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처음 나왔을 때엔 한국에서도 꽤 잘하는 영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말을 하려는건지 뭐하는 건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들의 점점 알쏭달쏭해지는 표정 변화를 보면서 대화하며 발표하며 좌절했던 적이 많습니다. 뒤로 쟤는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모르겠다라는 얘기도 들었고 대놓고 왕따도 당했습니다. 학교에선 말 못하고 공부 못하면 기피 대상이죠. 또 내성적인 제 성격도 한몫했습니다. 유학 4년차 오늘 연구실 사람들과 전공하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유난히 무엇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아이디어가 독특하다,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멋지다, 어떻게 그 분야까지 알고 있었느냐 이런 이야기들을 들었고 오늘 참 기분좋게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일찍 이 실력에 도달했다면 혹은 이 실력으로 유학을 처음부터 시작했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하는데 지금도 나쁘지 않습니다. 제 말은 이 발전만으로 감사하다는 뜻..... 처음부터 똑똑하셨던 분들, 수월하게 유학을 시작하셨던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글이겠지만 (그냥 훗 웃어넘기고 악플없이 패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첫학기를 마치고 두려운 마음으로 유학 1년차를 물릴까 말까 고민해보는 분들에게 꼭 말하고 싶습니다. 어렵게 공부하고 외롭게 견디어 낸 날들이 나중에 정말 큰 성장으로 다가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난 4년을 더 잘했더라면 살짝 아쉬움이 남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해왔고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에 유학을 나왔다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해왔고 지금 또한 그렇게 견디고 있을겁니다. 부단히 노력하는 그 시간과 순간은 힘들지만 그것도 몸에 익숙해지면 일상이 되어 매일 매일 조금 더 수월해질겁니다. 1년차 분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