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생들 10여명 정도 데리고는 있지만, 제대로 연구 advise해 준 적은 없고,
주로 정치인들 만나면서 프로젝트 따는 일에 주력하고 있는 교수다.
걔네들 영화 시사회까지 꼬박 꼬박 챙겨 다니고 있는 나...넘 이쁘고 똑똑한 것 같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은 건 생각하는 거,
제일 자신 있는 건 인맥이다.
연구 열심히 안해도
prize 따오고 NRL 같은 거 따오는 건 문제도 아닌 인생. 남들이 보기엔 좀 있어 보인다.
후훗, 정치인들이랑 20억씩 쥐고 흔드는 행정관련 고위관계자들은 어차피
연구 설명해도 잘 모르거든.... 사람들 많이 아는 척 하면 다들 왕따 되기 싫어서 여기저기서 펀드 준다.
걔네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건 isolated되는 것.
그런데 짜증나는 학생이 한 명 있다.
연구도 너무 열심히 하고...난 뭐에 대한 연구인지도 모르겠는데,
짜증나게 <니이체>를 읽는 거다.
그러면서 별로 나 한테 와서 아부도 안떨고...재수 없게 밟아 버릴까.
사람들 앞에서 폼 잡으면서 온갖 헐리우드 제스쳐로 사람을 속여 프로젝트 관리하는 나와는 달리,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그 애...
짜증나게 얘는 왕따 되는 것도 별로 무서워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넌 왜 그렇게 말이 없니?" 그렇게 물어봤더니..
'니이체가 가장 고매한 사상은 이해받을 수 없다고 했어요' 라는 거다...
'니가 니이체냐' 그랬더니...
'문제가 많은 걸 알면서도 러시아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복제하는 북한과 교수님은 다를 바가 없어요.' 라는 거다. 그래서 내가,
'너 같은 전 절대 성공할 수 없어! 내가 보장해!' 라고 쏘아 줬다. 호호홍...아, 시원해.
어차피, 교수 사회에서 학생은 사기꾼, 교수는 법관
누구나 교수의 말만 믿고 학생은 무시하기 마련이다.
얘가 유학을 가겠다고 하는데,
탑 스쿨로 절대로 박사과정을 가지 못하도록
힘써야 겠다.
미국 교수 요리하는 건 나에게는 식은 죽 먹기...
우.후.훗...
나의 평가 기준은 획일적이고, 딱 한 개 밖에 없어...
그런데 이런 이상한 얘가 와서 계속 연구 실적을 만들어 놓으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내가 실력 없다는 거 들통 날꺼 같으니까 미리 견제 해야해.
얘는 주변 학생들과 동화 시키는 능력이 없다고 구라를 쳐야지.
그러면 미국 교수들은 다 바보 같으니까 믿을 꺼구...
이력서에 사회 활동 한 것은 불필요하니까 모두 삭제해 놓으라고 미리 말해 두어야 겠다.
호호홍...난 머리가 너무 좋아. 완벽해.
> > 2009-04-26 09:29:22, '에휴' 님이 쓰신 글입니다. ↓
장학금도 못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