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므입니다.
미국 서부에 살고있으며, 론리플래닛식의 방대하고 가벼운 정보보다는
'왜 그럴까'가 더 궁금하신분들께 좋은 글을 쓰고싶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자동차 문화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정말 미국사람들은 이웃집에 갈때 자동차를 타고 가나요?'
'과자를 사러 나갈때도 자동차를 탄다면서요?'
일단 대답은,
뉴욕시티*, 시카고 등 몇개 안되는 미국내의 거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예' 입니다.
차를 타지 않고서는 정말 '갇혀버리게'되는 도시들이 아주 많다는거죠.
'왜 차가 없으면 살수 없다는 거야? 대중교통은 있을거 아냐? 선진국인데!'
...라고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생각합니다.
...처음에 미국에 왔을땐 말이죠..
특히 LA의 경우
외곽으로 나갈수록 이런 어처구니 없는 버스정류장이 많아지기 십상인데요,
LA다운타운같은경우는 차가 없으면 살수는 있지만
외곽같은 경우는 차가 없을거라는 기대를 잘 하지 않습니다.
특히 갓 오신 한국 여성분들이
강남역을 생각하시고서는
루이비통을 매고 힐을 간지나게 신고 저기서 버스를 기다린다면
거짓말 안보태고 차에 탄 사람들 100이면 100 모두 창문열고 쳐다봅니다.
물론 루이비통 안매고 힐 안신어도 다 쳐다보긴 하지만요. (창문은 안열수도 있다는 말씀.)
그런것쯤 감안할수 있어! 라고 말씀하시던 분들도
자동차가 주요 교통수단인 지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했을경우
적게는 50%, 많게는 4-5배의 시간이 더 걸리는걸 얼마 안가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본인의 경우 차로 25분 걸리는 거리가 버스를 타면 2시간(=120분)이 걸리지만,
이러한 지역에서는 이것은 극단적인 예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성인은 좋건 나쁘건 자기 차를 갖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차가 주차되어있는 바깥으로는
운동 목적이 아닌 이외에는 잘 걸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차=발 이기 때문이에요.
자연스럽게도 자동차 문화라는것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중 가장 대표적인것이 Drive Thru입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종종 볼수 있는 McDonald's Drive Thru, 우리나라에서는 맥드라이브라고 하던가요.
주차하고 내려서 주문하고 기다려서 음식을 받아서 다시 차로 돌아가는것이 아니라,
메뉴판을 지나쳐서, 마이크에 대고 주문을 하면 건물 코너를 돌아 돈을 지불하고, 마지막에 음식을 받는 형태입니다.
보통 처음에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스피커로 직원과 이야기하는게 어려울수도 있답니다.
맥도날드 뿐만 아니라, KFC, 스타벅스, 개인이 하는 로컬 음식점까지도
자동차가 주요 교통수단인 지역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패스트푸드점이 이러한 형태의
Drive Thru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체국, 약국, 심지어는 ATM도 drive thru 서비스가 되는곳이 적지 않습니다.
편집증적으로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미국의 자동차 문화중에서도
기름(gas)을 넣으려면 직접 내려서 본인손으로 해야한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네요.
*간혹 뉴욕과 뉴욕시티를 혼동하시는 분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뉴요커는 뉴욕시티에 사는 사람이고,
뉴욕주 전체를 보자면 소위 허허벌판이라 할수 있는 그런 황량한 곳도 많습니다. 뉴욕시티에 있는 사람들은 보통 자기 차가 없는 경우가 많고, 대중교통이 발달했기 때문에 (서울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동차 문화는 뉴요커에게 그다지 다가오지 않는 내용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