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글의 일부를 후기게시판에 올렸었는데 게시판 분위기도 있고 해서 옮겼습니다.) 제가 지알이 처음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졌던 매우 기본적인 의문과 기타 정보인데 이제 막 시작하시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저는 직장인이고 동경가야바초에서 11월 30일 보고 시험에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V:690, Q:780)  한번에 끝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왔는데 운이 좋았나봅니다.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시면 느끼시겠지만 이 시험 요구하는게 은근히 많습니다.   1. 직장인 공부 어떻게 여기 직장인 지알러 분들이 경험담을 많이 올리셨네요. 저도 직장인이라 8월부터 공부한답시고 시작은 했었는데 공부에 올인한 시간(그것도 추상적인 느낌이지만)은 한달 반 정도인 것 같네요. 늘 회사일과 병행하는게 쉽지 않아서 제가 좀 일찍퇴근해서 와서 집에서 공부하는 것에도 적지 않게 힘들더라고요. 인간인 한 집에 와서 최소 1-2시간은 휴식을 취해야 하니까요. 그러다, 피곤해서 단어 좀 외우다 잠들고 목표량은 너무 많고 맨날 이거의 반복이었습니다. 직장인은 부족한 공부시간이 가장 불안하실텐데요. 출퇴근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머리를 짜보세요. 저는 전철에서 한지, 기출대전 다 본 것 같습니다. 귀에는 GRE MP3 화일 꼽고요. 단어에 반복노출되면 그 단어를 잊었더라도 다시 복원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차 줄어듭니다. 단어에 대한 뉘앙스도 많이 생기고요. 주말을 반드시 잡으십시오. 저도 이 부분에선 아쉬운 점이 많지만, 제 책상 앞에 포스트잇으로 조그맣게 써놨죠. '주말 하루를 놓치는 것은 평일 3일 놓치는 것이다.' 평일 직장인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일찍 퇴근해서 집에 가서 좀 쉬어도 8-9시부터입니다. 취침을 2-3시에 한다고 해도 맥시멈 5-6시. 왜냐하면 피곤해서 중간에 집중력 떨어지거나 졸거든요. 주말에 최대한 공부하면 10-12시간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한지 처음 외워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아요. 한지 10페이지 표제어+관계 등 구석구석 외우는데 주말 하루정도 가고 한지가 총 235페이지정도, 게다가 각종 기출문제 풀고 거기에 나온 단어까지 섭렵하려면 대강 공부시간이 계산돼서 나올겁니다. 회사에서 점심시간, 또 일이 약간 없다 싶을땐 언제라도 영어공부할 수 있도록 화일 만들어 놓으시고 틈틈히 볼 수 있으면 보세요. 쉽지는 않지만 전혀 안하는 것보단 심적으로 조금이라도 위안이 됩니다. 물론 처음 보는 단어를 모니터만 보면서 외운다는게 게 참 쉽지 않지만 그래도 어쩝니까? 유학결심을 했으면 결심에 책임을 져야겠죠. 2. GRE와 토플의 관계 제가 토플점수만 있고 막 GRE 준비들어갈 때 제일 궁금했던게 내 토플점수가 대강 어느정도인데 같은 ETS에서 주관하는 GRE는 '아무준비안하고' 보면 얼마나 나올까였습니다. 왜 그게 궁금했냐고요? 그야 공부하기 싫어서였죠. 토플 공부 시험안했던 것처럼 지알이도 공부안하고도 성적 나오는 시험이었으면 하는 내심의 기대였죠. 한마디로 아닙니다. 어떤 특정 자격증시험을 준비한다면 거기에 맞는 정해진 교재와 알아야 할 지식이 있듯이 지알이라는 시험도 그런 별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영어 잘하면 둘다 잘볼것 같지만, 제 경험상 GRE는 최소한의 준비가 돼야 가능한 시험이고 그 준비에 영어 기본실력을 아무리 갖췄다고 해도 2-3개월(문제적응+단어암기)은 필요합니다.   참고로 저는 토플 2번 봤지만 최소한의 준비도 안한 상태(문제유형만 훑어보려고 기출 1회정도 풀어보는 것)에서 280 이상 나오고 라이팅은 주제도 건드려보지 않고 5.5, 6.0 받았습니다. 자랑하려고 쓰는게 아니라 GRE는 그렇게 안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이 시험은 단어나 리딩연습을 별도로 '좀 많이' 하셔야 합니다. 후기라는게 생겨서 그나마 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으로 봤다면 좀 난감했을 듯 싶네요. 게다가 GRE 문제들에 주관성이 많이 개입된다는 겁니다. 이점은 시험을 끝내고도 제가 가장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인데요. 어떤 분들이 네이티브들한테 정말 애매한 문제를 앤토나 애널 질문을 해도 걔들도 확신을 가지고 답하지 못하는 걸 보셨다고 했는데, 제가 봐도 일부 문제는 '정교함'이 아니라 엄밀히 말해서 답이 2개가 될 수도 있는 '논란이 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출제자는 당연히 그래도 더 정확한 걸 고르라고 냈겠지만, 그리고 그 말이 맞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논란의 되는' 문제는 정말 둘다 답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듯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단어를 보는 정교함이 부족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름 사전에서 표현하는대로 외우는 타입이 아니라 뉘앙스를 외우는 타입이라서 단어의 감은 어느정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일부 문제들은 정말 문제를 위한 문제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한마디로 출제가 입맛에 맞는 답을 고르라는 건데 이건 정말 후기 아니면 답을 찾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특성을 미리 염두에 두고 공부하시고 최선의 답을 골라야 합니다. 본인관점에서 다른게 최선의 답이라고 해도 답을 외우는 수밖에요.. 3. 후기의 의미 후기라는게 전 뭐고 어떻게 봐야 하는지 이곳 게시판에 써도 검색해보라고 쿠사리받았던 적이 있어서요. 후기보는 법은 시험 보름 남긴 11월 중순에야 알았습니다. 후기가 대충 먼저 시험본 사람들이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것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게 어떻게 작성되고 또 언제껄 봐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후기는 거대한 기출문제집합이고, 이게 일종의 패턴(1년 및 6개월 전후. 다른 문제가 섞이기도 합니다만..)을 가지고 변화한다는거, 그리고 셋이라는 게 한달 단위로 바뀌되 6개월마다 동일한 셋으로 교체된다는 거, 최근에야 알게 됐죠. 시험 끝내신 분들은 너무 익숙한 개념이라 제가 당연한 거 얘기하는 것처럼 들리시겠지만 불과 열흘전에도 저는 잘 몰랐기 때문에 이 말을 씁니다. 저는 후기를 일본에 도착한 날, 즉 시험 이틀전부터 봤습니다. 미리 봐야 머리에 잘 안남고 계속 업데이트되는 과정에서 답안이 수정되는 경우도 많아서 버전관리상 그랬죠. 근데 이게 좋은 방법만은 아닙니다. 후기도 분량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려면 최소 1주일의 시간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변종이 많아 후기를 답만 외워서는 안되고 답만 외워지지도 않기 때문에 먼저 시험 본 분들이 올려놓은 걸 보고 후기의 행간을 읽어 문제를 유추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문제를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놓기 때문에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좀 읽어보면 동일한 문제를 긴장 탓에 다르게 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매쓰같은 후기는 모두 한번씩 풀어보고 가셔야 합니다. 숫자변형되고 살짜꿍 주어 바꿔주면 외워간 답안은 쓰레기가 됩니다. 원리를 파악하고 응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고요. 4. 시험보는 방법 또 후기얘기를 안할 수 없군요. 후기를 타려면 이곳 게시판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초반 3-5문제는 '반드시' 맞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기없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꼴이 됩니다. 그럼 한마디로 완전한 실력으로 봐야 한다는 건데 그럼 일본까지 와서 용쓰는 의미가 없어지겠죠.. 물론 실력이 워낙 출중한 분들은 다른 얘기일 수 있겠지만요. 참고로 지알이는 미국애들도 단어와 리딩은 어느정도 준비하고 보는 시험입니다. 여담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라이팅을 제외한 모든 시험이 다시 후기없는 PBT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TS는 난이도에 따른 과학적인 평가를 명분으로 제시하지만 이건 시험출제의 원리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많은 지알러들에겐 말도 안되는 얘깁니다. 한마디로 지들이 편하자고 문제풀과 변종을 모아서 장사하는 거죠. 초반 몇문제로 물론 후기를 탈때 얘기지만 점수의 상당부분이 좌우되는 게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암튼, 시험을 잘 보시려면 아무리 많이 외워서 답이 그냥 보인다 하더라도 문제당 1분정도를 쓰시더라도 반드시 맞춰야 합니다. 저는 '앨리스' 안될려고 답을 2-3초 내에 찾은 버벌 문제들도 모두 30초 이상 확인하고 또 확인한 후 풀었습니다. 어차피 후기로 한거 하려면 확실히 해야겠죠. 5. 마음의 자세 시험당일 가야바초에서 시험보려고 대기중인데 오전 시험 마친 한국여자분이 대기중인 다른 한국여자분에게 친절하게 조언해주시더라고요. 대강 내용왈 '후기에서 하나도 안나왔고, 매쓰도 정말 어려웠다는..'시험 30분정도 남겨놓은 상태에 그런 말 들으니 되게 긴장되면서 정신이 약간 몽롱~. 그래도, 마음을 부여잡았죠. '그래도 최선을 다하리라.' 끝까지 2시간정도 정신 놓지 않는 자세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지알이 시험이 몇번의 고비를 줍니다. 우선 라이팅할때 많이 연습하지 않았을 경우(저같은 경우) 처음에 생각이 맴돌아 시간 wasting이 반드시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고 할말만이라도 쓰고 나가자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쓰세요. 이깟 시험때문에 더 힘들게 준비한 SOP, GPA 등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한다는 마음가짐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6. 기타 정보 (동경 가야바초) 이왕 일본까지 오셨다면 직장에 휴가를 내셨을텐데 내시는 김에 좀 여유있게 내서 시험 2일이나 3일전에 오세요. 전날은 좀 많이 촉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날은 아무리 시험이 오후라도 공부량이 별로 없거든요. 저는 2일전에 왔는데 그래도 많이 촉박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사카로 가시는데 저는 그곳은 가보지 않았고 이곳도 초행이라 어느곳이 좋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고, 항공료나 제반 시험장 찾아가기 등 제반여건이 오사카가 낫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근데 전 가야바초 참 좋네요. 펄호텔이라는 곳이 시험장에서 제일 가깝다고 많은 분들이 거기 묶으시나 봅니다. 근데 시설에 대한 평이 제각각이라..저는 일본에 오자마자 쳐박혀서 공부만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약간 떨어져있더라도 약간이라도 넓은 방, 책상 큰 방을 갖춘 호텔을 찾았습니다. 우연히 유니버스 니혼바시 호텔 객실사진을 네이버 검색하다 찾았는데 싱글인데도 좀 널찍해보이더군요. 갈등 끝에 그냥 가야바초로 했는데(당시에는 오사카 자리도 없었고요) 이곳 정말 최적입니다. 일단 방이 사진보다 작아서 낚이기는 했으나 인터넷 빵빵히 되고, 직원들 절라 친절하고 (어디나 그렇겠죠?) 무엇보다 찾아오기 편합니다. 어떤 분들은 가야바초가 공항에서 가기 불편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하네다공항에서 전철 한번 같아타고 40분만에(공항 입국수속 시간 제외) 호텔에 떨어졌습니다. 제가 이 호텔을 선택한 또다른 이유는 (꼭 광고하는 것 같네요 ^^) 가야바초역 바로 앞이라 헤메지 않고도 찾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때문이었죠. 제가 상당한 길치거든요. 또, 주변에 편의점 다 있고, 간혹 후기 출력할 일이 생기는데 (전 모니터로 보다가 시험 하루전, 어제 출력했음) 출력만 전문으로 하는 FEDEX KINKO도 걸어서 3분거리에 있습니다. 시험장까지도 남자 평균걸음으로 10분이더군요. 테이블도 비교적 길어서 노트북, 공부자료 놓고 보기에 괜찮은 것 같네요. 저는 워낙 쳐박혀서 공부하느라고 문밖에 'DO NOT DISTURBE' 걸어놨더니 시험전날 프론트에서 전화오더군요. '청소안해드려 될까요?'..그래서, 다음날 하죠. 그랬죠. 공부하는데 좀 방해될까봐 그랬습니다. ^^ 근데, 청소하는 직원이 좀 놀랐을 거에요. 지금 제방을 보면 사방에 깔려있는 수많은 자료와 펜들, 전선이 복잡한 노트북에, 테이블 넓게 쓰려고 원래 배열돼 있던 전화기, 호텔안내책자, 각종 물품 다 한쪽으로 밀어놨거든요. ^^ 암튼, 이 게시판에는 주로 오사카로 가신분들이 많이 계셔서 그 이외의 지역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고 망설여지게 하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알이 공부하는 과정에는 이게 정말 귀찮고 빨리 통과하고 싶은 시험이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나중에 정작 유학가서 치러내야 할 수많은 더 어려운 시험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하셔서 다들 좋은 성적,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