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착한 30대의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phd 를 하고 있고... 자칭 "경상도 상남자" 이며, 아주 확실하고 이성적이고 일을 열심히 합니다.
남친은 올 여름에 퀄을 보고..... 그래서 완전 긴장 상태이며, TA에 연구에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저돌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에 마지못해 넘어갔습니다.
남자 쪽에서 워낙 따라다니고 좋아하길래 받아준거죠.
롱디임에도 사귄 건,
둘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진지하게 만나서였구요.
그런데 저는 조금 처음에 공감대가 형성이 안되더라구요.
저는 예체능 계열이라 미술관, 음악회, 등 취미가 많습니다. 골프도 즐기고 친구들도 많이 만나며 지내거든요.
그런데 이 남자친구는 취미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친한 친구가 누구야? 라고 물어보니 "글쎄 특별히 없는거 같은데?" 라고 말하더군요.
조금 재미 없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착하니 상관없다 하고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 제법 가족에 대한 강한 트라우마가 있는거 같았어요.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느라 가정에 많이 소홀하셔서 어머니가 눈물 흘리실 날이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남자는 아빠를 가장 많이 닮는다고 하죠.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때, 설마... 하고 넘겼습니다. 그만큼 처음에 절 꼬실땐 저에게 적극적으로 대하고 따라다녔으니깐요.
좋아한다고 표현은 했지만, 가끔 무심한 태도는 틈틈히 나왔습니다. 그때마다 날 좋아하나 싶기도 하고...
따지고 들면... 뻑뻑 우기면서 난 정말 널 사랑한다! 하며 잡으려고 했던 남자입니다.
그리고 부모님 자체가 자식들에게 물질적인 것은 다 해주시는 편인데.....
딱히 어머니가 헌신적으로 챙겨주시거나 그런거 같진 않더군요.
형제들끼리도 절대 사생활 터치 안하며 일정거리를 유지한다고 말하구요.....
사귀는 내내 가끔 무심한 태도를 보였지만...
그래도 자기도 노력하니... 몇번이나 넘어갔어요.
그리고 요즘 들어 통 바빠하길래, 바쁜 거 다 이해해주고 연락이 없어도 그러려니 하고..... 그랬더니 정말 싸울 일 없더라구요. 자기도 바쁘니깐... 제가 아주 많이 이해해줬습니다. 자기한테 중요한 학기 이기두 하구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
이 남자 정말 무심해지고, 연락도 거의 아예 안 하고...
심지어 같이 전화하기로 했는데 시간까지 정해서.....그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걱정되서 카톡을 보냈는데 하루가 지나도록 확인을 안 하고 있습니다.
전 날까지만 해도 사랑한다고 했고,~ 한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정말 제가 좋다고 말했고.....
자기도 노력하는 듯 했습니다.
사실 남자친구 성격이나 외모상 바람을 필래야 필 수도 없는 인물이구요.
그런 쪽에선 확실히 믿고 있습니다.
며칠사이에...
딱히 마음이 변했다기보다,
이 남자의 본래 모습이 무연중에 자주 나오는 듯 합니다.. 제가 편해져서요 ^^
저도 적은 나이가 아니니 남자들의 습성은 이해하고 있긴 하지만.....
문제는 결혼상대로 이런 남자가 어떻냐는 질문입니다.
일에 미쳐서 엄마를 매일 울리고 가정을 돌보지 않은 자기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제가 볼땐 제 남친은 아버지를 닮아 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한 듯 합니다.
제가 가끔 불만을 토로하면 제가 너무 예민하고 감정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지못해 져주고 따라주는 듯 했습니다.
변할 수 없겠죠?
정말 좋은데, 이렇게 다른 모습에 부딪히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도 모르게 약속을 어긴 남자친구에 서운해서 혼자 눈물을 흘렸습니다.
순간, 남자친구가 말하던... "아버지에 무심함에 매일 집에서 밤새 눈물 흘리던 어머니" 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조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