㅠㅠ 어찌들 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