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박사 과정에 있습니다.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박사 논문을 쓰기 시작해서
이제 마지막 챕터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지도 교수가 perfect한 상태의 초고를 넘겨달라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굳이 퍼펙트가 어떤 것인지 토달고 싶지 않아서
그냥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지도 교수의 빨간색 교정과 코멘트들이 점점 줄어들다가
어느 날, 지도교수가 "잘썼네.. 진작에.. 이렇게.." 라고 하시네요.
그날 학교 골목 구석에서 조용히 울었어요.
책 읽기와 정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고
외국어를 두 개나 해야 했고
연관되는 분야들을 공부하는데도 시간을 좀 써야 했고
너무 에둘러 온 것 같습니다...
피니쉬 라인까지 마지막 질주를 남겨 놓은 느낌인데,
제 몸한테는 좀 미안하네요.
마치고 나서 다시 못 달리게 되더라도
몇 주만 더 버텨준다면 참 고마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