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에 처음으로 IBT 시험을 밨는데 109점 나왔습니다.
(리딩 30 / 리스닝 26 / 스피킹 27 / 라이팅 26)
사실 고2 때(2004년도) CBT 시험 세 번 정도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300점 만점에 230, 233, 260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한 달 정도 해커스 액츄얼 테스트 문제집을 풀면서 공부했습니다.
각 영역별로 문제집에 수록되어 있는 시험을 1~5회까지 풀었고, 함께 제공되는 온라인 실전모의고사도 1회 정도 풀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1. Reading
체감상 시험에서 나온 리딩은 액츄얼 테스트 문제집보다 조금 더 쉬운 느낌이었습니다. 느낌상 시험 지문도 문제집보다 조금이나마 더 짧은 느낌이었구요... 저는 4지문을 80분 동안 풀었는데, 그 중 하나가 더미였겠죠? 암튼 평소에 혼자 문제 풀었을 때는 (단순히 계산했을 때) 평균 24~26점 정도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 리딩 30점 나온 건 조금 의외였습니다.
그리고 가끔 공부법(?) 같은 거 알려달라는 댓글들 보여서 그냥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리딩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해커스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얼마나 다를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처음에 문이 뜨면 그걸 한 번 쭉 읽고 나서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첫 전체 지문 화면이 뜨면 그냥 스크롤바 쭉 내려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 다음에 한 단락 읽고 그 단락에 해당되는 문제 풀고, 다음 단락 읽고 해당 문제 풀고... 이런 식으로 풀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마음도 편하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지문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 게 되는 것도 아니라서 마지막 문제(6 문장 중 3개로 지문 내용 요약하기)를 푸는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통은 지문당 20분이라고 하는데, 실전에서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첫 지문이 좀 쉬워서 17~18분 안에 다 풀었는데, 다음 지문이 약간 까다롭게 느껴져서 앞 지문에서 번 2~3분까지 보태서 두 번째 지문에는 23분 이상 투자했습니다. 4지문을 다 풀었을 때쯤 15초 정도 남았던 것 같습니다. (읽는 속도가 느려서 시간이 좀 빠듯하죠...)
2. Listening
리스닝은... 평소에도 24-26점 정도 나와서 그냥 평소만큼 나온 것 같습니다. 제가 가끔 필기하다가 대화나 강의의 일부를 살짝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직전 내용 쓰고 있는 와중에 다음 내용을 집중해서 들을 줄 아는 리스닝 고수님들 부럽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일부 문제들이 액츄얼 테스테 문제집에 비해 약간 더 까다롭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3. Speaking
제가 가장 자신 없었던 부분은 스피킹이었는데, 27점이나 나와서 정말 놀랐습니다. 일단 CBT에서는 스피킹 영역이 없었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고, 액츄얼 테스트 문제집으로 훈련하긴 했지만 제가 녹음한 것을 제대로 평가할 방법이 없어서 가장 자신 없었던 영역이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이수련 선생님의 스피킹 관련 영상들을 몇 개 보긴 했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꾸준히 인강을 듣거나 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피드백을 받은 게 아니라서 그런지 시험장에서는 스피킹 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단순하고 쉽다는 첫 문제조차 말이 꼬이고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서 그런지 1~2번 문제 파트는 fair 떴습니다. (저는 솔직히 limited 뜰 줄 알았습니다;;) 나머지 문제들도 말 많이 더듬고, 말하고 나니 발음이나 문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해서 답변 도중 self-교정하고 그래서 스피킹은 20점 미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후하게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내용만이라도 양호하면 20점 이상은 주나봅니다. (3~4 파트와 5~6파트는 good 나왔습니다... 그런 엉망인 답변이 뭐가 good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피킹은 제가 지금도 자신이 없어서 팁 같은 걸 드릴 입장은 결코 아니만, 제 경험상 답변 준비 시간에 정확한 답변을 준비하지 못했을 지라도 패닉하지 말고 침착하게 할 수 있는 데까지 답변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처럼 중간에 머리 속이 하얘지고 멘붕이 와서 "이번 스피킹 완전 망했네"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도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는 괜찮은 점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오프 더 토픽은 피해야겠지만요...)
4. Writing
마지막으로 라이팅은 통합형, 독립형 모두 good 떴는데 26점 나왔습니다. 둘다 good의 끝자락이었나 봅니다. 라이팅 영역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송원 선생님의 영상 몇 가지를 보면서 준비했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통합형에서는 제가 lecturer의 주장 중 일부 구체적인 예시를 제대로 받아적지 못해서 글 내용을 써나갈 때 약간은 제약이 있었던 것 같고, 독립형에서는 c로 시작하는 key word를 다른 동의어나 유의어로 변형시켜가면서 활용했어야 했는데, 시험장에서는 대체할 만한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그 key word를 명사형, 형용사형 등으로만 바꿔 써서 채점자가 좀 반복적으로 느꼈을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시간이 부족해서 conclusion을 긴 문장 하나로만 마무리했는데, 거기서도 약간의 감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한 단락은 최소 두 문장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by 송원 선생님)
암튼... 이 정도로 제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이 될 IBT 토플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원하려고 하는 대학원은 90점 이상을 요구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토플과 작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긴 후기가 읽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고, 모두들 다음 시험이 마지막 시험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