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유학하고 일자리 가진 뒤로 한국을 한동안 못 나갔습니다.
친척이 몸이 아프다길래 병문안으로 한국 나갔는데, 정말 환율부터가 장난 아니네요.
제가 미국 사는 사람이 아니라 (캐나다) 미국 환율 때문에 물가 조정도 하는 듯하고,
공항 면세점에선 우선 물품이 다 미국 돈으로 가격이 다 적혀있으니, 미 달러 환율 때문에 면세점 물품 가격도 장난 아닙니다.
지금 현재 시점으로 바꾸려면 USD1 = 1200 돈이 넘으니, 캐나다 돈으로 내려니까 돈 아까워서 아무것도 못 사네요.
우선 택시랑 버스 기본료 올랐습니다. 물가도 3년 전에 비해서도 엄청 올랐는데, 심지어 캐나다가 물가가 여러모로 싸네요.
필통도 교보문고 가니 8000원 돈 하더군요. 여기 벤쿠버 한인 운영 달러샵만 가도 $1-2불이면 사는 필통을요.
당연 고기값이나 채소값은 원초에 캐나다가 쌌으니 그려려니 했는데, 전체적으로 시급 때문인지 뭔지 물가가 확 올랐어요.
요즘 취업이 힘든 건 실감할 정도고, 제 2030대 아는 주변 친구들 반 이상이 대학 나와도 놀고 있더군요.
적어도 이력서 100장 정도 넣어도 힘들었다는 친구들이 계약직 끝내고 실업자 되서 놀고 있는데,
한 때 학창시절에 똑똑했던 친구들이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된다는 하소연만 하고 있으니 안타깝더군요.
실업율이 역대 최대라니 청년 실업율은 더 높은 게 현실이죠.
제가 외국 나간 시점이 13년 전이니, 그때 생각해보면 그때보다 지금이 훨 살기 힘들어 졌어요.
13년 동안 캐나다는 벤쿠버 이런 곳이나 땅값 오르지 타 지역 기름값이고 물가는 그다지 변동이 없었는데,
한국은 진짜 적어도 그때에 비해 전체적으로 3배가 뛴 거 같아요. 그땐 분식집가면 배 터지게 5천원만 줘도 먹었는데(컵떡볶이 500원 시절), 요즘 분식집도 5천원 줘봐야 입에 풀질하고 나오더군요.
또 하나 크게 변한 건 한국은 남녀가 서로에 대해 불만이 엄청나더군요. 가끔 페미니 한남이니 이런 거 인터넷에 봐도 그냥 인터넷이니까 그런가 보다 했는데, 한국 나가보니, 남자들도 여자들도 서로에 대한 불평불만이 및 혐오 증세가 장난 아니더라고요. 전 이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습니다.
만나서 이야기 좀 나눠보니, 페미 심한 친구들도 상당히 많았어요. 결혼 안 한다는 추세는 사실 현실이었고, 결혼해도 애는 안 가진다 등 출산율 낮고 이런 건 어느 선진국이나 그러니, 당연한 추세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심각합니다. 지하철 가도 서로 눈도 안 마주칠려 하고, 남녀가 좀 분단된 느낌이에요. 어린 애들은 그런 경향을 못 느끼는데 지금 2030대들보면 좀 심각하더라고요. 2030대가 지금 젊은이들이 너무 의기소침해 있는 느낌이에요. 그러니, 더더욱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것 같고, 여러모로 진짜 빡빡해 졌다는 걸 한 눈에 느꼈습니다.
미세먼지는 당연 늘 이슈고요. 보통 사람들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부터 확인합니다. 캐나다에 살다보니, 여긴 뭐 워낙 청정 지역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 도착하자마자 미세먼지가 보통인데도 서울 공기 들이키니 숨이 막힐 정도로 목이 컬컬하더군요. 눈꼽도 많이 끼고요. 제가 있던 기간동안은 미세먼지가 다행이도 최악은 없었는데, 최악인 경우는 방독면 써야 할 정도로 눈앞에 시야가 갇힌데요. 바로 앞 빌딩이 안 보일 정도라는데, 그걸 들이키니 폐가 담배 하루 6개비 피는 것보다 더 나쁘다고 하더군요.
예전에도 한국은 항상 뉴스 보면 시끌시끌 하긴 했는데, 요즘 승리 사건이고, 그냥 쓰레기들 집합소들 이야기 거리니, 뉴스 보면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예전엔 한류붐 한참 뜨던 시절이라 지금 명동가도 외국인 예전만큼 없어요.
정말 한국 살기 빡빡하다는 말 실감 못 하고 살았는데, 앞으로도 문제네요.
유학하시는 분들도 외국에서 정착하시는 걸 더 추천하는 게 집안 잘난 애들 빼고 유학파 애들 한국가서 대기업 취업하고 이런 건 10년 전 일이었습니다. 요즘 유학생이라고 더 대접받고 이런 시기는 한참 지났다고 봐도 무방한 거 같아요.
힘내시고, 여긴 어린 친구들이 많을 텐데, 한국 현재 상태를 좀 궁금해 하실까봐 적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