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작년9월에 고1 1학기 마치고 미국에 와서 이제 7개월차 되어가는 교환학생입니다..
제가 원래 엄청 소심하고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이런것만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제가 했던말이나 행동으로 인해서 다른사람들 기분 상하게 하면 어쩌나 매일 이런것만 생각하고 살았고
언제나 친구관계가 제 인생의 전부이고 가장 중요했던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제게 조금이라면 서운한
기색을 보이거나 하면 하루종일 생각하면서 심각하게 불안해하면서 걱정했고 학교에서 제가 했던 말이나 행동들
맨날 다시 생각하면서 내가 그 친구 기분상하게 한건 아닌가 생각하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것아닌것 까지
다 사과하고 정말 일종의 정신병이었던것 같습니다.. 인터넷 찾아보니까 착한여자 컴플렉스라는 게 있던데 그게
딱 저였던것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남들이 부탁하면 절대 거절하지 못하고 싫은 상황은 회피하고만 싶어하고 절대로
no라고 말못하는 병이라는데 딱 저였습니다.. ㅠㅠ 그런데 제가 이증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가서 정말 하루 24시간
남들걱정만 하면서 살아가서 정신과 상담도 받았었는데 별다른 효과는 없었던것 같습니다....ㅠㅠ
그러다가 외국간 친구와 연락이 닿았는데 저처럼 소심했던 친구였는데 스타일도 확달라지고 자신감있고 당당해진것
같은 모습이 너무 보기좋고 부러워서 저도 미국가면 그렇게 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국에서 고등학교 들어가보니 공부도 빡시게 해야되는데 저는 하루종일 머릿속에 쓸데없는 고민이 가득하니
공부도 안되고 정말 하루하루 사는게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래서 어디든지 여기보다는 날것 같아서 한마디로 그냥
다 회피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서 미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꿈만같을것 같던 미국생활이 오히려 더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첫번째 호스트 가족과의 생활은 정말 지금생각해도 끔찍했습니다..
학교끝나고 오자마자 잠들때까지 맨날 호스트 동생을 베이비 시트해야했고 호맘은 맨날 머리아프다고 누워계시니
호스트 동생이랑 제 식사도 제가 만들어야하는데 먹을게 식빵밖에 없어서 배고파 죽는줄 알았습니다..ㅠ
그리고 맨날 설거지는 기본 30분은 해야지 끝났고 (아침 점심 저녁 설거지가 다 밀려있어서 그랬습니다..ㅠ)
또 제가 청소를 깨끗하게 하시는걸 보시고는 냉장고랑 세탁기도 좀 닦아달라고 부탁하시는데 정말 주말마다
4시간씩 청소하는데 이렇게 청소하고 난다음에는 마트에서 사오신 샌드위치를 주셨는데 그것도 진짜
6살짜리 호스트 동생 먹는 만큼 주시니 정말 배가 고팠습니다..ㅠ 평소에 맨날 토스트 한쪽만 먹고 사니 배가 너무 고파
엄마에게 말했더니 한국음식을 좀 보내주셨는데 거기중에 몇개를 방에 들고가 먹으려 하다가 호맘이 절대안된다하셔서
얼른 갖고 내려왔는데 이미 화가 엄청 나있으셨고 저랑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하셨습니다... ㅠ 그런데 갑자기 좀있다
호스트 동생이 와서 한국음식 요리해도 된다고 엄마한테 허락받아도 된다고 말을 하길래 요리좀 잘해봐서 호맘
기분 풀어드릴려 했는데 거기는 가스레인지가 좀 특이한 거였는데 제가 켜다가 뭐가 잘못됐는지 호맘이 집안에
가스가 가득하다고 도대체 뭘한거냐고 하시면서 엄청 화나시고 다음날에 지역관리자 분한테서 호스트를 잃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ㅠ...... 지역관리자 분께서 첨에는 다 제 잘못이라고 저보고 알아서 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얼마나
서럽던지 눈물밖에 안나왔습니다.. 이런일이 있고나니 정말 상처도 많이받았고 세상이 좀 무섭구나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스트를 못구해 학교에서 아는 한국인 혼혈 언니 집에 살게됐는데 이집에서는 아주머니가 한국인이라서 오랜만에 한국인을 보니 제가 너무 반가워가지고 한국말도 많이하고 아주머니랑 너무 친해져서 언니가 질투를 해서 가면갈수록
언니랑 사이는 멀어지고 뭘하든 언니 눈치를 보게 되었고 아주머니도 많이 불편하셨던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언니와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난뒤 많이 괜찮아졌지만 한때는 정말 하루에도 수십번씩 집에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암튼 이런일 저런일 다있고 눈치만 보며 살다보니 오히려 더 주눅이 든것 같고 자신감도 없어진것 같아서 내가
도대체 뭘하려 여기에 왔을까 이런생각만 들었습니다..ㅠㅠ.... 학교에 친구들은 있어도 그렇게 친한애들이 없어서
어딜가나 외롭기만 하고....ㅠㅠㅠ......... 그러다가 요번에 교환학생들끼리 모여가는 여행에 갔다왔는데 한국애들이
많아서 좋았는데 한국애들 사이에서도 조용하고 소심한저를 보니 기분이 더 우울해지고 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다들 서로 농담이랑 장난도 잘치고 하면서 잘지내는데 저는 아직도 소심해서 한국친구들인데도 사람들이 많으면
말도 잘 못하고 어색한게 느껴지는게 전과 별로 달라진게 없는것 같아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소심해진건 아닌지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한 친구는 제가 목소리도 작고 소심해서 답답하고 제 성격이 좀둔하고 너무 착한것같은데 그래서 어떻게 사냐고 말해줬는데... 다 맞는말인것 같습니다.아직도 착한여자 컴플렉스에서 못벗어나고 소심한제가 너무 싫었습니다....
그리고 여행내내 저만 뭔가 너무 소심한것 같애서 동 떨어진 느낌이들었습니다.. 미국와서 활발하게 변한 친구들도 많던데
그런 친구들 보니 제자신이 더 초라해보였습니다..
도대체 제가 미국에 적지 않은돈 투자해서 7개월씩이나 살면서 얻은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ㅠ
살만찌고 몸.마음만 상하고 남의 집에 사느라 눈치만 봐서 더 주눅들은것 같은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서
친구들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이제 집에 가려면 2개월 남았는데 가면 또 고등학교를 다시 시작해야해서 가도 걱정이고 도대체
제가 무엇을 얻으려 여기에 왔는지 후회가 좀 가득합니다.......ㅠ
여전히 변한게 없는 제 자신이 너무 싫고 한심합니다... 한국 가도 달라질게 없는 제자신을 보면 부모님도 많이 실망하실것같고
부모님얼굴 보기도 죄송합니다......
저는 도대체 왜 살고 있나 이런생각까지 들고.... 정신 차려 남은 2개월이라도 알차게 보낼 생각은 않고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제 자신을 보니 한숨밖에 안나옵니다.........ㅠ
처음 미국올때는 뭐든지 열심히하고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이제는 그냥 뭐든걸 다 포기한 상태인것 같습니다....
제게 따끔한 충고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