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 흑인여자분 (포닥)이 있는데
주기적으로 저한테 그러네요, 너는 너무 조용한 거 같다고.
실제로 연구실에 와서 딱히 말할 것도 없고 말할 사람도 없어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있다가 갑니다. 연구실도 매일 오는 것도 아니구요...
특히 흑인여자분은 특유의 억양이 알아듣기가 힘들어서 더욱 말을 잘 안하는 편이지만
아주 가끔 하게되는 대화는 친밀하게 잘 하는 편이긴 한데-
이런 말 들은 게 미국와서 처음은 아니에요.
you are awfully quiet 라는 말도 들은 적 있고 (백인 변호사 남자한테서)......
저는 한국말 할 때도 정말 친하고 편한 사람 아니면 말이 많지 않은 편인데
모국어가 아니라 더 몸사리는 듯도 싶고
앞으로 계속 볼 사람들이니까 더더욱 바보같은 소리 하기 전에 그냥 말을 말자는 심정도 있구요.
그리고 핑계같지만 - 제가 미국 처음와서 아무것도 모르고 연수할 때는 막 용감하게 말도 먼저 걸고 그랬는데
미국에서 몇년을 살면서 제 영어 못 알아듣는 사람도 만나고, 심지어 피하는 사람도 만나면서 주눅이 들어서
더더욱 조심스러워지는 거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 제 영어는 초딩도 못한 수준인데
얘네들이 볼 때는 걍 중간은 가는 듯이 보여서
더더욱 왜 제가 평소에 그냥 입다물고 닥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갈수도 있어요.
말 안하면 중간은 간다는 한국(아시아) 문화와는 다르게 말 안하면 그냥 바보로 아는 미국 문화도 당연히 한 몫 거들겠구요.
이런 말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한테 악의가 있는 말이 아니고 왠지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는 거 같아서 욕도 못하겠고ㅠㅠ 에휴
너희가 내 심정을 이해하겠냐... 속으로 맨날 이 소리만 삼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