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 를 준비하려고 이제 막 기웃기웃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곳 게시판도 낯설어서 적응을 못하다가, 기대없이 남긴 덧글에 정말 약속대로 자료도 보내주시는 분들을 경험하고 감사한 마음도 들도, 또 저처럼 문과체질이라서 GRE Math에 대해서 울렁증을 느끼고 계실 분들에게 생초보의 입장에서 정보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네요. ^^
제가 제 블로그에 '수학 울렁증 소녀(?)의 GRE Math 두드리기'라는 제목으로 처음에 GRE에 Math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의 패닉과 실제 GRE Math 문제를 몇가지 풀어보고 난 뒤의 감상(?)등을 올린 글을 이 곳에도 올려보려고 합니다.
이과분이시거나 수학에 자신있으신 분들은 패스하셔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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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 시험을 준비하면서 사실 가장 겁이 났던 분야는 남들은 하루라는 시간도 아까워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수리영역'이었다. (‘GRE Math를 어떻게 준비하면 되나요’라는 초보의 질문에 ‘그냥 중학교 수학책 한번만 풀어보세요.’라고 답변한 것을 보고 살짝 위화감을 느끼기도 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시험 성적을 보니 아무리 언어 능력 점수가 낮은 사람이라도 수리 영역 점수는 대부분 800점 만점인 것도 몇몇(?) 분야에서(예: 수학) 대한민국 보통 이하인 나를 기죽게 했다.) 전형적인 문과체질이라고 어려서부터 주입을 받았던 나는 스스로 ‘나는 수학을 못한다.’라는 심플하면서도 서글픈 수학적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학생분들중에 이과계통인 분들이 항상 하시는 이야기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영어는 아예 손을 뗐구요.’라는 말을 절절히 이해하기 시작한 것도 GRE 수리영역을 접하면서부터다. ‘아무리 그래도~ 그냥 과장을 하는 거겠지....’라며 속으로 잘 믿지 못했는데, 이 말을 영어에서 수학으로 치환해보니 딱 나의 경우였던 것이다. 얼마나 무식해졌는지, 가끔가다 인터넷 카페에 가입을 하려면 보안을 위해서 큰 수, 작은 수를 맞추거나 간단한 덧셈 뺄셈을 해야 할 때가 있었는데, 큰 수, 작은 수 문제는 별 문제가 없다가(자랑이당.. ㅋ) 덧셈이나 뺄셈을 할 때는 튕김을 당할 때까지 있었다. T.T 나,나이 탓이겠죠.. ㅋ
하지만 '공포는 모르는 것에서 생기는 법', 즉 잘 알고 나면 세상에는 그리 어려운 것은 없다고도 믿는 나이기에 우선은 GRE MATH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아~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 별거 아니었다.
대학원이라고 하니, 나는 우리 나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수리영역보다도 어려울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래서 함수, 미분 적분, 아아~ 로그 하면서 머리를 쥐어뜯다가 이 시험에는 그런 고등수학(?)은 아예 존재하지조차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Simply,
Arithmatic (말그대로 산수) - 모든 문제의 약 1/3 분량 출제
Algebra (대수) - 1/6
Geometry (기하학 즉, 평면 도형가지고 노는 것) - 1/3
Graphs (도표 보는 문제) - 1/6
이것이 다 였다.
물론 평면 도형등도 어렵게 나가려면 어렵게 나갈 수도 있겠지만, 결론은 '두려워할 것은 전혀 없다'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살인적인(!) 공교육을 견뎌낸 사람이라면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서 이미 나온 문제 유형을 풀어보면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었다. 단, 우리는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로 수학을 배우지 않았으니 수학에서 쓰이는 영어 용어만 익히면 될 일이었다.
그래도 이것은 수학을 매우 잘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일, 수학을 10년간 푹 놓아버린 내가, 아직 푹 안심을 하기에는 일렀다.
그래서 오늘부터 나는 매일 수학 기출 문제를 풀고, 영어로 된 수학 용어를 정리하기로 했다. 혼자 하면 재미없으니 내 블로그에 GRE Math 방을 만들어서 내 하루 하루 공부량도 상세하게 올리기로 했다.
만약 당신이 나처럼 문과라서 '수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울렁증이 생긴다거나, 수학은 잘하지만 영어로 된 수학 용어를 빨리 외우고 싶다면.. 내가 앞으로 써내려갈 GRE Math 일기가 그런 당신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첫째날..
모처럼 낸 용기에 찬 물을 붓기 싫어서 GRE Math 문제 중에 글로 된 문제(그나마 숫자보다는 글자가 보여야 울렁증이 덜하다. 이런 '이야기 형태'의 문제가 전체의 1/4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중 2개를 골라보았다.
(문제들은 Kaplan의 GRE Exam, Math Workbook, 7th Edition 수록 문제들입니다.)
문제 1.
Pipe A can fill a tank in 3 hours. If Pipe B can fill the same tank in 2 hours, how many minutes will it take both pipes to fill 2/3 of the tank?
A 파이프는 탱크를 3시간만에 채우고, B 파이프는 같은 탱크를 2시간 만에 채우면 두 파이프가 탱크의 2/3 를 채우기 위해서는 몇 분이 걸리나?
* 참 이과인 내 친구 도미니끄(컴퓨터 프로그래머)와 함께 풀었다. 그와 나의 문제 접근법(?)을 비교하면 문과적인 접근와 이과적인 접근의 차이점도 함께 할 수 있을 터...
보리 : 오랜만에 수학문제를 풀려니 머리가 뱅글뱅글, 그래도 어쨋든 풀어야 했으니. 나는 이 문제를 정말 파이프와 탱크 그리고 물(내 맘대로)의 관계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스토리 텔링을 사랑하는 ^^) 그래서 임의대로 탱크가 150 L 짜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Pipe A 는 1시간에 50 L 를 들이붓고, Pipe B는 1시간에 75 L를 들이붓는다는 결론. 자자, 그러면 1시간에 둘이 들이붓는 물의 양이 125 L. 중요한 건 우리는 2/3 을 들이붓는 시간을 알고 싶은 것, 2/3은 100L 니까 60(분):125=x:100 으로 계산해서 48분 나옴. 험난했다. 그런데 나는 이 문제를 풀고 이상한 자신감도 얻었음. 아무렇게나 우선 풀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되는구나.
도미니끄 : 그의 로직은 간단. Pipe A는 1시간에 1/3 을 채우고 Pipe B는 1시간에 1/2를 채우니 1시간에 그 둘은 함께 탱크의 5/6(1/3+1/2)을 채운다. 그렇다면 1/6을 채우는데는 12분이 필요하니, 2/3(4/6)을 채우려면 그 시간의 4배인 48분이 필요하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파이프의 물을 150 L 라고 상상했던 내가 살짝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그는 나같은 상상력(물을 150L라고 하는등의 쓸데없는 짓 T.T) 이 수학천재들이 갖고 있는 특징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로 나를 위로했다. 그러면서 '왜 나는 이렇게 기계적인거야?' 이렇게 툴툴거리는 척도 해 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자신감 상승. 다음 문제로.....
문제 2.
Bob and Alice can finish a job together in 3 hours. If Bob can do the job by himself in 5 hours, what percentage of the job does Alice do?
밥과 앨리스는 같이 일하면 3시간 안에 일을 끝마칠 수 있다. 밥이 혼자서 일할 때 5시간이 걸린다면 앨리스는 몇 %의 일을 하고 있는 셈인가?
보리 : 역시 같은 유형의 문제가 말만 바꾸어서 나오지만, 나는 여전히 상상력(켁 ㅋ)의 함정에 걸려서 또 다시 그들에게 원피스를 150벌 만드는 임의의 일(아~ 왜 문제에는 어떤 일인지 안 나와 있는 거야? 이런 덤앤더머 같은 생각을 하면서...)을 주고 말았다. 또 다시 힘겨운 노가다. 그러니까 밥은 1시간에 옷을 30벌 만드는 거고, 앨리스랑 같이 일하면 1 시간에 50벌 만드는 거니까, 앨리스가 나머지 20벌 만드는 거네. 이러면서 40%라는 정답을 내긴 냈다.
도미니끄 : 그도 역시 그의 방식대로 풀었다. 밥이 5시간에 일을 마치면 3시간이면 60% 를 마치는 거니, 나머지 40%는 앨리스가 할 터.
아~ 이번에도 도미니끄는 나에게 내가 문제를 푼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고, 또 내가 다시 150벌 운운하자 이번에는 못 참고 웃음을 터뜨렸음. 그러다가 수습했음. 하지만 나에게 '상상력의 천재'니 이런 흰소리는 더이상 하지 않음. 그도 어지간히 답답했을 것이고 더 이상의 립서비스도 피곤했겠지... T.T
이렇게 두 가지 문제를 마쳤다.
총평 : 이게 나름 'Word Problems (글로 된 문제)'의 'Advanced' 에 속해 있는 문제라 하니, 우리나라 평균을 웃도는 똑똑한 언니 오빠들은 정말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만약 나처럼 평균에서 살짝 떨어진다고 생각이 든다면, 문제 유형을 알아놓고 어떤 접근방법이 가장 시간을 절약하는지 살짝 연습만 해 놓으면 될 것 같다.
* 붙여 놓고 보니, 블로그에 쓴 글이라서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들어갔네요. 그런 것은 이해해주세요~ 다시 한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쓴 댓글에도 꼼꼼히 자료 챙겨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