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성장률 잇따라 하향…무디스, 신용까지 강등
2013-04-16 17:30:16
중국이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이후 금융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 투자, 생산 등 거시 지표 대부분이 악화된 데다 `H7N9형`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어 중국 경제에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지난 15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제시한 8.4%에서 8.3%로 0.1%포인트 낮춘 것을 시작으로 JP모건과 호주뉴질랜드은행이 7.8%로, 소시에테제네랄은 7.6%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1분기 성장률이 자사 예상치인 8.1%보다 0.4%포인트 낮은 7.7%를 기록하자 연간 전망치도 0.4%포인트 내렸다. JP모건은 "중국 경제가 올해 완만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 잠재력이 장기적으로 하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경제 구조 조정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많은 산업에서 생산 과잉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이에 맞춰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9일 피치가 위안화 표시 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16년 만에 한 계단 강등한 것에 이어서 나온 조치다.
무디스는 이날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7.7%를 기록한 데 이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이어 "중국 새 지도부의 구조개혁 범위나 속도가 향후 12∼18개월 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만큼 충분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으려면 폭넓은 개혁의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가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 지도부가 성장 일변도 정책보다는 경제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안정적인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조조정도 물 건너갈 수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률 둔화에서 드러나듯 새 지도부는 성장보다 구조조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라이윈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도 "일자리 확대와 국민소득 제고뿐만 아니라 경제 구조 조정과 업그레이드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1분기 경기 둔화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새 지도부는 단기적으로 성장 둔화 대가를 치르더라도 시스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구조조정 노력도 성장이 담보돼야만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자칫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경우 경제 토대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 불어닥친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도 중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