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무 살입니다.
더 많은 삶을 살고 경험하신 분들께 조언과 충고, 그리고 따끔한 질책을 받고 싶어 익명의 힘으로 내면을 꺼내봅니다.
작년 수능을 치렀고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다양한 실험을 했고 세계대회에 출전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대학 입시를 위한 준비를 많이 해왔습니다. 학종으로 대학 합격을 생각했지만, 지나친 자만 때문인지 결국 손도 대지 않고 있던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결과를 맛보았습니다. 수능 공부는 생각도 않고 있던 탓에, 역시나 최악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나서 미래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았고, 애써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이런 제가 뭐라도 경험하고, 배우기를 바라시는 마음으로 11월 말에 필리핀으로 어학 연수를 보내셨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미국 공대에 진학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영어 공인 인증 시험을 준비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두 달간 영어 공부를 했고, IELTS 공인 인증 시험을 치러 9점 만점에 7.5점을 얻었습니다.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점수를 얻고도 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부모님과 주변 지인 분들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국에 미국 공대 학사의 경우, 학비를 비롯하여 생활비가 일 년에 억 단위로 지출되는 등 제 생각보다도 더 많이 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미국 공대 진학에 대한 계획을 점차 누그러뜨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가지 방안을 모색했고, 국내 대학 진학을 바라보는 재수, 그리고 나머지는 미국이 아닌 독일 공대를 진학하는 것이었습니다. 학비와 생활비가 훨씬 저렴할 뿐더러 독일 내에서는 TU라 불리는 공대가 따로 존재하여 기술에 대한 전문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후자를 선택하여 독일어와 컴퓨터과학 공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유학원에 다니며 독일어를 공부하고 있고 남는 시간에는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컴퓨터과학 강의를 들으며 스스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둘 다 독일 공대 진학에 있어 서류 내용으로 필요하기에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입니다.
여기까지가 제 과거와 현재에 대한 내용입니다. 지금부터는 미래 계획에 대해 언급하려 합니다.
스물 후반에 (국내 혹은 미국의 명문 대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자마자) 마찬가지로 국내 혹은 미국에서 IT 계열의 회사에 취직을 하거나(게시글에 첨부해놓은 사진의 회사에서 일하거나), 동료들과 함께 스타트업 기업을 창설하고 싶습니다. 즉, 독일에서 여생을 Business로 가꿀 생각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고, 한국이나 미국에서의 삶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영어의 경우에는 어릴 적부터 다방면으로 준비해온 터라 미국과 같이 영어권 국가에서의 삶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미국 공대 학사를 포기하고 독일 공대 학사를 선택한 결정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이 요즘들어 자꾸만 생깁니다. 독일어를 공부하면 할수록, 고작 학사 과정 졸업장을 얻기 위하여 문법, 발음 등을 공부하는 데에 지나친 시간을 쏟아야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독일어 자체가 익히기 어려운 언어이고, 독일어를 공부하느라 프로그래밍에 분야를 공부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답답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IT 계열에서의 취직 혹은 스타트업 창설 후에, 독일어를 알고 있다는 것과, 독일 공대 학사를 졸업했다는 것이 어떻게 작용하게 될 지 궁금합니다. 과연 이후의 삶(Business로서의 효과)에 도움이 되기는 할지, 아니면 프로그래밍에 무지함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시간들을 쓸 데 없는 언어 공부에 분할하여 소비하고 있는 것인지 다른 분들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서두가 길어져 전체적으로 내용이 많아졌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