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공군 병 복무중에 9.9 토플에 응시한 前대학생, 약 1년 후 다시 그 신분을 회복할 예정인 남자사람입니다.
음, 일단 제목에서 말한 대로 인터넷, 현강이든 강의, 첨삭을 경험해본 적이 없고요(노답), 9.9 토플 첫 도전에서 리딩 30,
리스닝 30, 스피킹 22, 라이팅 21 점으로 총 103점을 달성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독학의 한계;;인지 독학으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었던 리딩과 리스닝에서는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스피킹과 라이팅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좀 변명을 해보자면 전날 스트레스를 받아서 저녁에 불닭볶음면을 먹었는데, 시험날 계속 속이 안 좋더니 쉬는 시간에 먹은 단팥크림빵이 catalyst가 되었는지 몸을 배배꼬며 스피킹과 라이팅 시험에 임했답니다. 나름 대학 때 많이 접해봐서 스피킹 라이팅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선지 자만해서 거의 공부를 안 한 탓이 큰 것 같아 아쉽네요.(국제학부 아님)
1.군대에서 웬 토플인가(토익도 아니고)
교환학생을 너무 가고 싶었습니다. 답답하니까 배틀트립같은 여행프로나 블로그에 올라오는 여행수기같은 걸 많이 봤고 자연스럽게 여행을 가고 싶더라고요. 여행을 가려면 길게 가야죠...(군생활이 더긴데) 학교 국제처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교환학생 경험보고서를 많이 읽었고 그렇게 교환학생에 대한 꿈을 일병때부터 막연하게 꿨습니다. 군생활이 끝나고 최대한 빨리 외국으로 튄다는 꿈을 말이죠.
사실 처음에 토플은 제 군생활 목표에서 거의 최후순위였습니다. 일본을 가고 싶어서 일본어 공부를 군대에 온 이후로 계속했고 일단은 jlpt를 먼저 공부한 후에 n1을 따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토플을 말년에 안전빵으로 따겠다는 심보였죠. 그래서 토플은 초록보카만 2달 동안 밤에 잠자기 한 시간 전 하루에 이틀치씩 외웠고, 나머지 일과외 시간에는 7월말까지 일본어만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너무 루즈하다고 생각해서 일본어를 잠시 내려놓고 무작정 한달 반 후에 잡혀있는 9.9 진주 경상대 토플을 신청했죠. 20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수험비를 또 쓸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한 번에 잘 보겠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임했습니다.
2. 단어는 국력이다.
단어.. 고등학교 때부터 느낀거지만 역시 단어는 모든 시험에서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영어에는 꽤나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초록보카책을 보니까 모르는 단어가 반이더라고요. 일단 단어를 모르면 공부하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5~7월에는 단어만 공부했습니다. 잠자기 전에 한 시간 동안 이틀치씩만 꼼꼼히 천천히 외웠습니다. 이때는 옆에 있는 동의어는 외우지 않았습니다.
동의어는 나중에 시험보기 한 달 전, 그러니까 본단어들과 익숙해졌을 때 싹 정리해서 외웠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이틀치씩 외우기를 2~3달, 초록보카에 있는 단어들을 3회독하여 거의 외웠고 그 이후에는 더욱 고오급 단어들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문과충에게 익숙하지 않은 과학지문에 나올 법한 과학관련 단어들과 동의어들을 집중적으로 외웠습니다. 당연히 그날그날 리스닝, 리딩 지문을 풀면서 나온 모르는 단어들도 리스트에 추가해서 외웠습니다. 단어를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단어에는 끝이 없다는 겁니다. 하기야 한국말도 다 모르니까 말이죠. 최대한 많은 단어들을 반복해서 외우려고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은 초록이만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겁니다. 해커스 교재(정규)리딩, 리스닝을 풀면서 초록보카에 없지만 자주 나오는 단어들이 있다고 판단했고 웬만하면 교재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들을 다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해커스 리딩 정규문제집 actual test 뒤에 있는 빈출단어 모음이 많이 도움됐습니다(별 한개 짜리도 다 외웠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닥치는 대로 외우다보니 시험장에서는 리딩, 리스닝을 풀면서 단어를 모르는 일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죠). 문제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죠. 아 그리고 공부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러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 한 단어가 많이 출제되니 열심히 외워두시는 게 좋겠죠(ex. assume, engage 등)
3.리딩
처음에는 약 10여 년 전의 이름도 모르는 선임이 부대창고에 남겨놓고 간 ibt토플 reading beginner 초판(지금은 후판이 나와 절판..)으로 시작했습니다. Practice와 실전문제를 풀면서 아 이런 문제 유형이 나오는구나 하는 감을 잡았고 해커스 리딩 정규문제집(파랑이)로 실전감각을 키웠습니다. 아무래도 beginner하고 정규문제집은 난이도차이가 많이 나니까요. 앞에 practice를 풀면서는 음 이런 부분에서 이런 문제가 나올 수 있겠구나 하는 감각을 키웠고 각 파트에 있는 actual test에서는 적혀있는 제한시간에 딱 맞춰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게요. 한 중간쯤 넘어가며 지문,단어에 익숙해지다 보니까 문제를 다 풀어도 시간이 남게 됐는데, 바로 채점을 하면 꼭 실수를 해서 틀리더라고요.(솔직히 문제가 좀 더러운 것도..)
그래서 최소한 문제의 보기 a~d까지는 다 읽을 것, 시간이 남으면 문제와 보기를 다시 훑어볼 것을 제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꽂히는 선지가 생기면 다른 선지는 안읽어보게 되더라고요. 시험장에서는 리딩에 더미 포함해 4지문이 나왔지만 다 풀고 시간이 남길래 한 3번째 지문 중간의 문제까지는 다 한 번씩 체크를 했던 것 같아요. 오류는 없었지만 보기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틀린 보기를 걸러내 답을 확실히 할 수 있었던 문제가 두 세문제 있었어요.
위에서도 보카에 대해서는 강조했지만 리딩은 특히 보카가 중요한 파트죠. 보카가 아예 대놓고 직접 출제되니까요. 직접 출제되는 단어와 보기는 모두 문맥이 아니라 단어 자체로 맞출 수 있는 단어 수준이 돼야한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체감 상 제가9.9에 봤던 리딩섹션에서는 파랭이 정규문제집보다는 쉬운 난이도로 나왔다고 생각해요.(단어, 지문 난이도 등)
그걸 철저히보면 충분할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4. 리스닝
음 저는 리스닝에 제 총점수가 달려있다고 생각했어요. 일단 익숙하지가 않았고(고등학교든 대학교에서든 리스닝은 접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속도와 단어 수준을 따라가기가 힘들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부대창고 정리를 하다 찾아낸 토플 beginner listening초판으로 시작을 했는데 생각보다 쉬운 거예요. 그래서 딴 거 볼 거 없이 시험 3주 전에 택배로 actual test(검은색)를 시켰는데
진단고사 34문제 중에 25문제를 맞았어요. 맞은 문제수를 떠나서 지문을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맞은 문제중에서도 잘 모르고 맞은 문제가 대여섯문제 됐을 거예요. 다음날부터 액츄얼테스트 스크립트에 있는 모르는 단어를 모조리 외웠습니다. 하루에 한 개씩 테스트를 풀면서요. 보통 34문제 중에 8-9문제 정도 틀리더라고요(더 많이 틀릴때도...)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다 통틀어서 3번정도 반복하여 들었습니다. actual test 들으면서 시험수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시험은 확실히 그것보다는 한 두 단계 쉬웠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 수준에 적응이 됐으니 시험장에서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거였겠죠. 공부는 그 수준에 맞춰 공부하시되 너무 기죽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지문이 처음부터 세세히 following되지 않더라도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문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계속 얻으려고 노력한다면 저처럼 리스닝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5.스피킹
하ㅏㅎ.... 스피킹은 사실 처음부터 낮은 점수를 각오하고 있었ㅇ요. 이거를 보시는 토플 준비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스피킹 연습을 게을리하지 마시고 다양한 토픽에 대처해보는 연습을 해보신다면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노랭이(정규 문제집)를 사서 연습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정신머리가 없는 놈이냐면 그.. 리딩 지문을 보고 lecture를 들은후 스피킹 하는 그 파트에서...스피킹을 할때는 리딩지문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시험장에 들어간 놈입니다. ㄷㄷ...
현명하신 여러분께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하지 마시고 해커스 사이트에 올라오는 실전모의고사를 꼭 풀어보셔서 최소한 이런 실수는 안 하시는 게...당연하겠죠. 리딩이랑 리스닝이랑 달리 책 구매일자를 쓰라고 했던 걸 귀찮아서 안 찾아본 게 후회 되네요...
6. 라이팅
라이팅이 정말 아쉽네요 하하
나름 쓸 때는 일필휘지로 멋있게 쓰고 나와서 최소 25점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 최저점이었습니다. 최소한 여러 카페,
커뮤니티에 있는 훌륭한 분들의 첨삭을 받아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최소한 글의 구조라도 어떻게 쓰는지 알아갔다면 이렇게 개떡같이 쓰지는 않았겠죠. 라이팅은 정말 준비기간 통틀어서 전날에 structure한번 훑어보고 간 게 끝이네요. 여러분은 이렇게 살지 마세요.
**그외의 팁
일단 모든 시험이 그렇듯 실전연습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실력이 부족하시다면 자기가 실전에 임할 수 있는 실력이 될 때까지는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죠. 그 전에는 시간을 맞춰놓고 푼다고 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문제풀이 공부를 하기 전 단어만 3개월동안 뺑뺑 돌린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어차피 단어를 모르는데 실전준비를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었죠.
리딩,리스닝 액츄얼 테스트를 풀 때 여건이 허락하는 한 모두 시간을 맞춰서, 그리고 3~4지문, 혹은 하루 분량을 끊지 않고 연속으로 풀려고 노력했어요. 실전에 맞게요.
토플은 흔치 않게 3~4시간동안 보는 시험이기 때문에 그런 훈련을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쓰고 보니 참 스피킹이랑 라이팅은 겁도 없이 노답으로 봤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하...
이런 건 반면교사로 삼아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아 참고로 지금은 일본 말고 미국..아니면 구라파로 교환학생을가려고 생각중입니다.
이상으로 준비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과 용기를 드릴 수 있을까 싶어 허접한 후기글을 써봤습니다.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원하는 결과를 빠른 시간 안에 거두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