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구촌 특파원 7기로 활동하고 있는 유비씨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약 20년간 한국에서의 교육 환경과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으며, 이번 교환 생활을 통해 처음으로 혼자서 해외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 외국에 떨어져도 어떻게든 잘 적응할 거라고 자부했던 저도 긴 해외 생활에서의 우울증과 향수병을 겪었니다. 시차로 인해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전처럼 자주 연락하거나 만날 수 없다는 점, 또 다른 공간에서 겪는 고민을 꺼내어 그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싶지 않다는 점이 힘들게 느껴졌고, 전처럼 한식을 매일 먹을 수 없어 어느 시점에는 한국의 음식까지 그리워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지내고 있는 밴쿠버 물가가 비싼 편이다 보니 매번 한식을 사 먹기 쉽지 않습니다.) 해외 생활을 하면서 많은 걱정과 고민거리에 부딪혔으나, 원인을 찾기보단 저만의 해결방법과 대처방식을 찾는 것이 더 편한 해외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라도 유학이나 교환 등 해외에서의 생활에 대한 걱정이 있으신 모든 분과 함께 제가 가진 고민거리를 솔직히 나누고 싶습니다.
1) 언어 능력과 회화 실력의 중요성
해외 생활에서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것은 언어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수학하며 영어 독해나 문법을 열심히 공부하였지만, 실제로 영어로 수업을 듣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문학 수업을 수강하고 있고, 과제로 문학 작품 전체를 영어로 읽어야 하는데요. 수업에서 사용하는 공식적인 언어가 아닌 문학적인 어휘와 표현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영어로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존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모르는 어휘나 표현만을 검색하며, 사전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 문맥을 통해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회화의 경우, 영어로 하는 대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넷플릭스의 해외 드라마 중에서도 '일상 시트콤'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모던 패밀리', '프렌즈', '빅뱅 이론'과 같이 일상 표현을 접하기 쉬운 드라마를 매일같이 보고 정주행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회화 표현에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외국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어휘의 한계를 느꼈고, '모던 패밀리'를 보면서 모르는 표현들을 모두 적은 뒤 이를 실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 문화 차이 (Small Talk, 정체성)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Introverted Person에 가까운데, Small Talk가 만연해 있는 서양권 문화가 가끔은 힘겹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또 영어로 대화하고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제게 영어로 소통하는 저의 모습(사용하는 어휘, 목소리 어조 등등이 한국어를 사용할 때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이 가끔은 다른 사람 같다고 느껴진 적이 있을 만큼 정체성의 문제도 해외 생활 중 빈번히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생활에서 느끼는 문제점의 원인이 '본인과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내가 잘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라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3) 좁은 커뮤니티
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교환학생/유학생 구분 없이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일수록 같은 국적을 지닌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더욱 반갑기 마련이고, 대학 이후 첫 해외 생활을 시작한 만큼 저 역시 같은 학교 한인 학생들 혹은 다른 교환학생들과의 소통이 편했습니다. 초반에는 행사도 많고, 열정이 아직 사그라들기 이전이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과제/시험 시즌이 시작되면, 이전과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며, 늘 함께하던 사람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모든 사람과 마음이 맞으면 참 좋겠지만, 평생 숙제라고 할 수 있는 인간관계는 늘 그렇듯이 고민거리를 안겨줍니다. 매번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서운한 것도, 불편한 것도 생길 수 있으며, 이를 자신의 문제일까 자책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습니다. 쌍방의 관계에 있어서 본인만의 탓으로 관계가 어긋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타지에서의 생활이 외롭겠지만, 본인만의 시간을 확보하여 관계에 대한 고민거리에서 해방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4) 자취st 생활의 부담
20년간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던 저는 의, 식, 주에 대한 고민 자체를 크게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빨래, 청소, 요리 등 모든 것을 직접 신경 쓰고 챙겨야 하는데, 공부와 병행하려고 하니 이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집중하고자 하는 목표에 따라 이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기적으로 식재료를 구매하고 요리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이 힘들었고, 그래서 결국 UBC 대학교의 Meal Plan에 신청하여 학교 식당을 자주 이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청소와 빨래의 경우, 청결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할 일 목록을 정해놓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해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해내야겠다는 집착보다는, 능력과 한계에 맞게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신만의 루틴을 찾는 방법을 추천 드립니다.
5) 교환학생의 목적
특별히 저는 교환학생에 대한 부분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의 일상보다 더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교환 생활인 것 같습니다. 교환 생활에서의 목적의식이 분명하면 좋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을 필요가 없으며, '모든 것을 다 하겠다.'라는 집착을 버리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실제로 모든 것을 다 경험하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혀,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거나 일정을 잡았는데, 이로 인해 무력감이 더욱 자주 찾아 들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교환'도 한국에서의 생활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교환 생활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상 루틴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해내려고 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알찬 교환 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제 막 해외 생활을 처음 시작하셨다면, 반년이라는 시간은 당연히 짧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것조차 못하지?'라고 스스로 자책하지 마시고, 해외에서 지낼 때의 나의 모습은 어떤지 부딪히고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막상 해외 생활을 혼자 시작해보니, 어떤 목적에서든 유학 생활을 하고 있으신 분들은 한국에서의 생활과는 또 다른 고독을 외로이 헤쳐 나가고 계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해외 생활, 교환학생(특히 캐나다 UBC 대학)에 대해 질문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편하게 댓글 달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교환의 추억을 아름답게 장식해줄 캐나다에서의 소중한 순간을 나누며,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