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커스 진짜 오랜만이네요. 어학 할 때 엄청 많이 왔었는데..
선택에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자퇴를 할까 말까..
일주일 후에 출국인데 정말 가고싶지않아요.
도살장 끌려가는 개 기분이라면 딱이겠네요.
저는 평탄하게 유학생활 해왔어요.
어학 적당히하고 좋은 학교 운 좋게 들어가게되서
그럭저럭 1학년 2학년 마치고..
사실 힘들었어요. 제가 선택한 전공, 제가 선택한 학교였는데
하다보니까 제 적성이 아니더라구요.
교우관계 괜찮았어요. 친구들도 많았고 공부도 딱히 어렵지않았어요.
그런데 제 적성이 아니라고 느낀 순간부터 게을러지더라구요.
데드라인 맞춰서 과제는 잘 해갔죠. 문제 없었어요.
정서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교우관계가 좋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건
제가 사교성이 있고
어떻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좋아해주는지 너무 잘 알고있어서 그런거예요.
하지만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예요. 저는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걸 너무 잘해요.
재미없어도 재밌는 척 놀줄알죠. 그래서 놀 때는 항상 빠지지않고 초대를 받아요.
가기 싫어도 가요. 혼자 있는게 싫으니까요.
외로운건 해결되는데 한국친구들만큼은 못하죠.
한국에 오랜만에 오니까 정말 살 맛 나더라구요.
무엇보다 제 성격이 자유롭게 표출되는데에서 해방감을 느꼈어요.
한국에서 저는 외국인이 아니잖아요.
그 나라에서 외국인이니까 문제일으키고싶지 않아서
참고 사는거
한국에선 없고 만약 있다 하더라도 제가 당당하게 큰소리를 낼 수 있잖아요.
유학 전 한국을 떠날때에는 한국만큼 최악인 나라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잠깐 들어와서 한 직장생활도 대만족이었고,
무엇보다 그냥 한국생활 자체가 저에게 맞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주위사람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 놓으니 배부른 소리한데요. 어릴때는 다 그런데요.
다 저 처럼 외국나가서 공부하고 잘되서 직장생활 하는게 꿈이래요.
왜 그나라에서
기회를 엿보지않고 한국에서 눌러와 살 생각을 하냐며
얼마나 좋은 기회를 놓치는건지 아냐며 저한테 훈수를 둬요.
답답해요.
외국에서 공부하면 꿀 빠는 줄 알아요. 저한테 그래요. 부모님이 돈 대주지,
언어도 배우지, 말 하는거 들어보면 무슨 유학생활을 관광처럼 여기는거같아요.
그 사람들 외국생활 얼마나 힘든건지 모르는거같아요. 특히 정신적으로요.
저는 지금 마음 떠난 공부를 하러 가야해요. 1년이나 더 남았어요.
쏟은 돈과 시간이 있으니까 졸업장이라도 있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가요.
싫어하는 공부를 해야한다는 짜증감에 눌려있는데
불만족스러운 외국생활 까지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미쳐버릴거같아요.
학교 공부와 생활을 제 돈으로 했으면 가차없이 그만 두었을거같은데
부모님돈이라 그러지 못 할거같아요.
한국에서 제가 하고싶었던 일을 시작하고싶은데,
그때가서 생각이 또 바뀌어서 20대 중반에 졸업장없이 이제 뭘 해야 할까..
고민하게 될까봐 무서워요.
근데 다시 갈 생각을 하면,
그 나라만 가면 다시 들어가면,
이유없이 소화장애가 생겨요.
잠도 제대로 못 자요. 하루종일 슬프고 우울해요. 사람들 앞에선 잘 숨기지만.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 우울한 글을 읽어보고 해결책을 내놓아라! 쓴 글이 아니예요.
너무 답답해서 써봤어요. 막 다른 골목길에 서 있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