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국의 하루의 하루입니다.
저는 영국에 1월 1일에 도착해서 벌써4개월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요. 제가 영국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느꼈던 일상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제가 영국에 도착한 1월 1일은 2차 락다운이 풀리고 거의 한 달이 안 됐던 때였고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는 티어 4로 규제가 심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한국은 자가격리 면제 국가로 자가격리 안 해도 된다고 해서 정말 편하게 입국했는데 오자마자 거의 곧바로 3차 락다운에 들어간다고 해서 너무 당황스럽고 괜찮을까 고민이 됐습니다. 그때는 하루에 6-7만명씩 확진자가 나오던 때라서 약간 밖에 나가기도 걱정되고 그랬는데 그래도 막상 이 나라에 들어오니까 그렇게 걱정했던 것만큼 코로나가 심하다는 걸 체감은 못 했던 거 같아요. (정말 거리에 사람이 없었거든요!_!) 그래서 오늘은 제가 이 긴 락다운 시기에 어떻게 버티고 또 어떤 걸 느꼈는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1. 티어4와 락다운의 차이
티어 4는 한국의 3단계 보다는 심한 규제인 거 같아요.
일단 티어4는 2차 락다운과 거의 비슷한 규제인데요. 가족과의 접촉도 웬만해서는 피하고, 생필품을 판매하지 않는 모든 가게는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프리미어리그는 그대로 하더라고요 (무관중이었지만요! 11월에 있었단 2차 락다운 때도 무관중으로 프리미어리그는 했다고 했어요) 재택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출근은 할 수 있고, 해당 지역을 떠날 수 없지만 업무와 관련된 일은 이 부분은 면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생이기 때문에 해당 사항은 없었지만요! 학생들은 학교에 갈 수 없고 전부 온라인 수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전 대면 수업을 한다고 해서 영국에 도착했는데 오자마자 대면 수업할 계획은 없다고 규제 풀리면 바로 대면 수업할 거라고 메일만 받고 계속 온라인 수업을 하다가 이렇게 첫번째 텀을 마치게 됐습니다.
락다운의 규제는 사실 티어4와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던 거 같아요.제가 와...이게 락다운이구나 하고 체감했었던 순간은 호텔에서 지내면서 귀찮아서 호텔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를 자주 테이크 아웃하러 갔는데 락다운 하고 그 다음날 맥도날드에서 맥너겟 먹어야겠다 하고 테이크아웃하러 갔는데 문이 아예 닫혀 있는 걸 보면서 느꼈습니다. 정말 마트 말고는 이제 갈 곳이 없고 배달음식에 의존해서 살아야겠다고요.
2. 온라인 수업
온라인 수업은 사실 처음에는 너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오자마자 바로 대면으로 수업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적응하고 대면 수업을 하면 더 도움이 되겠다 생각해서 오히려 영국에 와서 적응할 기회를 주려고 그런가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솔직히 2차 락다운이 한달정도 짧은 기간으로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분명 2월엔 괜찮을 거다 했는데 괜찮을 거라고 했던 날짜가 오면 정부에서 아직 내려온 규정이 없다.. 이러면서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이렇게 4월 중순까지 온라인 수업과 온라인 시험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래도 온라인 수업에 정말 큰 장점은 수업을 녹화하면서 들을 수 있어서 놓친 부분이나 이해 안 갔던 부분을 반복해서 볼 수 있었어요. 저는 이 점이 온라인 수업에서 제일 좋았는데요. 특히 연구 윤리에 대한 수업이나 리서치 프로젝트 수업에서 1:1로 튜터랑 미팅하는 부분은 꼭 녹화를 했는데 정말 많이 도움이 됐어요.
3. 학교 생활
점점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저는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은 못 봤지만 그래도 학교 생활은 3월부터 가능했어요! 캠퍼스를 일부 오픈하고 또 실험이랑 실습이 있는 학생들은 대면 강의를 할 수 있었고 이때 도서관도 오픈해서 이때부터는 정말 생활의 질이 올라갔어요.
도서관을 오픈 하고 안 하고가 정말 삶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때 느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 집에서 듣고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부하는 곳과 생활하는 곳을 분리 시켜주는 도서관이 있어서 매일 도서관에 출첵하듯이 갔습니다. 그리고 1:1 미팅은 가끔 학교로 직접 가서 미팅을 했어서 이런 생활이라면 락다운 기간도 정말 즐겁게 지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4. 유학 생활
락다운 기간에 그리고 일주일에 42만명씩 확진자가 나오던 1월에는 솔직히 말하면 집, 마트, 공원 이렇게 맨날 루틴처럼 다녔던 거 같아요. 그래도 하루에 한 번 야외에 나가서 운동할 수 있다는 규제 때문에 진짜 어떻게 해서든 꼭 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공원 산책만으로 행복했던 거 같아요. 이때 정말 제가 살고 있는 노팅엄의 모든 공원과 호수, 강까지 안 가본 곳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덕분에 한 달 만에 이 도시를 지도 없이 다닐 수 있었어요!! 진짜 처음엔 길도 몰라서 city mapper랑 google map 없이 다닐 수 없었는데 금방 적응하게 해줬어요. 이렇게 적다 보니까 락다운이 제 생활에 도움을 많이 줬네요! 그리고 마트도 맨날 집 앞에 있는 대형마트만 가면 너무 반복적인 일상으로 지칠 수 있고 그리고 유일하게 허용된 쇼핑이 생필품, 식료품 쇼핑뿐이라서 매일 다른 마트를 가려고 했어요! 마트 투어도 다니고 괜히 살 거 없어도 마트 들어가서 구경했어요. 그래서 간혹 대형 마트에 책을 팔거나 인형을 팔면 집에 데려오기도 하고 이렇게 락다운을 생각보다는 즐겁게 버텨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사실 1-2월에 지낼 때는 락다운을 많이 힘들다는 생각보다 뭐든지 새로워서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고 잘 체감도 못하다가 가끔 지나가면서 처음 도착했을 때 테이크 아웃 가능했던 맥도날드나 다른 음식점이 아예 테이크 아웃도 안 된다고 적혀 있을 때 락다운의 순감을 확 체감했습니다. 그렇게 체감하고 딜리버루, 우버이츠와 거의 한 몸처럼 생활했어요. 제가 만들어 먹는 건 항상 한계가 있고 제 최애 음식인 Nando’s 치킨이 너무 먹고 싶어서 치킨이 생각나는 날은 자주 시켜 먹었어요. 제가 배달 시켰을 때 배달비가 6천원 정도 했는데 가끔 딜리버루에서 free delivered 뜨는 날에는 무조건 배달 시켜 먹었어요.

제가 이렇게 티어 4와 락다운 기간에 유학하면서 위에 적은 것처럼 느낀 점은 생각보다 그 나라 안으로 들어오면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곳이고 생각보다 안전하게 잘 지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정말 빠르게 적응한다는 점도요! 전 제가 적응이 빠른 건 알았지만 처음 겪는 팬데믹 상황과 한국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락다운 속에서도 빠르게 적응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혹시 코로나 때문에 교환학생을 망설이거나 유학을 망설이고 계신다면 너무 큰 걱정 하지 말고 떠나서 부딪혀 보면 그곳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으니 도전하는 것을 크게 망설이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렇게 제가 겪은 코시국 유학 생활을 남깁니다.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