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 비법노트 게시판에 올라온 후덜덜한 점수들에 비하면 그렇게 썩 자랑할만한 점수는 아니기에 Q&A 게시판에다가 남깁니다... 그러면 며칠 뒤에 조용히 다음 페이지로 사라져버리겠죠...ㅋㅋㅋ 물론 "시험 후기"로 검색하시는 분들은 금방 찾으시겠지만...
GRE 공부하면서 고해커스 커뮤니티에서 나름 도움도 많이 받고 특히 저와 비슷한 입장이신 이 분
https://gohackers.com/?c=gre_gmat/gre_info/greknowhow&uid=419153
을 목표로 삼으면서 공부하니 기운도 나고 동기부여도 잘 되더라구요...ㅎㅎ 그래서 제 케이스도 혹시 다른 어느 분께 레퍼런스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후기 정리해서 남겨봅니다.
;--------------------- Official Scores 나오기 전 ---------------------
Writing the aftermath while it's still fresh in my brain...
Unofficial Scores : 156 / 170 / AW - ???
160 을 노렸지만, 그냥 156 으로 만족할려고 합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까 미니멈 커트라인 Screening 이 있는 곳들은 대부분 70% Percentile 인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Writing 점수가 혹시라도 잘 나오면 어느정도 Compensation 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우선 백그라운드부터...
다른 사람이 이러이러한 환경에서 이 정도 점수를 받았으면 나는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라는 기준선을 삼을만한 정보가 있으면 그 사람을 목표로 삼으면 은근 motivation 도 되고, 저 자신의 한계, 또는 제 능력으로 가능한 대략적인 maximum 점수 등을 가늠해보는 데 좋더라구요.
일단 저는 토플부터 먼저 쳤습니다.
106 점으로 마치고, 한 달 정도 공부했습니다. 초등학생 때 잠깐 미국에서 살았던 거랑, 평소에 매일매일 출근하면서 영어라디오 듣고, 영어권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채팅하고, Reading 은 매일매일 업무의 일환으로 영어 문서들을 읽고, 가끔 reddit 같은 곳에 취미와 연관된 커뮤니티에서 장문의 글이나 덧글을 썼었던 생활습관 덕에 토플은 인강 들으면서 비교적 빠르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영어 백그라운드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한 GRE는... 다르더군요. 악마 같은 시험이었습니다. -_ㅠ 단어 몇 천개를 외우는 게 정말이지 고역이더군요... 게다가 지문도 무슨 햄릿이나, 유리알 유희같이 난해한 책에 나올것 같은 괴상한 지문들이 나와서 어느 정도 더듬더듬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는 데까지 한두달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사실 GRE 를 8년 전에 (어차피 가지도 않을 ㅠㅠ)유학을 준비한답시고 이미 한 번 친 경험이 있는데, 그 때는 후기 타는 게 있어서... 8년 후에 돌아와서 이번에도 그냥 1달 정도만 대~충 공부하고 후기 타야지! 캬캬캬~ 하고 막 가벼운 마음으로 건방떨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GRE 가 New GRE 로 바뀌고 후기를 타는 개념 자체가 없어지다니...! 한참을 커뮤니티를 뒤져보고선 내린 결론은 "그냥 정공법으로 정면돌파해야겠다." 였습니다. 1달만 공부한다고 마음먹은 게 갑자기 몇 개월로 늘어나니 온몸에 힘이 쭉 빠지더군요...-_ㅠ
공부하는 데 쓸 수 있는 시간은 사실 그렇게 넉넉하진 않았습니다. 직장인이었는데 업무시간에 공부하는 건 허용이 안됐기 때문에 거의 퇴근하고나서나 주말에만 공부해야됐습니다. 퇴근하고나서 잠자기 직전까지는 거의 매일매일 3~4 시간씩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자기 직전까지 풀로 달리면 6 시간은 확보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저녁도 먹어야되고 와이프랑 집안일 케어하는데도 신경을 써야되니 평일은 공부 시간은 좀 불규칙적이었고 그래도 주말에나마 좀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의지가 약해서인지 첫 달은 약간 게을르게 수영도 열심히 다니고 주말에는 영화나 외식 같은 것도 하면서 하다가... 둘째 달은 그런 걸 하나둘씩 줄이다가, 마지막 달은 시간낭비하는 걸 아예 근절하고자 그냥 시험날짜를 막무가내로 Fix 해버리고 뭔가 쫓기는 기분으로 스트레스 팍팍 받으면서 수영도 아예 끊고 공부에 올인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할 마음이 잘 안 잡히시는 분은 이 방법 한 번 꼭 써보세요... 시험날짜가 다가오는 게 피부로 느껴지면 공부하기 싫어도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면서 알아서 공부하게 됩니다...ㅎㅎㅎ
나이는 30대 중반이라 그런지 머리도 예전만큼 쌩쌩하진 않은 것 같았고...
이런 환경과 백그라운드에서 시험 치기까지 한 3달 정도 공부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첫번째 시험에서 그래도 어느정도 원했던 점수가 나왔네요.
각 분야별 공부방식은...
[ Verbal ]
단어만 거의 한 달을 외웠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막막해서 막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이분이 쓰신 글을 보고
https://gohackers.com/?m=bbs&bid=greknowhow&uid=417487
저도 자신감 떨어진 상태에서 문제 풀기는 싫어서 한 달 내내 단어만 외웠던 것 같습니다. 단어 외울 때 2개만 집중적으로 외웠습니다.
- 거만어
- Magoosh Flash Cards
사실 처음에는 해커스에서 Voca 클래스 아침반을 끊었는데, 6시에 일어나는 게 정말 힘들더라구요... 주차도 쉽지도 않고. 그래서 딱 1시간만 듣고, 거만어 책만 구입하고 강의를 환불하면서 조금 손해보긴 했지만 바로 취소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기억에 확실히 각인된 것은 수업 때 선생님이 틀어주신 동영상에서 "I absolve you~ I absolve you~" 하던 동영상이었는데, 그건 진짜 끝까지 머릿속에 남아있더군요... absolve... 면죄... 아침형 인간인데 Voca 를 약간 Spoonfeed 받고 싶으신 분들은 Voca 아침반 들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단, 거만어를 기반으로 수업하시긴 하지만, 1시간밖에 안되기 때문에 수업에서 커버하는 단어는 20% 정도? 라는 점...
취소하고나서 그 이후 단어는 그냥 퇴근하고나서, 글고 주말이랑 운전할 때 꾸준히 외웠습니다. 처음에는 거만어만 죽어라고 팠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운전할 때 1~2시간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래서 신호등 같은 데서 기다릴 때 Magoosh Flash Card 를 휙휙 넘기면서 몇 개 단어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운전할 때는 기억해놓은 그 단어들을 계속 머릿속으로 복기하다가 다시 신호등 걸리면 새로운 단어 학습... 무한반복했습니다. Magoosh 는 그렇게 해서 한 5번 돌린 것 같네요. 물론 거만어에도 대부분 있는 단어들이긴 하지만, 2개의 단어집 가지고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고 그러면 더 잘 외워지더군요... 그래서 단어집은 외우실 때 꼭 2개 이상으로 해서 외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참 Magoosh 는 딱 Advanced I 까지만 공부했습니다. Advanced II 부터는 정말 괴상한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구요...(schadenfreude...? 진심...??? -_-) 머리가 점점 퇴화하고 있어서 그런지 거만어는 읽어도 읽어도 계속 까먹더라구요...ㅠ 시험 치기까지 대략 4회독 한 것 같은데, 80% 정도만 머릿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문제는 풀리긴 풀리더군요.
TC/SE 에서 모르는 단어가 등장하는 경우도 꽤 있었는데, 그럴 때는 process of elimination 으로 아닌 것들을 제거하니까 딱 한 개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 문제는 찍을 수밖에 없는 문제가 나왔던 듯... 그런 문제들까지 다 맞을려면 단어를 5000 개 이상 커버할 수 있게 단어책을 2권 이상 봐야 다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어 외울 때는 약간 카테고라이징해서 외웠습니다. 한번에 외워지는 단어/1~2번 더 봐야 외워지는 놈/4번 이상 봐도 잘 안 외워지는 놈. 이렇게 하고 잘 안 외워지는 것들은 좀더 반복적으로 많이 보니 좀더 잘 외워진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뇌가 끝까지 안 받아주는 단어들이 있더라구요. 예를 들어 'plaintive'는 뭔가 느낌상 'plain' 할 것 같아서 단조롭거나 일상적이거나 평범할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는 '애처로운' 이란 뜻입니다. 이런 단어를 뭔가 뇌에서 이미 각인된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쉽게 안 받아들여지더군요...ㅠ 연상법이나 등등 각자 자기만의 방식을 이용해서 그런 단어들을 처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드럽게 안 외워지는 단어들은 예문으로 외워보고, 그래도 안 외워지면 동의어랑 같이 묶어서 외워보고 그래도 안되면 반대로 뜻을 보여주고 단어를 기억해내는 방법으로 거꾸로도 외워보고 하다보면 그 중 하나로는 외워지더군요... ㅎㅎ
그리고 앞에 언급했지만 출근하실 때 운전하시면 신호등에서 FlashCard 외우는 게 아니더라도 꼭 출근(운전)시간을 잘 활용하세요.
시중에 파는 단어집에 어원 같은 거 설명해주는 MP3 같은 것도 딸려있는 단어집도 있다고하니 그런 것도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달을 단어만 보다가 슬슬 ETS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는데... 거만어 1회독밖에 안 한 상태라 외운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날라가서 SE 나 TC 할 때도 거의 사전 찾아보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두룩하게 틀리더라구요... RC 은 말할 것도 없었구요. RC 를 TOEFL 식으로 접근했는데, 한 번 호되게 당하고나서 그러면 안되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RC 는 그냥 무조건 어려운 지문이라도 빨리, 편하게,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독해력을 기르는 게 핵심이더라구요. 그냥 편법으로 문제만 보고 지문 대충 쓰윽 보고 풀 수 있는 건 토플까지만 가능했었나 봅니다. 그래도 일주일, 2주일, 3주일 정도 지나면서 문제를 계속 풀다보니 문제 출제자가 무슨 답을 원하는지 서서히 보이더라구요. 일단 SE 나 TC 는 진짜 조그만 단어나 문장 연결부분에서 느껴지는 매우 미묘한 느낌을 중요시하는 것 같았고, 그것만 파악하니 SE 나 TC 는 어느정도 감이 잡혔습니다. RC 는... 그냥 계속 읽고 또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읽는 게 편해질 때까지... 확실히 많이 읽으니까 속도가 조금씩 늘고 햄릿같은 것도 느리지만 조금씩 읽히기 시작하더라구요. 문제 푸는 것도 뭐랄까 지문을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문제에서 질문한 것에 대한 '제일 그럴싸한 답'을 찾으면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Verbal 을 썩 잘 치진 못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기가 좀 그러네요...
아무튼 이렇게 Verbal 은 단어 한달, 문제집 2달 정도 공부한 것 같습니다. 문제집은 ETS 에서 제공하는 문제집 딱 2권만 풀었습니다. Manhattan 이나 Barron 도 사서 풀까 고민했었는데, RC 문제들이 너무 억지스럽다는 평들이 좀 보여서 그냥 최대한 ETS 문제집 푸는 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문제집만 2번 풀고, 부족한 RC 는 중국 kmf 사이트에 있는 지문들을 문제는 안 풀고(몇 개 풀어보니 문제가 좀 억지스럽고 구리다는 느낌을 받아서...-_-) 지문들만 드립다 많이 봤습니다. SE/TC 는 kmf 에 있는 것들도 꽤 풀었었는데, 실제 시험에 나오는 것보다 쉬운 느낌이더라구요... 그 외에 Official GMAT 2016 을 인터넷에서 뒤져서 다운받아서 RC 랑 CR 부분만 조금씩 풀었는데, 저만 그런진 모르겠지만 GMAT 문제집에 있는 문제들을 GRE보다 훨씬 쉬운 느낌이었습니다. 지문들도 술술 읽히고 -_-;; GRE 는 진짜 악마의 시험...ㅠ
근데 뭐랄까 시험을 치고나서 느낀 점은 ETS 만 가지고는 좀 부족한 것 같더군요. 문제는 구리더라도 Magoosh 나 Kaplan 이나 Barron 이나 Manhattan 중에 2개 정도는 더 붙잡고 풀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니면 단과 학원을 1달이라도 다녀서 기출문제집이라도 사올걸... 하고 후회되더라구요. 기출문제집만 죽어라고 풀었어도 160은 찍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물론 ETS 만 가지고도 160 점이 넘는 분들도 있으시지만, 아무래도 제 능력으로는 150대 중반이 한계였던 듯...ㅠ
아참 그리고 시험 치기 바로 전날에 ETS PowerPrep 2회를 풀었는데, 1회는 151 이었고 2회는 157 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PowerPrep 2번째가 거의 실제 시험의 점수를 무당처럼 맞추고, 제 경우에도 그러했습니다. 근데 저 같은 경우에는... 2회가 너무 어려워서 그런지 첫번째 Verbal 은 반타작도 못하고, 그래서 2세트는 쉬운 세트가 나왔는데 그래서 2세트는 거의 다 맞춰서 157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제 시험에서도 2세트가 상대적으로 쉬운 느낌이었던 걸 생각하면 실제 시험에서도 1세트는 개망진창으로 푼 게 아닐까하는 추측입니다... -_-;; 휴...
버벌은 진짜 3개월간 몸과 마음이 너무 고생해서 쓸 얘기가 많았네요...ㅠㅠ 그 다음으로 퀀트...
[ Quantitative ]
졸업한지 8년이 넘은데다 수학이랑 거의 담을 쌓고 지내다보니... 공통수학부터 다시 봐야되나? 하고 고민하고 있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ETS 책 2개 사버리고, Practice Test 에 있는 문제들을 쓰윽,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풀지 않고 스윽 보기만 했는데... 이게 웬걸? 아무런 공부를 안 한 상태에서도 꽤 풀만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퀀트는 단기간 안에 빠르게 끝내보자고 마음을 먹게 됩니다. 딱 3일 정도 잡아서 토요일에 ETS Quant 얇은 책 개념 파트만 빠르게 스윽 읽고, 일요일은 두꺼운 책이랑 얇은 책에 있는 퀀트 문제 모조리 다 풀고, 월요일에는 혹시 시험에 나오는데 모를법한 용어 정리랑 까먹을 것 같은 Interest 공식이나 표준편차 공식(이런 암기식 공식들은 꼭 외우세요. 한두 문제 나올 수 있습니다...) 등을 노트 4장에 빽빽하게 정리한 다음에 퀀트는 그냥 덮어버렸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가지 다행인 건 머리가 썪어가고 있는데도 퀀트가 아직까지는 풀만했다는 거... 나중에 40대가 되면 아마 그때부터는 힘들지 않을까하는...ㅠ
그렇게 Quant 를 마무리하고나서 쳐다도 안 보다가 시험 3일 전에 Manhattan 을 풀고.......... 좌절했습니다. -_-;;; 그 때 든 생각이 와 진짜 Manhattan 개#$*&놈들... 왜 이렇게 문제를 개떡같이 계산기 하루종일 뚜드리라고 만든건지, 왜 이런 개 낚시같은 문제를 내는건지............. 라고 그 때 당시에 생각했었는데,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실제 시험치시기 전에 Manhatton free prep 시험 Quant 꼭 한 번 풀어보세요. 특히 2번째 세트... 거기 진짜 대박 끔찍한 문제들이랑 쓰레기 낚시 문제들이 몇 개 등장하는데, 실제 GRE 시험장에서도 그런 쓰레기 문제들이 몇 개 나옵니다... -_-;;;(D : cannot be determined 가 괜히 있는 게 아님... --;;) 미리 그런 걸 경험함으로써 마음의 대비를 해놓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ETS 교재나 PowerPrep 에 나오는 문제들은 실제 시험에 나오는 문제들보다 쉬운 느낌이더라구요. PowerPrep 기준으로
살짝 더 빡신 문제들이 나올 거다라고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에서 시험에 임해야 실제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실제로 시험쳤을 때는, PowerPrep 에서는 문제 다 풀고서도 시간이 10분 이상 남아돌았는데, 실제 시험칠 때는 2세트 빼고, 1이랑 3세트는 시간이 진짜 30초도 안 남았습니다. 1세트는 한 문제는 거의 마지막에 찍다시피했는데... 찍고나서 Time expired 뜨고나서 아! 내가 틀렸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고 30초만 더 있었더라면!! 하고 절규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모든 세트 통틀어서 딱 한문제만 틀리고 그 한 문제가 tolerance 범위에 있었는건지, 아니면 그 세트가 dummy 세트였는지는 모르겠지만 170 을 무사히 찍었습니다.
나이 들면서 머리는 점점 썪고 있지만, 그래도 한 가지 늘은 거는 회사에서 문서를 결재받을려고 맞춤법, 쩜 위치, 조심스러운 단어 선택, 글자 크기/장평 등등 이런 개 쓸데없는 꼼꼼함이 퀀트 풀 때 반영돼서 실수확률을 줄여주더군요... 어릴 때는 그렇게 쉬운 문제들도 말도 안되는 실수해서 엄청 틀렸는데... 쩜 하나 틀려서 문서 반려될 때 속으로 X샹 욕하면서 얻은 꼼꼼함이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이야... -_-;;;
Quant 후기는 여기까지...
[ Analytical Writing ]
Analytical Writing 도 Verbal 처럼 길게 적을만한 게 없네요... 일단 앞에 언급한 것처럼 긴 글을 주기적으로 써왔었고, Reading 도 생활화를 한 상태여서 '자연스러운 표현'에 대한 어느 정도 감이 생겼으며,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부자연스럽지 않게' 어느 정도 프리 스타일로 쓸 수 있도록 훈련이 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토플도 치고왔기 때문에, 대충 기본적인 Essay 의 형태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였고...
그래도 Writing 에 대해서는 항상 기본적인 틀잡기는 누군가한테 지도받는 게 제일 빠른 지름길이다! 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토플 할 때도 인강 들으면서 뼈대를 잡았고, GRE 도 Writing 만큼은 유일하게 1달 단과 학원을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M***** C**** (지금은 수강신청 명단에서 없어지셨네요...;;)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었는데, 첫날 딱 듣고 느낀 점이 "문장이 굉장히 화려한데 뭔가 지나치게 화려하다... 살짝 햄릿같이 난해한 느낌이라 일단 제공해주신 직접 작성하신 Sample Essay 부터 읽기가 힘들다...ㅠㅠ" 이런 느낌이 들어서 그 날 바로 다른 수업으로 바꾼 게 이** 선생님이었습니다. 그 담주 주말에 가서 처음으로 들었는데, 처음에 받은 느낌은... "뭔가 말씀하시는 게 살짝 북한 사람 같아서(선생님 죄송합니다...ㅠㅠ) 살짝 기분이 묘하다... 이번 수강신청도 실패인가? ㅠ_ㅠ" 하는 느낌이었는데, 한시간 계속 듣다보니까 조금씩 익숙해지더니 나중에는 은근히 귀에 착착 감기더라구요... -.-;;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교재에 있는 Essay 들이 술술 잘 읽히더군요. 잘 읽히고 설득력 있고... 뼈대도 있고, 표현도 은근히 현란하지만 절제된 괜찮은 어휘랑 표현들이 많아서 나머지 2주간 주말에 가서 계속 들었습니다.
특별히 공부는 안하다가 마지막 세번째 달부터 주교재에 있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봤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교재에 있는 Issue 파트에 있는 여러가지 예제들(Steve Jobs, Opportunity, Kyoto Protocol 등)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몇 가지 주제 붙잡고선 교재 슬쩍슬쩍 보면서 거의 똑같이도 몇 번씩 써보고, 그 이후에는 주제 몇 개는 교재 아예 안 보고도 써보고, 그러고나서 시험치기 몇 일 전에 제가 실제 시험에 쓸 템플릿을 교재에 있는 여러 Essay 에서 하나 둘씩 여기저기서 짜집기해서 저만의 템플릿을 만들었습니다. 공부하면서 Argue 부분은 솔직히 트집잡는 거여서, 트집 잡는 주요한 패턴만 어느정도 숙지하고나서 그냥 묻어두고, Issue 부분은 기본상식이 많이 필요해보여서 심심할 때마다 CNN 사이트 띄우고 그냥 아무거나 클릭해서 기사들을 조금씩 읽었습니다.
그래도 워낙 뉴스 자체를 멀리하고 공대생이라 그런지 기본상식이 부족했었는데, 이 때 의외의 도움을 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심심할 때마다 머리식힐려고 본 '고급유머'라는 앱이었습니다. -_-;; 본 지 몇 년은 된 것 같은데, 거의 대부분 웃긴자료만 올라오지만 가끔씩 운영자가 시사in, 다큐in 같은 걸 올려주더라구요. 한참 뭔가 인생에 대한 아무런 목표의식이 없었을 때 그런 타임킬링용 자료들을 아무생각없이 멍 때리면서 봤던 게 몇 년간 쌓이고 쌓여... 기본상식이랑 시사상식이 미약하게나마 보탬이 된 것 같네요...-.-;;
시험 바로 전날에는 PowerPrep 2세트랑 Writing 만 했는데, Writing 에서 Argue 는 자신있어서 그냥 냅두고, Issue 는 주교재에서 제일 마음에 들면서도 제일 와닿고, 내가 쓰면 이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Essay 하나만 붙잡고 읽고 또 읽고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최대한 저거랑 비슷한 느낌이 나게 써야지... 하고 열심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만들어놓은 템플릿을 외우고 또 외우고 하고선 시험을 치르러 갔습니다. 실제 시험에는 다행히도... "Every individual in a society has a responsibility to obey just laws and to disobey and resist unjust laws" 이런 진짜 뭔 멍멍이소리 같은 아리송한 주제는 안 나오고, 공대생인 제 비천한 시사상식으로도 커버 가능한 주제가 나와서 준비한 템플릿과 함께 잘 조리있게 써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아주 엄청나게 수려하게 잘 쓰진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평소에 집에서 연습한 것보단 잘 쓴 느낌이어서 Minimum 3.5 는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4.0 나오면 감지덕지, 4.5 나오면 대박일 것 같습니다...ㅎㅎ 근데 뭐랄까 토플 때도 그랬었고 Writing 은 항상 기대 이하로 나왔어서 3.5 만 나와도 만족을 할려고 기대치를 최대한 내려놓고 있습니다. ^^;
;--------------------- Official Scores 나온 이후 ---------------------
Official Scores : 156 / 170 / 4.5
대박!!! Writing 이 4.5 가 나왔네요... 마음속으로 4.0 정도 기대하고 3.5 나와도 그냥 수긍하자하고 거의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기대치를 바닥으로 깔아서 그런지 더욱 더 뿌듯하고 기분이 좋네요...ㅎㅎ 물론 비법노트 게시판에 가면 5.0 이나 6.0(!) 받은 괴수분들도 계셔서 엄청 자랑스러워할만한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걸로 버벌 좀 낮은 게 어느정도 밸런스가 맞춰진 기분이어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네요...^^;
Writing은 위에서 얘기했던대로 집에서보다 더 잘쓴 느낌이었는데... 집에서 쓴 거랑 비슷한 수준으로 썼으면 아마 3.5~4.0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혹시라도 비교할 데이터가 필요하신 분을 위해 예전에 집에서 썼던 에세이 중 일부 발췌해서 올립니다. 저도 다른 사람이 쓴 에쎄이를 보고 내가 대충 몇 점 받을까? 하고 감을 잡고 싶었었는데, 이상하게 찾아도 잘 없더라구요...(아마도 저랑 비슷한 이유로 쪽팔려서가 아닐까 싶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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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생략...
[ Body 1 ]
But first, it should be pointed out that salary scaling based on the performance of students can actually be beneficial in certain ways.
This can easily be shown in industries where each employees performance is critical to the business's success. As it is an inherent human nature of wanting to be evasive of mandatory duties and responsibilities, companies have carefully placed policies in order to get the most effective performance out of each individual. One of those are by giving incentives when they outperform their coleagues, and as history proves, it has worked quite well for many successful businesses and became one of the de facto of management methods. This incentive system could be easily adopted and applied to the educational field, bringing a competitive atmosphere among the teachers which would in turn increase their productivity, and responsibility. As a result, people would invest more time and energy to make the best out of their students, and the overall quality of a student's outcome would be increased.
In this sense, a scaled salary seems to bring merit in creating a more competitive workspace, and thereby increasing the performance of both the teacher and student.
이하 생략...(다 붙여넣기엔 뭔가 쫄려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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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용기내서 올린 거니 절대 비웃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ㅠㅠ 참고로 위 에세이 썼을 때는 템플릿이나 Writing 연습이 덜 된 상태여서 실제 시험 때 저 정도로 작성했더라면 느낌상 3.5~4.0 정도 나왔을 것 같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작성한 Essay는 저런 비루한 논리보다는 좀더 시사상식에 기반한 예시들을 더 많이 포함시켰고, 문장을 약간 더 자연스럽게 적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습할 때는 뭐랄까 항상 시간이 부족해서 Body 2 까지밖에 못 썼었는데... 시험장에서는 작두를 탔는지 Body 3 까지 다 쓰고 심지어 검토할 시간까지 몇 분 남았습니다. -_-;; 뭔가 신내림이 있었던 듯...
아참 시험 치실 때 한 가지 팁... Writing 시작하기 전에 Continue 버튼 누르기 전에 Writing 섹션에 대한 가이드 화면이 띄워져 있는데, 그 때 잽싸게 외워놓은 템플릿 중 일부를 종이에 미리 적어놓으면 나중에 템플릿이 혹시라도 잘 생각 안나서 버벅거릴 경우가 안 생기게 대비할 수 있습니다. 적을 거 적고 충분히 대비한 상태에서 Continue 버튼 누르고 30분 스타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시 예상했던 대로 Unscaled(Unofficial) Score 이라고 시험 끝나고 바로 뜨는 점수가 제 경우에는 최종점수였습니다. 일부 로또 같은 확률로 점수가 1점 오르는(또는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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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직장과 가정일에 허덕이면서 GRE를 준비한 한 30대 중반 직장인의 두서없는 긴 후기를 여기서 마칩니다. 어느 분이 보시기에는 비웃을 수도 있지만...ㅠㅠ 그래도 도움이 되는 분이 몇 분이라도 계셨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시험 치실 많은 분들께서도 화이팅하셔서 목표하신 점수 꼭 이룩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