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 아직 석박사생이 아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시판에 글 남기는점 양해 바랍니다.
석박사 선배님들의 고견이 절실해서요..
전 미국에서 학부부터 시작해서, 미국에 온지 4년이 좀 넘어갑니다.
지금은 대학원 준비 중이구요.
여자이고, 나이는 20대 중반, 아직 결혼생각은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일단 박사과정으로 준비중이긴 하지만, 제 전공이 워낙에 리서치경험이 중요한 과인데,
전 경험이 많이 부족해서 석사과정으로 입학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박사 마칠때까지 최소 7년은 걸리겠지요..
이런 와중에 이 게시판을 보면..다들 너무 힘들어 하시는것 같아서, 보고 있기만 해도 대학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커집니다.
전 미국에서 4년을 지내는 동안 우울증도 겪어봤고, 지금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입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미국에서 박사를 하는것 외에 다른 옵션은 전혀 생각해보질 않았는데,
이 힘든 생활을 앞으로 7년이나 더 해야한다고 생각하니..점점 자신이 없어지네요.
게다가 대학원은 학부보다 더 힘들텐데 말이에요.
학문에 대한 열정이나 자아실현에 대한 욕심이 그 누구보다도 크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많이 지치다 보니.. 점점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그 열정이나 욕심들을 넘어서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말은 참 하기 싫은데도 하게 되지만..
여자로서, 인생에서 제일 중요(?) 하다고 생각되는 20대를 미국에서 머리 싸매며 썩혀 보냈다는 생각도 들고요,
한국에서 사회경험이 아예 없는것에 대한 컴플렉스도 있습니다.
솔직히 전 한국에서 직장생활 하는 친구들의 고충이 가끔씩 부럽습니다.
회사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사람들이랑 어울리면서 풀고, 뭔가 그렇게 '어우러져 사는' 느낌이 너무 그리워서요.
물론 그 친구들은 제가 이런말을 하면 미쳤다고 하죠. 배불렀다고..
하지만 전 점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바른(=나한테 맞는) 선택을 하고 있는걸까. 미국에서 5년, 어쩌면 7년동안 학위를 하고..그 이후에 또 포닥을 하고.
. 그런 길을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이 길에서 내가 얻는것이,
그 과정에서 내가 잃는것들 (가족들,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상쇄할 수 있을까.
지금은 미국에서 학위를 하고 연구직으로 남는것이 내 꿈이지만..
과연 몇 년 후에도 그게 여전히 내 꿈으로 남아있을까. 등등의 생각이요..
대학원을 시작도 하기전에, 이미 미국생활에 너무 지쳐있어요. 전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강해지라고, 혼 좀 내주세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박사과정이 너무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