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본격적인 준비기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교환학생을 마치고 7월 말에 돌아와서, 관련 내용으로 학회 투고 준비하느라 8월까지 준비를 전혀 못 했고, 남들 2년동안 하는 석사 연구를 저는 1년동안 해서 졸업논문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순전히 박사 지원에 시간을 쏟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스펙이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없었기 때문에 한 군데만 합격하자라는 마음이었는데, 여러 군데 합격하니 기쁘면서도 황당하네요.
준비 타임라인과 지원하면서 느낀 것들을 아래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9월: 추천서 요청, CV 및 SOP 아웃라인 작성, 관심교수 리스트 작성 10월: SOP 아웃라인 완성 및 한국어판 작성/완성, 토플 모의고사 응시, 교수 컨택 11월: 토플 점수 완성 및 SOP 영문판 작성/완성, SOP 퇴고, 교수 컨택 12월: 지원서 작성, 교수 컨택
1) 추천서 관련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교수님들은 굉장히 바쁘신 분들입니다. 추천서 요청을 미리 하고, 되도록이면 직접 만나 뵙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초안을 써 오라는 교수님이 계십니다. 저는 너무 구체적이지 않는 한에서, 제 3자라면 모를 것 같은 내용은 뺐습니다. 추가적으로 "이 친구 열심히 하는 놈이다"라는 내용을 적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얼마나 우수한지는 CV에 나오지만, 열정은 CV에 안 나오고, 남이 얘기했을 때 더 신뢰가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 지원 프로그램 개수 관련 저는 다수의 프로그램에 지원했는데, 이는 매우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박사 입시는 대학 학부 입시와는 다르게 운을 비롯한 많은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소수의 매우 특수한 스펙을 가지신 분이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한 곳에 붙을 확률"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 전략은 매우 유효함에 틀림없습니다.
3) 컨택 관련 2)와 연관되는 내용입니다만, 최대한 많은 교수님께 컨택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컨택은 식당 예약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한다고 이득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10월 - 11월에 해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CV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이르게 컨택하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 지원 시기가 가까워졌을 때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컨택 답장은 보통 오지 않으며, 온다면 1) 좋습니다, 면접합시다, 2) 지원하고 연락하세요, 3) 나는 권한이 없습니다, 무운을 빕니다로 나뉩니다. 1)의 경우는 매우 고무적이며, CV가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컨택 메일은 너무 길면 좋지 않으며, 간략하게 핵심만 적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울러, 모든 교수님께 동일한 내용을 보내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내용의 틀은 유지하면서 본인이 관심있게 본 교수님의 논문 (초록만 읽어도 상관 없습니다)과 연관된 내용을 한 문장정도 넣으면 답변이 올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았습니다.
4) 제출 서류 관련 개인적으로 이공계에 있어서는 CV가 SOP보다 더 중요한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연구 핏이 먼저 가장 잘 맞아야 하고 그 다음에 실적과 성적인 것 같았습니다. 다만 이것이 SOP를 대충 써도 된다라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제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CV가 가장 먼저 보게 될 서류인 만큼, 눈에 잘 띄고 간결하게 적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다는 것입니다.
제가 느꼈던 것이 정답은 아닐 테지만, 준비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까 하고 적어보았습니다. 특히, 합불 결과를 기다리는 지난한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네요. 다들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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