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4월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날씨가 추운 것이 봄이 오는 지를 잘 느낄 수 없습니다. 요즘 저는 고등학교 때처럼 늘 잠에 부족한 채로 학교를 다니다 주말이 되면 밀린 잠을 몰아 자면서 지내고 있는데요. 호주에서 다소 고생을 하며 빠듯하게 지내던 탓인지 전반적으로 건강이 나빠져 금방 지치고 힘이 들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타지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은 건강 관리에 유의하시고,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제일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2년 반 전에 워킹홀리데이로 건너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브리즈번입니다. 지난 글에서 작년 초 브리즈번에서 약 한 달 정도 지냈을 때 신세를 졌던 분을 귀국 전에 인사를 드리려고 갔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지요. 옆집의 못된 꼬마 아이 이야기나 브리즈번 강가에서 야경을 찍기 위해 어둠을 기다려 사진을 찍었던 이야기라든지요. 이 때 잠시 브리즈번 시내를 걸으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지난 시간은 돌아오지 않지만 추억을 떠올리며 구경을 하는 것은 참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같더군요.
가는 곳마다 시장을 들르게 되니 다소 식상할 수도 있어서 조금 아껴두었다가 잠시 소개를 합니다. 이 시장의 정식 명칭은 Jan Power's Farmers Market 입니다. 이 시장을 운영하는 곳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Primarily it is a colourful bustling market selling fresh farm produce flowers breads artisan products meat fish poultry plants organics and food related objects... It's a feel good grass roots experience with a social and community slant and a lot of fun.
It is not exclusively done by, or for Farmers. It is not a Farmers Market Co-operative. We have a number of city folk selling too, and a lot of exotic products and hold special promotions, entertaining events and chefs give cooking classes.
요약을 하자면 농장에서 생산된 물건을 파는 것이 기본적이지만 기타 특별한 물건을 판매하기도 하고 이벤트가 있기도 한다는 것이군요. 제가 지내던 몇 달 동안에는 이 시장이 열리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일단 부정기적으로 장터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이 장소는 브리즈번 최대의 상점가인 퀸 스트리트의 끝자락입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많은 이들을 울고 웃긴다는 카지노(Treasury Casino)입니다.
제 친구들 중에는 카지노 회원 카드를 발급받으면 공짜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해서 가입한 사람이 몇 있었는데요.
저는 커피 한 잔 마시러 갔다가 폐가망신하는 것을 피하고자 공짜 커피를 포기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판매대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은 다른 시장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특이한 점은 대개 이런 장터는 금요일 오후나 주말에 열리는데 평일인 수요일에 열린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야간 개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9시에 열고 6시에 문을 닫는답니다.
그러니 5시 무렵부터는 정리하고 갈 채비를 하는 상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매대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다른 곳과 큰 차이는 없는 편입니다.
단지 특이한 점이라면 도심 한복판에서 장터를 여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여기는 정육 코너인 듯한데 독일계 이민자가 하는 상점인가 봅니다.
저 뒤에 있는 건물은 브리즈번 시의회와 도서관이 있는 건물이지요.
아무래도 이런 장터에서 가장 바쁜 곳은 과일 판매대인 것 같습니다.
악사들은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군요.
바이올린을 켜는 할아버지는 스시집에서 옷을 가져온 모양입니다.
밑에 쓰인 한자의 의미를 알고 계신지는 잘 모르겠군요.
브리즈번에는 주말마다 농산품을 주로 파는 장터가 있는데요.
토요일 오전에 Rocklea의 브리즈번 마켓에서 열리는 Saturday Fresh Market이나
시티에서 멀지 않은 West End의 Davies Park Market에서 과일과 채소류를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가격은 대개 콜스나 울워스 같은 슈퍼마켓보다 싼 편이고 배추를 살 수도 있어서 한국 사람들도 많이 찾지요.
독일 빵집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어릴 때 동네에 있던 빵집의 이름이 "독일제과" 였습니다.
여행 중에 만났던 독일 청년도 독일의 빵이 맛있다고 자랑을 했는데 가보지도 먹어보지도 않아서 그 맛을 모르겠군요.
그냥 이렇게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는 것도 흥미를 붙이면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가끔 이상한 사람으로 오인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확실히 동양인들이 많은데 평소에도 이 곳에서 가만히 있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을 정말 많이 보게 됩니다.
제가 일을 못 구하고 있을 때면 "저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 것일까?" 는 궁금증이 일기도 했었죠.
왼쪽은 견과류나 곡류를 섞어 놓은 것이지요.
오트밀 같은 것도 있고요.
오른쪽은 뻥튀기 같은 것이고요.
관광객도 있고 할 일 없어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찾습니다만
일 끝나고 집에 가면서 잠시 들러서 과일이나 식재료를 사가는 아주머니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이 곳의 가격은 다른 시장보다 조금은 비싼 편이라 온 사람들도 사지 않는 경우가 많더군요.
전문 상인보다는 직접 키운 것을 가지고 온 사람도 많고
아무래도 장소가 도심이다보니 지대가 비싸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장터가 열리는 날의 스케쥴입니다.
퀸스트리트에서는 6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군요.
혹시라도 이 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