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그의 대선출마 명연설 中-
조선 건국 600년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 한번도 권력을 바꿔보지 못했고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은 모두 죽임을 당했고.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고 폐가망신했다.
600년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라도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짖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야했던, 눈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예전에 youtube에서 이 영상을 다시 본적이 있었다. 대선 출마 당시 그의 연설...
대선 때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 분이 대통령직에 계실 때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그런가 보다...했다.
그런데,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다시 위의 연설을 곱씹어 본다.
언론에서 밝힌 유서에서(방송 초기에 나오던 유서 내용이랑 내용이 틀린게 영 맘에 걸리지만)
고인는 자신의 결정을 운명이라고 애써 설명했다.
대선에 도전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런 운명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짐작이라도 한 것일까..
이번 일은 단지 한 개인의 자살 문제가 아니다. 단지 전직 대통령의 자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득권층에 대한 저항, 권력에 대항했던 사람은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는...
정의가 또 한번 이 나라에서 땅에 떨어지는 가슴 아픈 역사의 한 가운데인 것이다.
지난 밤, 갑작스런 비보를 접하고, 가만히 있으면 주르륵 흘러 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한 숨도 잘 수가 없었다. 이 부끄러운 역사의 소용돌이에 살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을 보면서, 무기력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