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남의학교 까내리느라 옥신각신하는데 막상 자기학교 얘기하는 사람은 얼마 없는 것 같아서 학교 다니면서 느낀 점들 쭉 적어보려고 함.
유학생이 현지보다 들어가기 힘든 대학이 좋은가?
Nus ntu의 학부기준 외국인 비율이 대충 20% 언저리인데, 이말인즉슨 학교 다니면서 마주치게 될 학생들 80%가 싱가포리언 학생들이라는 뜻임. 유학생들이랑 같은 커리큘럼 (ib같은 경우, nus를 싱가포리언이 36점인가 받고 들어간 케이스도 봤다) 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은 애들이랑 학교생활을 같이 해야하는데 큰 의미가 있나 싶다. (<-싱가포르 애들한테 저런 얘기하면 화낸다. 지들 A레벨 부심이 대단함)
미국 대학 다닌 사람이라면 알텐데, ‘아무리 미국인이라지만 이 새끼가 여길 대체 어떻게 들어왔지?’ 하는 애들 있는 것처럼 그냥 비슷한 느낌이다.
왜 굳이 싱가포르 대학을 선택하는가?
동남아지역에서 국제학교를 졸업한 한국인들, 제주에서 국제학교 나온 한국인들(얘넨 왜 왔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그 외 기타등등의 학생들이 많이 있다. majority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싱가포르 대학들보다 훨씬 좋다고 평가받는 대학들에 합격하고도 이 곳을 오는 학생들이 꽤 있음. 버클리라던가, icl이라던가, 등등. 왜 그런 선택을 하냐고? 대부분 돈 때문인 것 같음. 나름 영어권 국가이고 Tuition Grant 받으면 1년 학비가 대충 2천만원에, 기숙사 살면서 푸드코트 음식 사먹으면 생활비도 별로 안 들어감.
동남아에서 국제학교 나온 친구들 대부분이 해외주재원 자녀들 이었고, 솔직하게 미국이나 영국보내서 연간 억단위의 돈까지 서포트하는게 무리인 쪽이 많을거임. 여긴 가격이 1/3도 안되고, tuition grant 받으면 (대부분 받음) 1년간 일자리 알아보도록 비자도 나오고 취업도 힘들지 않으니 선택한 학생들이 꽤 많음.
한국에서 서연고 가는것보다 나은가?
(sky랑 nus ntu 양쪽 다 합격해서 한 학기씩 맛보기 하는 사람들 꽤 많음.)
장점 - 취업하는데 들어가는 노력이 한국보다 훨씬 적다. 아시아에서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몇 안 되는 곳이기 때문에, 누구나 알만한 서구권 기업들 오피스가 서울을 포함한 여타 국가들보다 훨씬 크고 다양하게 있음. 그게 아니더라도 nus ntu 나왔는데 취업을 못하는건 불가능에 가까움. 그냥 유명하지 않거나 연봉이 낮아서 선택을 안하는 것 뿐.
싱가포르 전체의 평균 연봉 자료를 갖고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던데, meritocracy를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국가인만큼 연봉 상승률이 굉장히 높고 빈부격차가 엄청 심하다. (최저임금 따위는 없다. 정말 헐값에 노동하는 노동자들이 엄청 많음) 나름대로의 반박을 해보자면-싱가포르 상위 5% income이 $278k, 한국 상위 1%가 2억7천 정도.
단점 - 장기적으로 봤을때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충분히 안정적인가?. 평균적인 연봉이 한국보다 훨 높긴 하지만 외국인 신분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가 불확실하고, 리턴했을때 비슷한 수준의 직급이나 연봉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좀 더 가볍게 보자면, 싱가포르는 뭐가 좃도 없다. 땅도 작고, 여기 평생 살라고 하면 못 산다고 하는 유학생들이 훨씬 많다. 결국은 싱가포르 탈출을 꿈꾸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메리트가 있는지 모르겠음.
타 국가에 비하면 어떤가? (내 경험과 주변 케이스에 의존해서 씀)
미국에 비해서 - 떨어진다. 아무리 아시아 탑이래도 미국 상대로 별 수 있나? 위에 한국과 비교했을때 단점이 비단 싱가포르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난 이왕 비슷하게 외국인으로 살거면 미국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함.
nus ntu 애들 두루두루 만나보면 그거 죽어도 인정하기 싫어하는 애들이 꽤 많다. 자기는 ib 43 44점 받고 아시아 탑 어쩌구 하면서 싱가폴 훌리ish 한 평가 보고 와서 동남아에서 고생하는데 39점 받은 애가 Nyu 가더니 학부 때 부터 월가 기웃거리는거 보면 억울하긴 하거든. 온라인 커뮤를 어떤 애들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프라인에서 만나도 좀 심하다 싶은 훌리같은 애들 많음.
홍콩에 비해서 - 잘 모르겠다. 대부분 홍콩도 같이 지원했다가, 둘다 붙어서 싱가폴 온 케이스가 많다. 홍콩대는 ibgm 붙고 nus 마이너과 붙어서 고민하다가 ibgm 간다던가 하는 케이스가 꽤 있긴 한데, 내 주변 과기대 친구들은 대부분 싱가폴 떨어져서 거기 갔다. 어찌 되었던 장기적으로 홍콩에 체류하는 것 자체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시위, 중국개입, 등등) 결과적으로는 홍콩에 있던 회사들이 싱가포르로 아시아 hq를 옮기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은 그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확실히 홍콩이 나았던 것 같다. 그냥 또이또이 한 거 같음
nus vs ntu vs smu?
한인 학생들이 뒤에서 항상 논쟁하는 이야기들. 개인적으로 로컬 학생들 수준이 도찐개찐이라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지들끼리 맨날 신경전해서 오프라인에서 말은 못 하겠다)
싱가포르 내에서는 nus가 ntu보다 살짝 높게 평가받고, 해외에서는 nus가 더 높게 평가받는 것 같다. smu는 좀 outlier 느낌이다. 워낙 학생수가 적기도 하고, 뽑는 기준이 모호해서 입결논쟁이 끊이지 않는데 어쨌든 졸업생들이 똘똘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는게 흔히들 하는 이야기이다.(smu 한인이 워낙 만나기 힘들어서 확실치는 않지만, 자기들 나름대로 자부심이 꽤 있다고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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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는 아니더라도 가성비 좋은, 열심히 한다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발판이자 무대라고 생각함. 일정 수준 이상의 대학을 다니고 있다면 학교 간판보다 자기 능력이나 스펙이 더 중요하다는 걸 대부분 깨닫던데, 이 게시판 보는 사람들도 맨날 치고받고 싸우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할 생각이나 좀 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