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가 또 저한테 제품 사진을 보내주면서 너 그로서리 쇼핑하러 갈 때 이 제품 좀 사다달라고 하네요. 이번이 세번째에요.
꼭 제품 한 가지씩 부탁해요. 씨리얼 하나, 요거트 하나 이런 식으로. 돈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집에서 거의 마주칠 때가 없어서 저번에도 그냥 부엌에 뒀더니 고맙다고 문자하고 끝입니다.
돈으로 따지면 뭐 3, 4불짜리 부탁이니 별 거 아닌 것 같긴 한데, 제가 룸메이트들이랑 살아본 지 지금 8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저런 거 부탁하는 애는 처음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나 모르겠네요.
꼭 하는 소리가 자기가 너무 바빠서, 학교에 아침부터 밤까지 있어서 슈퍼에 못 간대요. 그럼 저는 안 바빠서 슈퍼 가는 줄 아는 건지... 집에서 멀지도 않아요. 걸어서 왕복 15분 거리거든요.
이 친구가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 있기는 해요.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든요. 저는 대학원생이라 제 스케줄에 맞게 집에서 일할 때도 많고, 오후에 일찍 퇴근하면서 집에 일 들고 올 때도 많아요. 제가 집에 더 오래 있으니 그게 자기보다 덜 바빠 보이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이런 거 너무 간단한 부탁인데 제가 너무 까다롭게 구는 건가요? 이런 부탁 그만 좀 받고 싶은데, 같이 살면서 너무 쪼잔한가 싶기도 하고, 매번 작은 부탁이니까 그냥 들어 주다가 뭘 더 부탁할까 싶기도 하고... 제 태도가 잘못된 건지, 아님 제가 룸메이트한테 뭐라고 해야 될지, 충고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