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학원다니면서 공부 하고 첫시험 쳤는데
18 15 18 15 = 66점 나왔었습니다.
공부 의욕 완전히 상실해서 3주동안 미드만 하루에 기본 6~8시간? 많이볼 땐 10시간도 넘게 봤어요.
공부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미드가 왜 그렇게 재미있던지..
그냥 책 아예 펴보지도 않고 매일 잠, 밥, 술, 미드 이짓만 하고 지냈습니다.
영어 자막이랑 한글 자막 같이 틀어놓고 봤어요.
영어 자막이 보이니까 드문드문 소리가 같이 들리더라구요.
(공부를 하려고 마음 먹고 미드를 본 게 아니라, 자막은 양심상 틀어놓기만 했어서.. 뭐 얼마나 읽고 들었는지는 사실 모르겠네요.)
리스닝에서 화자의 말하기 의도? 같은 문제 나오는 것 처럼..
미드에서도 화자의 억양이 갑자기 달라지거나 어떤 뉘앙스를 담고 하는 소리는 사실 직청직해의 범주가 아니잖아요?
대화의 흐름을 알고 화자의 숨어있는 의도 파악을 해야 하는 건데..
뭐 등장인물들이 그냥 농담이나 그런 거 할때 소리가 들리고 한글 자막을 보면
'아 이걸 그렇게 표현하는구나, 그런 뜻에서 한 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몇번 하긴 했었어요.
그리고 두번째 시험 전날, 유형 다 까먹어서 갑자기 막막해서 부교재랑 막 펴가지고
스피킹이랑 라이팅이랑 대충 훑으면서 문제 유형이 이랬었지~ 하고 한번 훑어봤습니다.
리딩 리스닝은 문제 1도 안 풀어봄.
66점 맞은 상황 그대로 간거죠.
3주간 뭐 공부 해둔걸 까먹었으면 까먹었지, 제가 머리에 스스로 넣어서 플러스 시킨 건 하나도 없었어요. 부끄럽지만 보카도 안 봄.
미드만 줄창 보다가 시험 보려니까 공부 안한 게 후회막심이라 그날 잠도 못 자고 시벌시벌 인생하면서 밤 새고 갔어요.
멍한 정신에 내가 무슨 시험을 보고 왔지? 하면서 나왔네요.
근데 22 19 20 18 = 79 로 갑자기 13점이 뛰었어요.
근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미드 본 것 밖에 없어서..
무의식중에 자막을 읽게 되고 소리를 듣게 됐던건지, 리딩 리스닝만 8점이 뛰었더라고여?..
스피킹이랑 라이팅은 왜 오른건지 당최 이유를 모르겟슴..
저는 시험 볼 때 66점 맞았을 때랑 똑같이 풀었거든요, 걍..
둘 다 못봤다고 생각했고 당연히 둘 다 기대도 안 했고..
내가 공부를 안한 걸.. 뭔 기대까지 하리오.. 했었는데..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지원하는 학교 5군데중에 2군데는 79점이 마지노선이라 두군데는 일단 할 수 있게 됐어요.
두 곳 더 지원하려면 80점, 한군데는 92점이 필요해서 뭐 더 보긴 할건데.. 이젠 다시 공부 좀 하려구요..
제가 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공부 안되고 죽어도 하기 싫을 땐 그냥 머리 식힐 겸 미드 추천드려요.
아참 저는 위기의 주부들 봤어요. 왓챠플레이에 이게 뜨길래 그냥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