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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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 국가의 최정상급 정치인이다.
당신은 평생동안 청렴함과 도덕성을 자부심으로 여기며 정치를 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당신의 정치적 지위를 본 수많은 정/재계 관계자들이 로비와 청탁을 시도했고, 당신의 배우자, 두 자녀, 당신의 형, 당신의 친구가 모두 부적절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검찰은 이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시작했으며, 끝내 당신의 주변인들이 돈을 받은 단서와 정황증거를 모두 확보했다.
하지만 검찰은 실질적인 피의자로 당신을 직접 지목하며 당신의 배우자와 두 자녀가 받은 돈은 사실상 당신이 받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서 기소하려고 한다. 검찰은 배우자와 두 자녀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에 불과하며, 배우자와 자녀에게 돈을 준 사람은 당신을 보고 돈을 준 것이지, 그들에게 돈을 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물론, 당신이 직접 받은 돈은 단 하나도 없다.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당신이 당신의 주변 가족들에게 돈을 받은 사실을 알았음을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데, 검찰은 특별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고 단지 '상식적으로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의 선택을 할 수 있다.
(선택 1.) 나는 결백하다. 무죄를 주장한다.
나는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공인으로서 나를 믿어왔던 나의 지지자들을 배신할 수 없다. 설령 내 배우자, 내 자녀가 감옥에 간다 해도 사실은 사실이다. 나는 돈을 받지 않았으며, 돈을 받은 것은 내 배우자, 내 자녀들이지 내가 아니다. 나는 죄가 없다.
(선택 2.) 죄를 인정한다.
평생을 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내 배우자, 그리고 나의 자식들을 버려가면서까지 나의 명예를 지켜야만 하는가? 여기서 내가 받았다고 말만 하면 내 배우자도, 내 자녀도 모두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 차라리 나의 명예를 포기하고 나의 가족을 살리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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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많은 외국분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사실은, 대부분의 외국 언론은 이번
이 설명대로라면 이 사건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로서는
이에 저는 '
2. 배경 법률지식의 이해.
법률적으로 보면 (대개 다른 외국도 똑같습니다.) 불법행위 / 위법행위를 저지른 피의자는 직접적으로 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어도 그 범죄 사실에 대해서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범죄자와 준하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것을 법률상 용어로 '선의와 악의'라고 합니다.
'선의'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전혀 몰랐거나 모를 수밖에 없었던 사람을 지칭하고,
'악의'는 국어사전의 의미와는 다르게 '해당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사람을 '악의'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법에서는 '선의'인 제3자는 철저하게 보호하는 반면, '악의'인 제3자는 가해자/피의자와 준하는 처벌이나 불이익을 주게 됩니다.
검찰이 굳이 돈을 직접적으로 받은
그래서
검찰이 실질적으로 제시한 증거는 '박연차'의 구두 진술이 전부입니다. 그 이외에 물증은 존재하지 않으며, 물증에 준하는 증거 또한 거의 없으며 그나마 물증에 한없이 가까운 것이
그래서 검찰은 '상식적'으로, 그리고 박연차의 구두 진술로서
(여기서 불구속/구속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소와 구속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며, 구속을 하는 이유는 기소하는 과정에 있어서 피해자가 도주의 우려가 있거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기타 구속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사유가 있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서 구속합니다.)
하지만
1) 검찰은 제시할 증거는 확실하게 없으며,
2) 그나마 구두로 증언하는 박연차는
따라서 이에 대한 법정 공방에서는 자신의 결백함과 무죄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왔구요. 하지만
3.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목적
검찰은 처음부터
검찰은 끝까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과 도덕이라는 개념은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라는 명제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듯이 '법적 잘못은 처벌을 받지만 도덕적 잘못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도덕적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잘못은 잘못이다.' 는 것은 세계 민주주의 국가 대부분이 인정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4. 검찰이 만들어낸 '
글머리에서 밝힌 예제와 같은 상황에서, 당사자인 주인공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결국
(선택 1) 결백함을 계속 주장한다.
(선택 2) 억울하지만 죄를 인정한다.
로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되면
실제로
그렇다고 (선택 2)를 고를까요? (선택 2)를 고르게 될 경우에는 가족들이 지은 모든 죄의 최종적 책임, 궁극적인 책임은 자신이 짊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보장은 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시켜서 내 가족을 통해서 돈을 받게 했다.'는 그림이 그려지는데, 이 경우 가족들은 범행의 주체는 아니지만 최소한 공범으로서 처벌은 받게 됩니다. 이 경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만약 제가
하지만 어떠한 선택지도 결국 자기 자신의 도덕적 파멸을 불러옵니다.
이것이 바로
도덕과 청렴함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게 될 경우, 자신은 법적으로 무죄를 증명할 수 있지만 자신의 가족을 팔아야 하는 과정은 피할 수가 없게 됩니다. 세상 어느 누가 자신의 가족을 기꺼히 팔고자 할까요? 그렇다고 자신이 평생동안 지켜온 신념을 배반하고, 자신의 명예를 버릴 수 있을까요?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4. '
저는 어떤 부분에서는 진심으로 검찰을 존경하고 싶습니다. '대통령 주변인들이 뇌물을 받았다'라는 사실(fact)에서 '주변인이 아닌 대통령 본인을 기소한다.'라는 행동(Action) 단 하나만으로 검찰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메커니즘을 조성하여 (시장) 참여자가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애릭 메스킨 교수의 '메커니즘 경제학 이론'입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존 내쉬의 게임이론(역시 노벨 경제학 수상, 죄수의 딜레마가 대표적인 케이스)을 한단계 더 발전시킨 최신 경제학 이론이지요.
메커니즘 경제학의 진정한 무서움은 과거 수많은 경제 이론들이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했을 때' 나오는 결과만을 설명한 것인데 비해 메커니즘 경제학에서는 시장참여자가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그의 선택에 따른 결과는 항상 최선으로 나옵니다.
성경에서 나온 내용인가요?
두 아이에게 케이크를 공평하게 나눠주려면 한 아이가 케이크를 자르고 다른 한 아이는 자른 케이크에 대한 선택권을 주면 된다고 하는 것이 바로 메커니즘 경제학의 기초입니다. 이 경우, 어느 한 아이가 비합리적이고 착한 마음으로 가득차 있어서 케이크를 불공평하게 자르거나, 더 작게 잘린 케이크를 선택하거나 해도 그 결과는 항상 두 아이를 만족시킵니다. 설령 두 아이 모두 비합리적인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고 선택을 하는) 경우라도 결과는 항상 아이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습니다.
검찰은 기소 대상자만을 바꾸는 행위 하나만으로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이러한 고뇌 속에 그는 결국 자살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이 자살이, 검찰이 만들어놓은 '완벽에 가까운 메커니즘'을 깨는 선택이 되어버렸습니다.
앞의 케이크의 예에서 부모가 만들어놓은 완벽한 공평의 메커니즘을 깨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이는 부모가 준 선택권을 아예 행사하지 않거나, 케이크를 아예 먹지 않겠다고 하거나, 케이크를 바닥에 엎어버리거나, (섬뜩한 이야기입니다만) 다른 아이를 사라지게 하거나 자기 자신이 사라지면 메커니즘은 깨집니다. 애시당초 목적(두 아이에게 공평하게 케이크를 나누어준다)을 가지고 만든 메커니즘이 더이상 그 목적을 위해 작동을 하지 않게 되어버리지요.
그가 선택한 자살의 결과 검찰은 더 이상
역설적이지만,
하지만 그 선택을 국민 그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슬퍼합니다. 애도합니다. 오열합니다.
5. 반드시 검찰이 책임을 져야만 하는 이유.
법에서는 간단하지만 절대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잘못한 자가 그 잘못에 대해서 처벌을 받는다.'
이 명제는 간단하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잘못이 있었다면 그것이 잘못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겠지요. 또, 그 잘못을 주체적으로 행한 사람인지, 아니면 직 간접적을 관여한 사람인지, 혹은 무관한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행위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많이 했습니다.
첫번째로, 100% 기소 + 처벌 가능한
(잘못한 자의 선택)
두번째로, 100% 입증가능한 확실한 잘못을 입증하기보다는
오히려 입증하기 어렵고 그 결과가 불확실한
마지막으로, 150% 이해 가능한 불법자금 수수 등등... 정말로 일반적(?)인 죄명이 아닌,
'포괄적 뇌물죄'라는 불확실한 죄명을 적용하려고 한 점 (잘못에 대한 결론)
이러한 일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메커니즘 경제학이라는 툴로 설명하면 은근히 쉽게 풀립니다.
1. 어디까지나
2. 행위의 결과는
3.
이상의 전제 하에, 검찰은 완벽에 가까운 메커니즘을 만들어 냈습니다. 무죄라고 주장해도 도덕적 죄인이 되고, 유죄라고 인정하면 법적 죄인이 되는 무시무시한 메커니즘을 만들어 낸 것이지요.
이 메커니즘안에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분명 검찰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한 자가 그 잘못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분명
이러한 일련의 잘못들은 모두 명백하고 확실한 '사실' 입니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그 사실에 관여하고 행동한 사람이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사건을 '원칙'과는 어긋나게 핵심과 몸통찾기에만 주력했고, 수사 흐름을 시종일관 '
저는 이것이 검찰의 명백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검찰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앞서 설명한 메커니즘에 대해서 검찰은 우연의 일치라고 일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반문합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인간이 고도의 정신행위를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것이며 의도가 없이, 정말로 우연히
만약 검찰이 정말로 우연히도
애시당초 수사에 목표를 설정한 자.
그리고 그 수사를 설계하고 계획한 자.
마지막으로 그러한 수사를 하도록 처음부터 의도를 가진 자.
이 모든 사람들은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인
왜냐하면, '잘못한 자가 그 잘못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하니까요.
Ps 1. 저는
하지만 이러한 잘못을 수사하고 추궁해나가는 검찰의 수사과정은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검찰은 분명 이번 사건을 '
이러한 수사방법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습니다. 분명 이러한 수사방법은 '
강호순같은 연쇄살인마가 경찰에 붙잡히면 그들에게 마스크를 씌워줍니다. 그것은 강력범죄 현행범도 최소한 법원의 판결 전까지 그의 인권을 존중해주기 위함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