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Lilly입니다:) 오늘은 조금 더 무거운 주제를 갖고 왔어요!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피할 수 없는건 역시나 대인 관계에서의 갈등이겠죠?
아무래도 언어가 완벽히 통하지 않는 이방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의사소통으로 인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무시하는 경우도 있기도 했구요. 단순히 racist인 사람과의 갈등도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 돌이켜보면 힘든 갈등들을 딛고 이겨내면서
멘탈도 튼튼해지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분들, 과거의 갈등으로 힘듦을 겪고 계신 분들,
그리고 다가오는 갈등에 대해 지혜를 얻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번 포스팅에서는 '갈등 해결 방법'을 주제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갈등 유형 1- suite mate와의 갈등 (첫번째 학기)
저는 인천에서 나고 자라고 대학교도 인천에 있기 때문에
기숙사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돌아가면 4학년이 되기 때문에 기숙사에 넣어볼 예정이긴 하지만요.
필리핀 단기 어학연수를 하면서 6주간 한국인 친구들과 3명이서 룸메로 지냈던 것을 제외하면
외국인과 아파트형 기숙사를 쉐어한게 처음 룸메.suite mate를 가진 경험이었는데요.
지난 봄학기는 미국의 2학기이구요. 그래서 1학기인 가을 학기보다 사람이 적은 편이에요.
저는 Lide라는 아파트 형식의 기숙사에 살았어요. 라이드의 구조는 아래 글에서 확인해주세요:)
저도 suite mate도 룸메가 없었던 상황이구요. suite mate는 친구를 데리고 와서 놀거나
전화를 하면서 "이히힣!" "핳!" 이러면서 크게 웃는 경향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제지를 하지 않으니까 더 크게 웃다가
나중에는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소리를 지르는 횟수가 더 많아지고
저녁 늦게 11시, 12시,1시에 그렇게 소리를 내니까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녹음을 해서 RA에게 보냈어요. RA는 기숙사 사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학생들이 맡아서 합니다.
바로 RA 미팅이 잡혔고 그날부터 조용해지길래 문제가 해결되었구나 생각하고
RA미팅 가서도 사과 받고 좋게 끝냈어요.
그런데 RA 미팅을 하고 나서 3일 후에 저녁 시간에 제가 친구를 초대해서 같이 밥을 먹은 날이었어요.
당연히 공용 공간인 주방에서 친구를 초대해도 되는 시간인 "오후 2시~오후 10시 사이"에 먹었구요.
그런데 그 날 저녁부터 다시 시끄럽게 떠들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며칠은 참다가 조용히 해달라고 말도 해봤어요.
정중하고 기분 상하지 않도록 얘기했는데 그대로더라구요.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자니까 폭발해서 "I don't want to hear your voice, but I keep hearing your voice, please be quite."라고 하고 방에 돌아왔어요.
그 날 날이 밝자마자 수업도 듣는 둥 마는둥 하고 나서 Jeff Office (International Affairs Office)에 찾아가서
미팅을 했어요. 미국 사람들이 첫마디로 묻는게 "How are you today?"인데
"Well, actually, I am not doing well."이렇게 말이 나오더라구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제프가 심각해져서는 어떤 일이냐고 물었고
RA 미팅도 했는데 그대로이고 며칠동안 잠도 못 자고 기숙사에서 공부도 못 했다고 말했더니
"Request to Move"를 진행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날부로 신청했는데 housing office에서는 며칠간 답변이 없어서
결국 제프가 하우징에 전화하고 나서야 바로 옮겨줬어요.
원래는 학기가 4주밖에 안 남아서 옮겨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사정 듣고 옮겨주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4주가 남았다고 해도
저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기말고사 준비하는 데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무조건 옮기겠다고 했어요.
이번 갈등은 이렇게 Jeff가 해결해줬구요.
정말 international students affairs office에 제프가 아닌 다른 사람이 담당이었다면
제 교환학생 생활은 1학기만에 끝났거나 2학기를 돌아왔어도 먹구름 낀 얼굴로 다녔을거에요.
다음 활약상은 여름 방학이니 그것도 잘 들어주세요:)
갈등 유형 2- 조별 과제 빌런(첫번째 학기)
한국에서도 여러가지 유형의 팀원들과 조별과제를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들은 수업에서 한 조별과제에서 저희팀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도움도 많이 받고 드리고 으쌰으쌰하는 팀이었기 때문에
조별과제 잔혹사에 대해 완전히 잊고 있었어요.
Racist이다 아니다 라고 확실히 확신할 수는 없고
친구도 잘 모르겠다고 하긴 했지만
제 생각엔 native가 아닌 제가 영어에 약하다는걸 알고
이렇게 행동한 것 같아요.
우선, 조별과제를 같이한 친구를 A,B라고 할게요.
A의 경우에는 제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한 1차 조별과제에서
한식에 대해 발표했는데 자기도 한식 시도해보고 싶다고 스냅챗까지 추가한 친구였어요.
그래서 스케쥴 잡자~ 이렇게 했더니 자기 바쁘다고 나중에 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ok~ see you! 이랬구요.
final 조별과제에서 A,B와 제가 한 팀이 되었는데요.
B는 수업에 자주 빠졌고 A는 조별모임 언제 갖자 이렇게 제안을 하도 안하길래
제가 먼저 조별모임은 언제 갖자, 이 때 괜찮냐고 해서 ok해서 만나기로 했어요.
1차 조별모임 당일, A는 40분을 지각했고 B는 이메일 답장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아요.
2차 조별모임 당일, 모임 3시간 전에 늦지 말라고 이메일을 보냈어요. B는 15분 지각, A는 5분을 지각했구요.
제 앞에서 B가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대답하려하니까 A가 가로채서는 "you are totally fine"이러더라구요.
조별모임이 이렇게 엉망진창이었고 아이디어도 획기적이지 않아서 교수님께서 걱정된다고 메일을 보내셨어요.
교수님께 조별 모임이 이러하다 이렇게 설명을 드렸더니 세명 모두 소환하셨구요.
교수님도 우선 과제에 집중하라고 주제 관련해서 도움을 주셨고 발표를 준비하기로 했어요.
(▲교수님과 나눈 메일 일부)
결과적으로 준비는 완료했고 수업 30분 전에 다같이 만나기로 했는데
수업 30분 전이면 당연히 강의실 앞이겠거니 하고 수업 40분 전부터 기다렸거든요.
근데 안 나타나는 거에요. 이메일을 보냈더니 스타벅스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장소를 안 물어본 제 잘못이다 생각하고 일단 넘겼어요.
근데 발표하기 전에 이미 파트를 나눴거든요.
ppt 페이지별로 얘기를 다 해놨는데
제 파트까지 자기가 준비해와서 발표하는거에요.
(▲파트를 나눈 메일)
발표를 망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우선 쳐다보면서 신호를 줬어요.
그랬더니 멈추고는 "I am sorry, I forgot that it is your part."라고 하더라구요.
발표를 찜찜한 기분으로 마치고는 우선 자리로 돌아갔는데
조별과제 역대급 빌런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국 조별 과제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은 갈등이었기 때문에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갈등 유형 3- workaway host(여름 방학)
여름 방학 동안에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workawayer로서 합법적으로 일하면서
숙박비와 항공비를 모두 아끼려고 했어요. 교환학생 수기에서 workaway.info를 추천하는 글을 보고
결정을 하게 되었던 것이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5월 둘째주~ 6월 말까지 지내다가
결국 한국으로 조기 귀국하고 남은 여름은 집에서 보냈습니다.
가기 전에 Jeff한테 어디로 가고 어떤 일을 하고 급여는 받지 않는 대신에 숙박을 제공받는다 이렇게
대략적으로 보고하고 갔기 때문에 안전하겠지 생각을 했어요. 오산이었습니다. totally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워크어웨이의 단점을 꼽아보자면
1. 호스트가 시키는 일을 하는데에 있어서 거절하기 힘들다.
2. 혼성 dormitory에서 지내야 할 수도 있다.
3. 호스텔을 겸하는 곳은 장기체류자가 있는데 그 사람과 갈등이 있으면 힘들다.
4. 호스트와의 갈등이 있는 경우 협박을 당할 수도 있다.
워크어웨이의 장점은
1. 역시 경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2. 지역 ESL 클래스에 나가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습니다.
3. 주 25시간 정도 일하기 때문에 남는 시간은 자유 시간입니다.
4. 외국인들과 지내면서 영어 실력이 향상됩니다.
호스트의 위협은 결국 Jeff가 도와줘서 무사히 해결했어요.
이것 때문에 한국에서 밤낮으로 우울해하고 친구들이랑 대화하면서 울기도 하고
혼자 방에 틀어박혀서 울기도 했는데요.
미국에 돌아가지 말고 2학기는 휴학할까 생각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Jeff 덕분에 걱정을 덜고 미국으로 무사히 돌아왔구요.
나중에 상처가 좀 나은 후에 제프와 애기를 나눴더니
호스트 자체가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라고 그러더라구요.
고생 많았다고 그러는데 거기서 또 감동 받았어요.
갈등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해드릴 수는 없지만,
workawayer 또는 비슷한 무급 노동자로 일할 계획이 있는 독자분들께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라고 간절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돌아보면 이 갈등 덕에 사람 보는 눈도 키우고
더 조심하게 되었고 고마운 분들도 많고 하루하루 행복하고 감사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래도 겪지 않아도 됐을 일이기도 해서 이렇게 조언을 드립니다.
갈등 유형 4- roommate 갈등 (두번째 학기)
마지막 갈등은 이번 학기 8월 19일부터 9월 9일까지 있었던 일이에요.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jet lag, 시차 적응하느라 기절해서 잤던 열흘을 제외하면
룸메의 티비 소리 때문에 제대로 자본 적이 없는데요.
대마초(마리화나)까지 하는 애라서 새벽에 들어오면 냄새+소리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심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금은 친구인 헤븐과 룸메가 되어서 매일 같이 다니고
저녁도 같이 먹고 얘기도 나누고 노래 듣고 사진 찍고 그러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지만요:)
룸메의 문제는 크게 두가지였어요.
첫째, 새벽 2~3시에 한시간씩 티비를 켜고 이어폰/헤드셋 없이 보는 것.
둘째, 제가 공부하고 있거나 자고 있거나 신경쓰지 않고 문을 쾅쾅 닫고 티비를 보는 것.
티비나 핸드폰 불빛은 안대를 쓰면 다 가려지니까 괜찮아요.
그렇지만 소리는 매일 이어폰을 꽂고 잘 수도 없는 것이고,
이어플러그를 꽂아도 그것을 뚫고 들어오는 소리 수준이었어요.
한 2주 정도 잠을 제대로 못 자니까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더라구요.
이것 때문에 더 예민해져서 모든게 맘에 안 들기도 했구요.
두번째 문제는 제가 off campus dorm에 살고 차가 없어서
셔틀을 타려면 스케쥴에 맞춰야 해요. 30분에 한번씩 있긴 하지만
금요일에는 일찍 끊기기도 하고, 저녁 9시 45분이 마지막이거든요.
그러면 10시부터는 기숙사에서 공부해야 하기도 하고,
가끔은 편하게 기숙사에서 공부하고 싶은 날이 있잖아요.
그래서 제 방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들어와서 맥앤치즈/피자와 같이
냄새가 나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티비를 켜 놓고 보기도 하더라구요.
마치 저라는 사람은 그 공간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거의 투명인간 취급이었어요.
매번 티비를 새벽에 볼 때마다 "can you down the volume?" 이런식으로 물어도
묵묵부답이고 줄일 때까지 반복해서 물어봐야지 그제서야 줄이고 그랬어요.
어느 날부터는 아예 무시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참다가 Jeff와 얘기를 나누고
Request to Move로 결심을 했어요. 이번 학기에는 정말 옮기고 싶지 않았거든요.
짐도 많은데다가 suite mate들이 대체적으로 조용한 편이라 기숙사도 맘에 들었구요.
그런 저조한 상태로 도서관에서 있다가 결국 마지막 bearcat shttle을 타고 기숙사로 돌아갔어요.
오늘도 티비를 켜고 침대에 앉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can you turn off the TV?"이랬더니
"don't talk to me."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화가 너무 나서 그 자리로 bearcat village office로 갔어요.
RA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문 밖에서 혼자 울고 있었더니 RA(학생-사감), head RA(학교 직원)이 왔구요.
다같이 기숙사에 돌아가서 문제를 얘기하라고 해서 넷이 마주보고 얘기하는데 계속 저보고
"She is the problem, she is insane." 이런식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더라구요.
head RA가 "She(룸메) will move out tomorrow, just one night, ladies." 이러면서
중재를 하고 떠났는데 도저히 걔랑 한 공간에 있을 기분이 아니었어요.
엄마와 전화하려고 하는데 거실에서 눈물이 터져나와서
기숙사 밖으로 나갔더니 RA가 발견하고는 울지 말라고 쟤는 멀쩡히 있는데 왜 너만 여기 있냐고 그래서
나를 insulting한 쟤랑 같은 공간에 있을 기분 아니라서 거실에서 머물거나 친구네 기숙사 갈거다. 이랬더니
결국 Coordinator(Head RA보다 높은 직급)가 와서 저는 office에 데려다놓고 기숙사로 들어갔어요.
저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이어폰 꽂고 핸드폰으로 티비 보기로 약속했다. 이제 괜찮으니 들어가라.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마음 진정시키고 일단 들어갔어요.
이 일을 통해서 Carrie, Heaven한테 정말 감동받았어요.
제가 이 세상에 혼자 있는것 같았다고 했더니 Carrie가 자기가 옆에 있었다고,
그런데 내 친구가 힘들어하니까 잠시 혼자 있을 시간을 준거라고 그러더라구요.
헤븐도 괜찮냐고 그러고 그 다음날 아침부터 안부 물으면서
밥 잘 챙겨먹고 이따가 보자고 하더라구요.
헤븐이 제 기숙사로 옮긴건 Jeff 도움이 컸구요.
이렇게 고마운 친구들, 고마운 분들 없었더라면 제 교환학생 생활은 암울했을거에요.
이번 글은 교환학생의 빛과 어둠 중에서 어둠에 해당하는데,
그래도 저는 교환학생을 온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매번 힘든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행복한 일이 더 많으니까요:)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겪은 갈등, 인종 차별 관련해서 나눌 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모두들 아시다시피 슬픔은 나눌수록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되는 법이니까요!
또, 소통하고 싶은 내용이나 공감하는 부분,교환학생 생활이 걱정되는 것 등등 모두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