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와 서울과학고 선후배 사이인 '수학 고수' 김서준·박진형·조승연·한아름씨가 최근 『수학의 눈을 찾아라』(랜덤하우스코리아)를 펴냈다. 서울대·KAIST·POSTECH에서 수학 공부에 매달린 이들은 현재 인터넷에서 '수학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 수준을 잘 점검해 기초부터 다진 다음 자기만의 공부법을 찾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들에게 수학 공부법을 들었다.
한아름(24·서울대 화학과 졸)씨도 “수학 교과서는 학년별로 알아야 할 내용을 방정식·함수·평면기하 등 분야별로 나눠 놓았기 때문에 단원 순서대로 공부하면 흐름을 놓치기 쉽다”며 “교과서의 단원 순서(縱)대로 공부를 하되 다른 학년의 연관되는 단원(橫)을 공부하면 좋다”고 말했다. “종횡무진 학습법으로 수학을 공략하라”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 '연관 단원 맵'을 만들면 효과적이다. 서로 연관돼 있는 단원들끼리 화살표로 연결해 한눈에 단원들 간의 연관 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자는 말이다.
가령 이차함수의 그래프(중3 교과서)는 함수(중1)와 일차함수의 그래프(중2), 이차방정식(중3)과 화살표로 연결한다. 이렇게 한 단원씩 화살표로 연결하면 주제별로 커다란 맵이 완성된다.
문제풀이노트에는 문제별로 어떤 문제집의 몇 페이지, 몇 번에 나왔는지 적고 핵심 전략이나 특이 사항을 쓴다. 오답정리노트는 틀린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해 어떤 부분에서 틀리는지 약점을 분석한다. 조승연(24·서울대 전기공학부 4)씨는 “노트 정리가 습관이 되면 논리력과 문제 해결 능력도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단계별로 문제에 접근하자=수학 고수들이 제안한 문제 풀이법은 '루프스카(RUFSCA)'. 문제 읽기(Read), 이해하기(Understand), 수식화하기(Formulate), 해결전략 찾기(Solve), 계산하기(Calculate), 검산하기(Answer)를 거친라는 말이다. 문제를 하나의 큰 덩어리로 보고 풀면 벽에 부딪치기 쉬우므로 단계별로 징검다리를 건너듯 하나씩 이 과정을 밟아 가라는 것.
첫 단계인 '문제 읽기'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은 주어에 동그라미를 치고 문맥이나 문장이 바뀌는 부분에서 슬래시(/) 표시를 해 끊어 읽는 연습을 한다. '이해하기'에선 문제를 한꺼번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과 '요구'를 각각의 문장으로 만든다. 그래프나 그림을 그려 이해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교 수학에선 방정식·부등식·함수 단원은 그래프를 그리는 것만으로 문제의 절반은 풀 수 있다고 한다.
김서준(25·POSTECH 컴퓨터공학과 졸)씨는 “공식과 개념을 아는데도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은 해결전략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이때는 평소 잘 틀리는 문제의 해결전략을 짜 놓은 오답노트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