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에서 유럽까지]_#23_티본 스페이크로 마무리한 피렌체 여행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돌아와서 바로 피티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정확히는 피티 궁전 내부의 팔라티나 미술관을 방문하기 위해서입니다.
본래 메디치 가문의 것이 아니었던 피티 궁전
흔히 피렌체의 유산들은 메디치 가문의 소유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사실 막상 틀린 말도 아닙니다. 다만 피티 궁전은 원래 메디치 가문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메디치 가문과 경쟁 관계였던 피티 가문이 1458년에 건축하였고, 1549년에 메디치 가문에 매각되었습니다. 메디치 가문의 궁으로 쓰였을 뿐만 아니라, 토스카나 대공국, 이탈리아 왕국의 왕궁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나폴레옹 시기에도 이곳이 주요 통치 거점이었다고 합니다.
유명한 작품을 과감하게 생략하기
▲ 방마다 소장품처럼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피티 궁전
현재는 보볼리 정원도 추가되어 박물관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원래부터 박물관으로 쓰였던 공간이 아니다 보니 작품이 연대기적 서술이나 특정한 기획에 따라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집품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고 보는 편이 편할 것입니다. 총 28개의 객실로 나뉘어 주로 라파엘로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방문합니다.그런 유명한 작품들은 관광 가이드를 통해서도 쉽게 살펴볼 수 있으니 여기에서는 제가 주목하며 살펴본 작품을 몇 개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의 죄가 없음을 군중들에게 설득하는 장면
낯익은 그림이어서 멈추었는데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를 심판하는 장면입니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라는 사도신경의 구절처럼 당시 유대인들은 예수를 처벌하기 위해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데려오고, 빌라도는 결국 예수를 십자가형에 처합니다.
▲ 로마부터 16세기의 조각들이 보존된 피티 궁전
르네상스의 보고인 피렌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피티 궁전이다 보니 다양한 시대에 제작된 작품들이 한 자리에 있습니다. 2세기 조각들이 조각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2세기부터16세기 피렌체의 작품들이 순서대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2세기에 제작된 것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조각한 것으로, 그는 명상록을 저술하기도 했던 로마의 오현제 중 한 명입니다.
▲ 천장에 배치된 성화와 벽 전체를 가득채운 그림
성화와 전시물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초입부에 벽면 전체를 두른 그림도 인상 깊었습니다. 메디치 가문이 토스카나 지방과 경쟁하며 그 지위를 확보한 가문이다 보니, 역사적 순간들을 기록한 작품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저는 빠듯하게 두 시간 안에 둘러보았지만 넉넉하게 세 시간을 잡고 둘러보기를 추천합니다.
피렌체 마지막 저녁은 티본 스테이크로
▲ 티본 스테이크, 파스타, 피자. 와인.
오후 여섯 시까지 관람을 마치고 잠시 숙소로 돌아와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피렌체 마지막 저녁으로 티본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1kg짜리를 하나 시키고 파스타와 와인도 주문했습니다. 피자도 시켰는데 사실 살짝 양이 많았습니다. 다 먹지는 못하고 조금 남겼는데, 그것만 빼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사람당 25유로(약 3만원 내외)를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미켈란젤로 광장에 가는 길에 찍은 사진
정말 마지막으로 야경을 감상하며 마무리
항상 그렇듯 야경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배도 부르고 느긋하게 걸어 미켈란젤로 광장에 도착한 다음에 공연도 보면서 편안하게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 미켈렌젤로 광장에서 찍은 야경
맥주나 시원한 마실 것을 챙겨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느긋하게 밤바람을 맞으며 거리를 둘러보는 것이 참 일품입니다. 피렌체를 돌아다니며 젤라또를 먹는 것도 좋습니다. 피렌체에서 처음으로 한국인들과 동행하며 여행했던 곳이라 더욱 각별합니다.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연말에도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밤 11시 정도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면서 다음날 아침 로마로 출발했습니다. 이제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일정인 로마와 바티칸을 시작합니다.
전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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