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1년 지났을 뿐이지만 돌아보니 오기 전에 들었던 유학/미국 생활에 대한 조언이나 풍문은 맞는 것도 틀린 것도 있는 듯 싶어요.
한국에서 석사를 마치며 랩 내 학생들 간 간섭이나 정치 행위에 심적으로 너무 지쳐 있던 상태였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잠깐 책상에 엎드리고 자는 거 갖고도 랩장에게 불려가서 혼나고...
잠깐 자리 비우면 당장에 어딨냐고 카톡 날라오고...
랩내 인원들 간 심한 알력 다툼 때문에 어느 사람하고 말 붙일 때마다 항상 다른 사람들 눈치 봐야되고...
미국에 오니 지도 교수님부터 랩 메이트까지 누구 하나 제가 랩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관심 갖는 이가 없더군요
이런 자유 참 스트레스 없고 좋긴 한데...
저 같이 스스로 시간 관리가 잘 안 돌아가는 사람이면 금방 나태해지고 나사 빠지기 쉬운거 같아요...
입학하고 솔직히 불과 몇 주 전까지 이런 자유 아래 방종하게 지내다 최근에서야 계속 이렇게 지내선 안 될거 같아 꼭 해야되는 루틴을 정하고 지켜나가려 노력 중입니다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서 이래저래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다행히 제가 접한 한인 학생들은 그렇게 toxic 하다는 느낌은 안 들더군요
랩 내 한국인 선배도 좋으신 분이라 심적으로나 연구적으로나 많은 의지가 되고 있습니다
코스웍은 확실히 한국에 비해서 몇배는 더 과중한 거 같아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생각은 들지만... 제 한국 대학과 지금 미 대학을 비교해보면 그렇네요
첫학기부터 몰아치는 퀄이라던지... 모든 과목마다 기본 3번은 깔고 가는 학기 내 시험... 시험 평균 보면 절대 만만치 않은 학생들 수준... 매 주마다 주어지는 숙제들...
제일 힘든 건 지도 교수님과의 의사소통 같습니다
위에 말했듯 마이크로 매니징 하시는 분은 아니지만 매 주 있는 연구 미팅이 너무 부담됩니다
연구 세계에서 debate란 요소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교수님의 가시 돋힌 코멘트들이 아직도 너무 콕콕 박히고 아프네요
나쁜 사람은 아닌 듯 하고 제 성장을 위해서 이러시는 거겠지 하며 멘탈 관리 중입니다
한국 대학원 생활에서 그리운 거 딱 하나가 부드러웠던 교수님의 성품이네요...
간혹 너무 힘들 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소회 마칩니다
모두 다 건승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