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시 졸업하고 일시작한지 1년이 넘어서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많은분들이 어느의대를 갈까, 어느레지던시를 갈까 고민합니다. 하지만 의대는 4년, 레지던시는 3-5년에서 길어야 7년이지만 어텐딩이 되면 30년넘게 이 일을 해야하니 어찌보면 의대가기전에 가장 고민해봐야할 질문은 어텐딩이 되었을때 이 일이 자신과 맞는가 아닌가 입니다. 물론 사람은 먹고 살아야하고 그러려면 맞든 안맞든 무언가 일은 해야하니 배부른 질문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자신이 즐기지 않는일을 밥벌이로만 생각하고 하기에는 의사말고도 다른 좋은직업이 많다고 봅니다.
일단 잡 서치 이야기부터 시작할까 합니다. 보통 레지던시 졸업하기 1년넘게 전부터 시작합니다. 제 레지던시는 5년이었으니 4년차중반부터 시작했습니다. 저와 와이프는 의대다니던 주로 다시 올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했습니다. 대도시 suburb에서 두곳, 중소도시 두곳 인터뷰했고, 중소도시중 한곳으로 결정했습니다. 중소도시로 고른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몇가지를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일반외과의사고, 어느과나 마찬가지겠지만 대도시에서 일하려면 요즘은 펠로쉽을 요구하는곳이 많습니다. 전 레지던시가 하도 지겨워서 펠로쉽을 안하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대도시에서는 세분화가 너무 심각해서 여러분야의 환자들을 다양하게 보는것이 힘듭니다. 이게 무슨이야기냐면, 예를들면 도시에서는 유방암 스페셜리스트, 갑상선 스페셜리스트등등 거의 모든분야에 펠로쉽을 한 스페셜리스트가 있어서 그사람들과 경쟁해서 환자들을 모으기가 힘듭니다. 중소도시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많이 없으니 여러분야에서 환자들을 모으기가 쉽습니다. 중소도시가 안좋은점은...복잡한 케이스와 환자들을 작은병원에서는 돌보기가 어려우니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 프렉티스범위가 점점 좁아질수 있다는것을 들수 있겠네요. 예를들면, 제가 레지던시 졸업했을시에는 갑상선수술을 하는것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졸업후 1년동안 갑상선 케이스를 3개밖에 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펠로쉽을 해서 1주일이 2-3개 하는 대도시 의사들보다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지겠죠. 이것은 개개인의 취향 차이이니 정답은 없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Board Certification. 잡서치할때 대부분의 회사나 그룹은 2년안에 Board Certification이 될것을 요구합니다. Board Certification을 쉽게 설명하자면, 각 학과의 Board에서 "이사람은 안전하게 환자들을 볼수있는 자격을 증명했습니다" 라고 하는 자격증입니다. 수술쪽계열은 시험을 두번, 아닌계열은 한번봅니다. 전 수술계열이라서 두번을 봤는데, 첫번째 시험은 Qualifying Exam, 두번째 시험은 Certifying Exam 입니다. 첫번째 시험은 레지던시 졸업후 한달안에 보는 필기시험입니다. 두번째 시험은 첫번째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볼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것은 Oral Exam입니다. 호텔방 안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의사들과, 주어진 시나리오를 풀어나가야하는 시험입니다. 이 시험은 그냥... 죽을맛입니다.
주중일과. 일주일에 4일, 8시에 근무시작해서 5시에 끝납니다. 전 시작한지 1년밖에 안되서 아직 프렉티스를 한창 빌드업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환자들이 꽉 들어찬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에는 거의 제 시간에 옵니다. 한달에 2-3번정도 7-8시까지 수술하거나, 아니면 아침 6시까지 가서 수술한건 하고 일과를 시작하는경우는 있으나, 잠은 대부분 집에서 잡니다. 당직은 일주일에 1-2번, 주말또한 한달에 한번입니다. 주말에는 바쁠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습니다.
힘든점. 가장 힘든점은 아무래도 레지던트때와는 다르게 환자에 대한 모든결정을 제가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제가 져야한다는것 이겠네요. 수술실 안에서도 저밖에 없으니 힘들거나 돌발상황이 오더라도 도와줄 사람이 없습니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것 같습니다. 또한 레지던트때는 아주 큰 병원에 있다가 지금은 작은 병원에서 일하다보니 아무래도 리소스가 적습니다. 제가 충분히 할수 있는 스킬이 있는데도 Equitment나 리소스가 부족해서 다른병원으로 환자를 보내야할 상황이 가끔 있는데 그럴때 좀 답답합니다. 또한 제가 살고있는곳과 일하는곳의 거리가 한 45분정도 떨어진 거리라, 매일 통행하는 시간도 꽤 됩니다. 이것은 제가 한 결정에 따른 것이니 후회는 없습니다.
한가지 조언을 해드리자면, 스페셜리스트를 할 생각이라면 주위 의사들을 항상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스페셜리스트 입장에서는 Primary Care 의사들이 갑입니다. 스페셜리스트는 family medicine 닥터들이 referral해주는 환자들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니, family doctor입장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싸가지 없으면 referral을 다른사람에게 하면 그만입니다. 요 밑에 글만 봐도 중국계 의사들은 툐요일에 약처방이나 써주는 페밀리 닥터가 된다고 써져있는데, 바로 그사람들이 제게 환자들을 보내주는 갑에 위치한 의사들이에요. 스페셜리스트는 일할때 많은 의사들과 직간접적으로 대화를 하게 됩니다. 그사람들과 대화할때 왜 이런것도 모르냐는 투의 말투나 무시하는듯한 발언을 하면 referral바로 끊깁니다.
이것저것 경험이 많았지만 일단 생각나는것은 이정도네요. 의사생활에 따로 질문이 있으시다면 답글 남겨주세요. 답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