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슈팀 정소라 기자]
ⓒ달인퀵 페이스북 |
'좋아요' 1만번이 넘으면 제주도 여행을 보내준다고 사장님이 약속했다. 회사 페이스북에 올릴 글을 정성스럽게 썼다. 백지에 쓴 글을 가슴에 들었다. "저는 지하철 택배원입니다. 회사에서 좋아요 1만번 넘으면 제 아내랑 제주도 여행 보내준대요. 젊은이 여러분 도와주세요"
게시물은 12일 밤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반응은 뜨거웠다. '좋아요'가 순식간에 1만을 넘었다. 사흘이 지난 15일 65만을 훌쩍 넘었다.
'퀵서비스맨' 한규태씨(68)는 페이스북 '친구들'의 도움으로 24일 제주도로 간다. 일흔을 바라보는 인생에서 제주도 여행은 처음. 결혼한 지 40년이 지났지만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다. 3살 연상인 아내는 암 투병으로 고생했다. 다섯 군데로 암이 전이돼 15년 동안 투병생활을 했다.
제주도 여행은 아내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떠날 예정이다. 사진은 늘 품속에 지니고 다닌다. 아내가 젊었을 적부터 투병생활 한 관계로 신혼여행은 미룰 수 밖에 없었다.
한씨는 지하철을 주로 이용해 택배를 한다. 하루 5건.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발품을 팔아야 한다. 햇빛에 따른 눈 안 황반 현상을 우려해 선글라스를 끼고, 고혈압을 위해 모자, 추위에 대비한 마스크를 쓰는 등 중무장해 택배 일을 한다.
▲주문접수 후 배송 가는 길. |
한씨가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달인지하철퀵' 김태웅 사장(25)은 지난 12일 한씨와 약속을 했다. 한씨가 제주도 여행을 꿈꾼다는 소식을 듣고, 사연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좋아요'가 1만을 넘으면 제주도여행을 보내주기로 했다.
ⓒ달인퀵 페이스북 |
한씨는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페이스북을 방문해 준 젊은이 여러분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을 다녀와서 스토리를 또 후기로 남기겠다"고 덧붙였다.
약속대로 김 사장은 한씨에게 24일 출발하는 제주도행 티켓을 선물하기로 했다. 제주관광공사 융복합사업단도 소식을 접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한규태씨의 사연을 접하고 방문일정이 확실시 되는대로 관광지 관련 쿠폰과 함께 기념품 선물 등 기억에 남을만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 속에서 한씨는 '배창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한씨는 3살 때 북한에서 피난을 왔다. 함께 남쪽으로 온 아버지 친구 이름이 배창수씨. 배씨는 아들을 북한에 두고 내려와 한씨를 늘 자신의 아들처럼 여기고, '배창희'라고 불렀다.
한씨가 택배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7개월 전. 노인 취업박람회에 실버모델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해서 갔다 달인퀵에서 이력서를 받는 것을 보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지원했다. 달인 퀵 김사장은 "일을 잘해 주시니 절대 다른 데 가시면 안된 다"고 한씨에게 말했다.
한씨는 "하다보니 성취감이 생긴다"며 "일을 시작한 이후 배는 나오지 않고 다리에 근육이 생겨 4kg이 더 늘었다"고 웃었다. "돈도 벌면서 운동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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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인데 다른 사이트 보니 악플러들 또 난리네. 사장이 앵벌이시켰다는 둥...
암튼 할아버지는 여행 잘 다녀오시고. 다른 사람들은 저런거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