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남편과 옥스퍼드에 살고있는 40대 주부입니다.
고우해커스는 정말 오랜만에 들어오네요.
남편과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은 자신이 없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아이 둘을 데리고 영국으로 이민을 오게되었습니다.
1년 전부터 남편이 조금 아파서 남편 간호하며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며 이곳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저런 걱정들로 불면증까지 찾아와 고생하며 지내고 있었어요..
최근에 큰 아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작은 아들과 따라 2시간짜리 옥스퍼드 워킹투어를 다녔습니다.
혹시 나중에 옥스퍼드에 오신다면 워킹투어를 꼭 해보셔요~ 런던에서 2시간정도 떨어져 있는 옥스퍼드지만
충분히 운전할 가치가 있는 도시라고 생각해요.
워킹투어 중 옥스퍼트 대학 캠퍼스에 들어와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한창 학기 시즌이라 대학 캠퍼스 내에는 학생들로 붐비더라구요.
제가 시선을 빼앗긴 곳은 미술과 학생들이 단체로 나와 풍경을 배경삼아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구요.
대학시절 제 전공도 미술인지라 열정적으로 그리고 재미있게 그림을 즐기고 배우는 학생들을 보니
잠시 시간여행이라도 한 듯 25년 전의 저를 만난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 날 이후, 놀랍게도 13년 동안 잊고 지낸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오래간만에 찾아온 영감이 사라기지 전에 그리고 싶은 것들을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약 1달 뒤인 지금은 창고로 쓰던 작은방을 작업실로 꾸며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남편 간호, 아이들 교육 등 모든 게 지쳐있던 제 일상 속에서 달라진 것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 뿐인데
웃음과 활기가 생기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도 생겼습니다.
지금은 그냥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릴 뿐이지만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생각해보려구요!
아마 저처럼 남편 따라 타지로 오신 분들이 이곳에는 여럿 있을텐데요,
남편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좋지만 항상 자신의 삶을 조금 더 +해주는 것들을 잊지않고 탐색하기를 바랄게요:)
저는 조금 늦었지만 많은 분들은 알아서 잘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댓글을 통해 여러 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어떻게 재미있는 타지생활을 이어나가는지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기도 하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