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인터뷰에서 비자신청이 거절되면서 겪게될 심적/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어서 후기를 남깁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비자인터뷰를 준비하시는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하 글에서 말이 좀 짧은 점은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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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승인에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었음에도,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준비가 미흡하여 첫번째 인터뷰에서 비자 신청을 거절 당한 후, 하익수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여 문제 확인 -> 반증자료준비 -> 다소 압박감이 있던 인터뷰 진행의 과정을 거쳐 재신청에서 비자 승인을 받음.
첫번째 인터뷰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들:
국내 석사 학위가 있음에도 미국에서 다시 석사를 받는다는 점, 이미 미국에서 3년 이상의 체류 (본인학업의 공백), 학업으로 인한 남편의 미국내 장기체류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던 부분들:
국내/외 교수들의 적극적인 support와 자원봉사 활동 확인서, 양가부모님의 재정적 지원 (잔고증명 $ 400,000, 부동산 사업을 통한 수입, 공무원 연금 수입 등), 남편이 올해 말 졸업예정이라는 점, 내가 진학할 학교가 남편의 학교와 다른 주에 있다는 점 (같은 지역에서의 장기체류 목적에 대한 의혹을 약화시킬 수 있음)
첫번째 인터뷰에서의 문제점:
1) 영사의 질문에 거의 단답형으로만 대답했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하지 못하고 그저 사실을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간단하게 대답한 것이 첫번째 인터뷰에서의 큰 실수: 만일 첫번째 인터뷰에서 현재 사실(가령, 어느 대학 무슨 과에 입학했다)에 대한 진술에 덧붙여 계획과 과정(이 과정의 입학을 위해 이러한 준비과정을 거쳤고, 학위를 마친 후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할 계획이다)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적절하게 관련 서류들을 보여주며 충분히 영사를 이해시켰다면 영사의 첫번째 의혹, 동일석사과정을 미국에서 다시 받는 목적이 불충분해 보인다는 지적은 없었을 것.
2) 한국으로 돌아올 기반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영사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 나는 한국에서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오히려 나의 기반을 미국에 거주하는 배우자로 보이게끔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 결정적 오류. 상담을 통해 발견한, 첫번째 인터뷰에서 결정적 실수를 한 부분
영사: 남편은 미국에서 무엇을 합니까
나: 00 대학에서 00 전공으로 마스터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입니다. 올해 말 졸업을 합니다.
영사: 졸업을 하고 남편은 무엇을 합니까?
나: 박사 지원을 해서 아마도 제가 있는 지역으로 올 것입니다.
(모범답안: 남편은 올해 말 학위를 이수하고 졸업을 한 후 한국으로 돌아와 000에 취업을 해 저를 서포트 할 예정입니다)
나의 마지막 대답이 비자 거절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 여겨짐. 이 대답을 거의 마지막으로 영사는 주황색 종이를 꺼내서 비자 거절사유 첫번째 항목에 체크를 해서 돌려주고, "국내 석사학위가 있음에도 미국에서 동일과정으로 석사를 밟는 것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고 한국으로 돌아올 사회적/경제적 기반이 부족하므로 비자신청을 거절한다"고 짤막하게 요약해서 말해주고 인터뷰 끝남.
(첫번째 인터뷰 진행 시간: 길게 느껴짐 5분 이상 걸린듯; 영사: 40대 초반 정도의 약간 통통한 미국인 남자 영사, 안경 쓰지 않고, 오른쪽 귀 윗부분 머리에 까만 점이 있었음 (사마귀 아님); 영사의 인터뷰 스타일: 학업목적과 계획을 파악할 목적으로 학교 관련 질문들(어느대학/왜/끝나고 뭐할거임)을 첫번째 던진 후 - 재정에 대한 질문 - 그 밖에 돌아올 기반을 파악할 질문들 (나의 경우 미국에 있는 남편의 공부 후 계획)을 던짐. 어느정도 인터뷰이를 배려하는 모습이 있었음. 내 대답이 불충분하다고 여겨질 경우 관련 질문들을 계속 던져서 나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주는 스타일이고 같은 질문을 두 세번 (서로 다른 맥락에서) 던짐으로써 뭔가를 확실히 확인하고 싶어하거나, 혹은 인터뷰이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거나 하는 그런 스타일로 인터뷰를 진행하심)
첫번째 인터뷰를 마친 후 두번째 인터뷰를 재빨리 신청하고 (8월 7일에 첫번째 인터뷰/비자거절 후 8월 19일에 재인터뷰 신청하여 진행/비자 승인), 학기 시작 전에 반드시 미국에 들어가야한다는 절실함과 조급함이 있었음.
문제점 파악: 동일석사과정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해, 이 부분이 남편의 (학업으로 인한) 미국내 체류의 사실과 엇물려 비이민비자신청 목적이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는 의혹을 배가시킨 것. 뿐만 아니라 이미 남편의 미국 체류와 본인의 미국내 체류가 원인이 되어 영사로 하여금 미국내 장기체류를 위한 비자신청이라는 의심을 하게 만든 점.
영사의 의심을 해소시키기 위해 준비한 반증서류들:
1. 동일과정 석사학위를 받는 것이 나에게 필수적이란 사실(앞선 인터뷰에서 나는 좋은 박사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해 석사과정이 필요했다고 진술했었음)을 서포트 해 줄 수 있는 자료들
- 여기에서 (나의 경우엔) 진학할 학교의 학장님과 수퍼바이저의 편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음. 학장님께서 장문의 편지와 함께 나를 서포트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신 것이 영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임. 영사는 학장님의 편지를 굉장히 꼼꼼하게, 오래 읽음. 나는 이 편지를 첫번째 인터뷰를 갖기 전에 학장님께 부탁해서 받았음. 학장님께 편지에 어떠어떠한 내용이 들어가면 비자 인터뷰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미리 언급했고, 학장님은 내가 부탁한 부분들을 넣어주시면서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보완하여 총 두 장의 편지를 써주셨음.
- 사견이지만, 그렇다고 편지 준비에 급급하지 말고 다른 객관적 자료들, 이를테면 내가 진학할 학교가 이 과정에 있어서 좋은 코스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자료와 이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줄 자료들도 함께 같은 비중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함. 나의 경우 선생님들의 편지와 객관적 자료들(이 학교가 이 과정에서 탑 10 내의 학교라는 사실과 미국의 석사과정이 한국의 코스웤과 어떤 점이 다른지를 보여주는 웹사이트의 증거들)을 함께 준비해서 보여주었음
2. 한국으로 돌아올 근거를 설명하기 위한 자료들
- 모교 지도교수님과 꾸준히 글을 기고하면서 자원봉사를 한 아카데미(단체)의 추천서를 받음
- 나의 사회적 기반을 설명하는 것으로, 실제로 한국으로 돌아와 강의와 연구를 할 학교(모교)와 단체(아카데미)가 있다는 것이 영사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됨
- 다른 사람의 경우, 자신이 일을 했던 직장에 자신의 공부가 어떤 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지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것임. 미국 유학을 통해 내가 어떻게 발전해서 자신이 속했던 직장이나 단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함.
3. 재정서류들
4. 남편의 고용확인서 (남편의 아버지 지인을 통해 고용확인서 받음)
다음은 인터뷰 진행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
- 두번째 인터뷰를 진행한 영사는 젊은 한국계 남자 영사. 인터뷰이가 영어를 못할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말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우도 봤음. 나의 경우는 영어로 진행하다가 핵심적 질문은 한국말로 물어서 오해없이 진행함.
- 이 영사의 특징은 (비자재신청의 경우) 가지고 온 서류를 꼼꼼히 검증하길 원하고 인터뷰이가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싫어함. "너가 말을 많이 하면 내가 니 서류를 검토하는 시간을 지체시키니 물어보는 말에만 대답하라"고 명령함 - 엄청나게 압박감과 부담을 주는 스타일. 인터뷰 초반에 "너는 지금 굉장히 문제가 많아 보이는데, 내가 너같은 케이스를 하루에도 스무번은 본다. 너같은 경우엔 내가 너를 믿을만한지 아닌지 서류를 보고 결정하마. 니가 가져온 서류 이리 다 줘."라고도 말함.
- 기죽기 말고 기회가 되면 꼭 필요한 말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최대한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도움될 것으로 보임
- 사유서를 포함한, 비자신청기본서류들(이를테면, DS160 확인증과 SEVIS Fee 납부 확인증)과 영사에게 꼭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하는 결정적 반증서류들(나의 경우 교수님들의 편지들)을 영사에게 먼저 보여준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되었음. (영사는 내가 내민 서류를 정말로 그 중요도 순서대로 꼼꼼히 읽어보았고 사유서도 다 읽어보고 관련 서류들 한꺼번에 검토함)
- 거두절미하고 "지난번에 내 동료가 너에 대해서 이러이러한 코멘트 (남편에 대한 것이었음)를 남겼는데 그것이 여전히 나에게도 이해가 안되는 데 너가 설명해봐라" 라고 말함. 그래서 상담받은 대로 "남편은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고 여기 고용확인서가 있다"고 말하자 그 부분에서 더 이상 질문 하지 않고 주황색 종이 버리고 비자가 승인됐다고 말하고 돌려보냄.
- 나의 경우 운이 좋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영사가 반증서류들에 대한 검토를 중요하게 여겨서 나의 서류준비가 무용하게 되지 않았다는 점 (서류를 많이 준비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할 근거가 생기게 됨), 그리고 비자거절의 결정적 사유라고 내가 파악했던 지점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고 마침 그에 대한 대처가 적중했다는 점, 이 두가지로 보임.
- 무엇보다도 한국으로 돌아올 기반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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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첫번째 비자거절에는 분명한 사유가 있었고 (그것을 캐치하는 것이 제일 중요) 그 사유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두번째 비자인터뷰에서의 성공의 원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비자인터뷰 준비에 대한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기 때문에 (비자거절 8월 7일, 전문가와의 상담 8월 11일, 두번째 인터뷰 8월 19일. 중간에 15일 광복절을 낀 연휴가 금토일로 있어서 관공서와 은행 등을 다니며 준비해야 하는 서류들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 굉장히 힘들게 서류들을 준비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의뢰한 전문가의 도움이 정말 컸어요.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알려주셨으니까요. 나의 경우 두번째 비자 인터뷰에서도 비자가 거절되면 시간상 이번학기 등록은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두번째 인터뷰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대비가 절실했습니다. 또 하나, 내 주변의 supportive 한 인물들(국/내외 교수님들과 관련단체 대표)의 적극적인 편지들 (총 6장의 편지들)이 영사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비자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내가 학업을 하며, 혹은 학업을 준비하며 관계를 맺었던 모든 교수님/관계자들에게 꾸준히 학문에 대한 진지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그들이 적극적으로 나를 도와주게 만든 계기가 아니었나 하는 점입니다. 그들에게 나의 사정과 나의 계획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도 좋은 일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두번째 인터뷰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새벽/낮/밤 가리지 않고 도와주고 조언해주신 하익수 선생님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고 완벽하게 마무리 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