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으로 탑 대학에 인터뷰도 없이 포닥을 나가는 또 다른 국가대표. 자기를 철저히 감추는 익명의 공간에서 자기와 뜻이 다르다고 상대방의 글을 함부로 비웃는 자세에서 당신의 인간됨은 물론 학문적 깊이의 한 어두운 구석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좋은 곳에서 좋은 학자들과 토론하면서 공부하는 법을 제대로 배웠다면, 나와는 다른 상대방이 지니고 있는 진리치에 대해 함부로 조소하고 부정할 수 없는 것임을 배웠을 터인데. 당신이 누구인지 여기 있는 사람들이야 알 수 없겠지만, 당신만은 알겠지. 타인을 향한 그 어두운 시선이 언젠가 반드시 다른 사람으로부터 당신 자신을 향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마저 국가대표로서 깨닫게 되길.
나에게 옳지 않은 것, 내가 거부하는 어떤 것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내는 것.
누군가는 당신을 그 지점에서부터 읽고 있다는 걸.
4년만에 학과에서 초단기로 졸업하면서 학위 두 개 따고 (합하면 최소 6년 과정임) 이번에 저희 전공 탑대학에 인터뷰도 없이 포닥 나가는 사회과학도입니다. 농담/허풍 많이 보태서 말하면 원글 쓴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사회과학 분야 한국 국가대표 박사과정생" 정도랄까요..? ㅋㅋ 네. 농담이구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도 저렇게 안 하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스스로한테 세워둔 기준이 높은 편이라 저렇게 하는 게 당연하고 안 하면 살아 남지도 못하고 제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없을 줄 알았죠.
그런데 인생을 다르게 한번 생각해보세요. 주위를 잘 둘러보시고, 내 인생을 어린 시절부터 나이 70, 80 먹어서 은퇴하고 난 이후까지 생을 한번 크게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한번 가져보세요.
내 인생에 뭐가 가장 중요한지, 외운 것처럼, 혹은 자동반사처럼 툭 치면 "성공" 하고 쏟아져나오는 그런 대답은 진심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건 거의 주입된 거라 보면 됩니다. 여러분 주변 사람이 여러분한테 지운 짐 같은 겁니다.
결론만 말하면 저 저렇게는 1/10도 못해봤어요.
체력과 외모.. 여기서 한번 웃었습니다.
매일 밤 새시나요? 그럴 정도로 공부가 많다는 건 학교에서 학생에게 부과한 절대량이라기 보다는 본인에게 달린 거라고 여겨집니다.
체력 좋으면 좋은데요, 매일 새벽에 나가서 달리기 안 하고 짐 안나가도 내 소일 거리하면서 학교 걸어다니면서 그냥 체력 걱정 없이 다닙니다. 개인적인 요구를 획일적인 기준인 양 바꿔 말하지 말기로 해요, 우리.
외모. 뭐 동부에 혹은 서부에 한국 사람 진짜 많은 동네 다니시나요? 외모는 그야말로 어중이 떠중이일 때, 본인이 발군의 실력을 내지 못할 때 중요해진다고 봅니다. 정말 잘하는 사람은 외모가 오히려 반전을 일으켜 그 실력이 더 멋있게만 보이게 해요. 제가 너무 천재 스토리를 많이 읽었는지는 몰라도, 아직 저는 그런 허술한 외모에서 터져나오는 번뜩이는 지성이 더 멋져 보입니다.
영어야 뭐 잘 하면 좋은 거니까 뭐라고 안 할께요. 단지 방법은 좀 피식입니다. 원글 쓴 분은 첫줄에 국가대표급 스펙에 뭐 그런 뉘앙스를 풍기지 말았어야 했어요. 저 한국에서 토플, 지알이 가르치다 왔는데 저 말에 완벽한 동의가 어렵습니다. 뭐 개인 생각이므로 패스하죠.
지도교수 연구 다 읽어오라고 했는데, 역시 이것도 하수예요. 지금 졸업하는 마당에 제가 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오히려 교수 신경 쓰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라.. 이겁니다.
읽어내려가면서 정말 개인적으로 100% 공감한 대목은, 궁금한 거 있으면 딴 학생 말고 학교에 직접 물어보라는 거 정도..?
물론 다른 얘기가 다 틀렸다는 아니구요, 그저 개인적인 몫이라는 겁니다. 본인 스타일에 저게 잘 맞을 뿐이라는 거죠.
제가 후배님들한테 해줄 만한 얘기가 있다면,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기회가 오니까 자기가 원하는 거 하고 싶은 거, 남한테 등 떠밀려서도 아니고 남들이 인기 많은 분야라고 하는 거 쫓아가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고 한 분야를 파고 그걸 놓지 않으면 기회가 언젠가는 올 거라는 정도..
물론 그렇게 자신을 믿기까지 많은 회의와 방황, 갈등 이런 것들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어렵겠지만, 쉬운 길은 없다는 것.
어디까지나 학문에 관해서 그렇다는 말. 학자의 길을 가고 싶다면 특히 이론적인 인문/사회 계열에선 이런 것도 필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제 경험에 비추어 그렇다는 거지 누구에게나 들어 맞는 것도 아니예요.
버스 고장났는데 기다린다고 꼭 온다는 보장 없듯, 세파에 흔들리면서 살아가고 취업해서 알콩달콩 사는 게 꿈인 사람한테라면 이런 묵묵함은 되려 장애가 될 수 있겠죠.
지나다가 그냥 오지랖 한번 부렸습니다.
다들 성인인데 저런 매뉴얼 주는 것도 우습고, 그거 맞냐 아니냐를 서로 각자 다르게 생겨먹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얘기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
간만에 꽤 쎈 글이 하나 올라왔군요... 경험적으로 거의 맞는 얘기인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보충하거나 반대하는 게 있나요?
저는 지구상 존재하는 가장 유명한 학교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고 전도 유망하게 공부하고 있는 인문 분야 한국 국가대표 박사과정생. 몇 년 전 미국 처음 갈 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길래 혼자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순수하게 정보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만 보시고, 헛소리하거나 악플 달지 마세요. (아무리 좋은 건설적인 비판도 다 사양)
지금부터 8월까지 당장해야 할 일 세 가지.
논의 전제: 4월부터 8월까지 4-5개월이라는 시간은 절대로 짧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간 그냥 마음 편히 놀라고 한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냥 내가 하는 말 신경쓰지 말고, 그냥 놀아라. 그러나 분명한 건 이 시간이 본인 하기에 따라서 미국에서의 첫 해의 성과를 결정하는 준비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
1. 운동을 시작한다. 아주 열심히. 이유는 두 가지. 첫째 체력, 둘째는 외모. 이 두 가지가 미국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곧 알게 될 것임. 첫학기는 이래저래 정신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 오기 전에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꼭 길러두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운동을 해서 기초적인 체력을 만든다. 체력의 기초를 building up 하는 데는 사람마다 시간이 다르지만 4-5개월 정도이면 base를 잡기에 적당한 시간이다. 이 base만 다져놓으면 체력 향상은 이제 시간의 문제. 운동을 안하는 박사과정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마어마한 신체적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게 될 것.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외모, 특히 몸매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서 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첫해에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에게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미국인은 거의 없다. 그러다보면 어느덧 외로움을 달래고자 한국인 루저 집단에 자연스레 속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마련. 많은 동양인 대학원생들이 수많은 이유로 열등감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외모를 잊으면 안 됨. 이를 위해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음. (미국에 와보라. 한국에서는 영화에서만 볼 법한 미남/미녀에 몸짱 백인/흑인 애들이 완전 널렸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시안을 인종적으로 무시해야 할 이유는 101가지가 넘을 것만 같다. 그러니 한국에서 있는 남자들은 미국 오기 전에 몸짱이 되라. 그러면 미국 애들과 가까워지기가 조금은 더 쉬울 것이다.)
2. 영어에 조금이라도 더 익숙해지는데 돈을 아끼지 말라. 한국에 있으면 자연히 한국어를 많이 쓰게 된다. 어떻게 해서든지금부터 낮 시간의 대부분 동안 자신을 영어에 노출되도록 하라. 당장 말부터 해야 한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물론 스피킹을 연습하는 것은 중요한데, 스피킹만큼이나 제대로 듣는 게 중요하다. 미국인들이 문장을 어떻게 만드는지, 어떤 문장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단어를 쓰고 어떤 구문을 쓰는지, 먼저 많이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걸 따라해야 한다. 처음부터 말부터 하겠다고 스피킹만 하다보면, 정작 미국인들과 미국에서 얘기할 때, 미국인들이 듣기 부담스러운 완전 어색한 영어가 될 확률이 100%다. (미국에 와서 많은 한국인 공대 대학원생들이 영어로 말하고 대화하는 것을 엿들으면, 영어를 기초부터 제대로 하지 않은 막무가내식 스피킹이 얼마나 낯 뜨거운 것인지 알게 될 것) 전공서적을 많이 베껴서 좋은 문장을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미국 티비를 많이 듣고 봐서 말을 하는 법을 먼저 배운다. 그런 다음, 쓰고 말하라. 그러려면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지금부터 4개월동안 영어의 기초를 제대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한 영어 공부는 잊고, 영어의 기초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잘난척하고 프리토킹반에 들어가지 말라. 프리토킹은 네 멋대로 말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잘 고쳐주지도 않는다. broken 영어를 익히고도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는 가장 한심한 방식이 프리토킹이다. 프리토킹에서 하는 얘기들은 미국에 오면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미국식으로 제대로 기초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좋은 교재는 cnn이다. 영어 공유사이트에서 미드 한 시즌을 통째로 다운 받아서 매일 보라. 처음에는 자막을 틀고 (거의 대부분 엉망이기는 하지만), 나중에는 자막 없이 본다. 여기서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미국인들의 어휘, 문장 구성 방식이다. 속도는 2-3개월이면 왠만큼 적응이 된다. 의외로 미국인들의 실제 대화에서 사용되는 어휘의 수준은 toefl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문제는 관용적인 표현과 이디엄이다. 이런 실생활적 언어들은 cnn이나 미드에서만 배울수 있다. 지금부터 한글로 된 신문, 책이나 논문은 읽지 말라. 하루 한 시간 정도는 최근의 자기 분야의 서적에서 introduction이나 conclusion을 필사하는 연습을 해본다. 학문적인 문장을 만드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다. 토플이나 gre에 했던 그런 수준 낮은 글쓰기가 아니라, 문어체를 제대로 구사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러려면 미국학생들도 대학에서 공부해야 하는 라이팅, punctuation 교재를 찾아서 읽는다. 아마존에 가보라.
3. 자기 전공분야의 연구 주제를 확실하게 다져두어라. 이것이야말로, 힘들수밖에 없는 첫 학년에 천금 같은 밑천이 될 것이다. 영어 못한다고 무시당하고, 아시안이라고 따돌림 당해도, 자기 연구 분야에서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으면, 미국 학생들이나 교수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다. 이 지식이 발휘되는 순간이 적어도 한번은 올 것이고, 이 때 당신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미국인들이나 다른 학생들의 자세가 결정된다. 물론 한국의 대학(원) 수준이란 상당히 낮은 편이어서 미국애들이 학부나 석사에서 배운 것들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문사회분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지금부터 독하게 최신 연구자료들을 도서관과 저널 데이타 베이스를 통해서 자기의 연구주제를 철저히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냥 기계적인 작업을 하는 이공대랑 달리 인문사회계열은 자기의 개인적인 공부 여하에 따라서 연구 주제에 대한 성취도가 현격하게 다르다. 그 사람이 어느 정도 공부한 사람인지 한번만 보면 바로 답이 나오는 게 이 분야다. 따라서 나는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지, 이게 왜 중요한지, 최근까지 어떤 연구가 있어왔는지, 그것들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철저하게 자신만의 세계의 기초를 조금씩 "영어로" 만들어 두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로 sop에 썼던 것 같은 막연하거나 일반적인 밑그림만 그리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그런 건 아무에게도 먹히지 않는 무딘 칼날이다.
이게 왜 중요할까? 첫해에는 자기 소개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 사람인지 자신을 제대로 소개해야 한다. 그런데 연습을 안하면 의외로 이런 걸 말하는 게 되게 어렵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연구 비전이 명확하지 않다. 심지어 탑스쿨에 있는 미국인 애들 중에도 (대부분 학부를 마치고 와서 그런지) 바보 같이 흐리멍텅한 애들이 적지 않다. 이럴 때, 자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보이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또 첫해에는 유난히 교수들의 관심을 많이 받기 쉽다. 교수들이랑 얘기하다가 자기 연구 주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최신 자료들에 대한 업데이트가 안되어 있으면 개망신을 당하거나 무시당하기 쉽다. 이런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분야에 대한 준비가 확실하게 되어 있어야 한다.
번외: 지금부터 그 해당 학교의 학교 신문을 온라인으로 매일 읽는다. 해당 지역의 언론사를 한 곳 정해서 반드시 매일 그걸 온라인으로 읽는다. 지역 방송들도 거의 100% 무료로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읽기만 하지 말고, 꼭 자주 시청하라. 그 날씨는 어떤지, 요즘 그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등. craiglist 같은 생활정보 사이트에 가서 그 쪽 지역의 물가나 기타 사항의 동향을 조금씩 익혀둔다. 자연스럽게 감이 잡힐 것.
추천하지 않고 싶은 것: 해당 학교의 한국인 대학원생 모임 홈페이지에 가입해서 활동하거나, 출국자 모임에 나가거나, (최악의 경우) 한인 교회에 연락하는 것. 미국에서 한국인은 득보다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명심하길. 그리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기회를 가급적 만들지 말아야 한다. 어느 경우에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인에게 기대려고 하지 말라. 당장 영어가 부족하다고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한국인에게 도움을 청하면 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기 어렵다. 기억하라, 미국대학의 한국인 모임은 언제나 루저들의 집단이다. 미국에 오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될 것이다.
추천하는 것: 문제가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학과에 직접 연락(전화 이메일)해서 영어로 미국인 직원들, 비서들에게 답을 구하라.
적극 추천하는 것 (보충): poi (장래의 지도교수)와 가급적 자주 연락하라. 미국에서 공부할 때 갖추어야 할 제일 덕목은 "적극성"이다. 먼저 교수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라. 내가 준비된 학생이며 공부할 의지로 넘치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어필하라. 그러나 말만 하지 말고,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라. 답장을 안할 확률이 더 높지만 (재학생들이랑도 메일 답장을 잘 안 한다, 상처 받지 말고 그냥 쭉 보내라. 답장 받고 토론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계속 해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며 스스로 연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임을 어필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메일을 계속 쓰거나 연구 논문을 만들어 보내면, 당신도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건 아주 효과적인 채찍이 된다), 당신을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당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할 확률이 더 높다.
그 지도교수가 쓴 논문과 책은 이 준비기간동안 가급적 다 읽고 소화하라. 분명히 한번은 빛을 톡톡히 보는 때가 올 것이다. 교수의 최근 연구 관심 주제에 대해서 알아 두고 대비해둔다. 이건 아주 중요하다. 자기 연구 주제만 제대로 아는 것보다, 자기 교수의 연구 주제를 함께 알고 있으면, 그 교수와의 친밀함을 형성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미국애들도 입학 하기 전까지는 교수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는다. 귀찮게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연구 주제에 대한 선택을 보다 신중하게 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국애들도 교수랑 메일 주고 받기가 부담스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인 학생은 여러 면에서 입장이 미국인들과 다르다. 앞서 가기 위해서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성의껏 행동해야 한다. 자기가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고, 미국에서의 학업을 예비하고 있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것은 당신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다.
이상.
ps: 한 가지 덧붙임. 해당 학교에 연락해서 이번 여름에 자발적으로 그 학교에서 ESL을 들을 테니 재정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꼭 물어볼 것. 수업 시작 전에 한 두달 미리 그 학교에 가 있으면서 영어도 공부하고 생활해 보면, 8월에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적응하는데 편리할 것. 학과에서 재정지원해줄 수 없다고 해도, 자비를 들여서 ESL 수업을 듣기를 권함. 그럼 비자도 빨리 나오기 때문에 적어도 6월 중에 출국할 수 있음. 그럼 집 문제도 빨리 해결되고, 아무래도 적응기간이 좀 더 생기게 마련.
ps 2: (보충) 미국에 있는 교수들이나 학과 직원들, 미국인 학생들과 연락할 때, 영어를 잘 못한다는 사실에 절대로 위축될 필요 없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당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당신의 영어가 완벽하길 기대하지 않는다. 성의 없이 아무렇게나 써보내면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필요한데도 연락을 안한다면 이거야말로 대참사다. 이런 마인드로는 미국에 와서도 절대로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할 수 없다. 영어는 쓰면서 늘게 되어 있다.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그냥 쓰고 문의해라. 처음에는 좀 못해도 나중에는 다 늘게 되어 있다. 잘 못해도 좋다. 다만 공손하게, 진심을 담아서 써라. 반드시 통한다. (스카이프에서 친구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 한 두번은 "제가 영어가 부족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겸손을 떨어줄 필요가 있지만, 그 이상으로 자꾸 자기를 낮추지 마라. 미국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 중 하나는 자기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행위이다. 당신의 적들이 당신을 깔아뭉갤 구실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