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모든 서류는 다 통과되었고, 영어로 인터뷰를 잠시 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토플점수를 제출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토플을 딱 한번 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11년전 마지막 일회적인 PBT를 573점으로 끝내고 내 인생에 토플은 앞으로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토플점수를 내라고 해서 그것도 70점을 완전 맨붕이 왔는데요.
시험 형식이 어떤지도 전혀 모른채 무조건 접수부터 해 놓고, 시험보기 14일 전에 서점에 가서 처음으로 해커스 책을 보니 이건 도저히 감당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네 영역을 다 해서는 도저히 시간도 부족할 것이고, 평소 영어를 접하지도 않았기에 고루고루 하기보다는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하자는 결론을 내려 토종 한국인이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리딩과 초록이 보카 두권만을 사서 리딩과 초록이만 죽어라 10일 동안 보았습니다. 11년전에 CBT, PBT로 잠시 토플공부를 한 적이 있어 그 당시에도 초록이를 몇번 본적이 있었는데. 기억은 거의 나지 않았지만 다시 보니 처음보는 것과는 달리 그나마 빨리 진도를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록이 보카를 하루에 6일치씩 표제어, 동의어, 그 안에 있는 예문까지 읽고, 써보면서(이 작업은 거의 3-4시간이 걸립니다) 어차피 영작과 독해에 다 도움이 되거라는 판단에. 리딩은 내 해석과 해설지에 해석이 일치하는지를 한줄씩 한줄씩 비교해가면서 정확한 해석을 하기 위한 작업을 했구요. 리스닝은 예전에도 못했지만, 지금은 더 못하기 때문에 도저히 할 엄두가 안나서 완전포기하고, 스피킹, 라이팅은 여기저기 다니는 템플릿과 어차피 스피킹이든 라이팅이든 영작을 못하면 다 꽝이기에 그래머 스타트에 나온 문장들, 해커스 보카에 나온 예문 문장들을 하나하나 써가면서 이럴때는 이런 표현을 쓰는구만 이라고 하여 오로지 파란 리딩과 초록 보카, 그래머 스타트 세권만 10일간 죽어라 봤습니다. 그리고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본 IBT 토플시험에서 리딩 26점, 리스닝 13점, 스피킹 16점, 라이팅 16점으로 71점이라는 저에게는 성공적인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안 되는 리스닝, 스피킹 죽어라 하기 보다는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리딩과 단어에 전적으로 투자하면 그나마 70점대 정도는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인강, 현강 다 듣지 않았고, 10일동안 리딩과 보카, 그래머 스타트만 보았습니다. 시험에서는 리스닝 그나마 들리는 건 풀고 거의 다 찍고, 스피킹, 라이팅은 외운 템플릿 좀 쓰고 영작 연습을 좀 했더니 간단한 ㅜ문장 몇문장은 더듬더듬 스피킹과 라이팅이 되어서 그나마 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점수가 높은 분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낮은 점수대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번쯤 공략해볼만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