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공부할 때부터 돈 아깝게 무슨 영어 얼마나 대단하게 배우겠다고 그 돈 들여서 유학가나 싶었다가 우연한 기회로 미국에서 인턴십을 하고 많은 걸 느껴서... 지금은 미국에 눌러 앉아 "거기서 영어 배운다는 애들 치고 머리에 제대로 된 거 든 애를 못 봤다"라고 가르켜 말하던 뉴욕에서 공부하고 있네요.
뉴욕 유학생이라고 하면 일단 (시티 기준) 돈이 많이 들고, 또 nyu의 명성에 비해(과 나름입니다만) 높은 tuition으로 약간 선입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게 사실이에요. 그냥.. 돈걱정 없는 집 애들이려니 하는 거. 컬럼비아는 아이비리그니까 똑같이 비싼 tuition 받아도 욕을 덜 먹는 것 같고.
틀린 말은 아니예요. 기본적으로 그 학비나 생활비를 댈 수 있으니까 다니는 거죠. 제 경우에는 공부하면서 일도 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집에서 지원이 되어야 하니까 기회가 있어도 결정을 못 내리는 사람들도 많아요.
물론 뉴욕에 뉴욕대나 컬럼비아, 파슨스 같은 사립대 말고, 학비 저렴한 cuny나 suny도 있습니다. (쑤니는 사실 스테이트지만)
큐니는 헌터가 그나마 좋다고 하지만 사실 그 나물에 그 밥이죠... (죄송합니다. 근데 졸업할 때 되면 큐니는 그냥 큐니예요.) 학비는 쑤니보다도 저렴해서 좋구요.
그러다보니 정말 뉴욕에 있는 대학교 라고 하면 생각나는 건 그나마 명성으로 다른 주의 학교들에 비해 덜 밀리는 columbia, nyu, parsons 뿐이고, 곧 =사립대, =비싼 등록금 뭐.. 이런 식으로밖에 생각이 안 들게 되죠. (sva는 뉴욕 사는 사람들도 잘 모릅니다.. pratt을 알면 알았지)
근데.. 다들 그렇게 뉴욕뉴욕 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정말로 "있어요." 실제 노래도 있죠-_-; alicia keys랑 무슨 래퍼랑 불렀던..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요.
여기서 드는 생활비, 학비만큼 oppurtunity가 비례해요. 정말 제 눈에는 지천에 널린 게 기회예요 여긴. 물론 그 기회를 그냥 스쳐보내거나 잡거나 하는 건 개개인에 달린 거겠죠.
전 유학생활을 길게 하진 않았지만(길게 하고 싶지도 않고..), 뉴욕에 살고 학교에 다니면서 여태껏 얻고 겪은 것들을 돈이나 다른 가치로 환산한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선 그냥 뉴스에서나 보던 회사들, 그냥 기사에서나 읽던 회사들에 모두 발 한번씩 담궈봤고, 구글에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떼로 나오는, wikipedia에 페이지가 있는 사람들을 알게 됐고, 미국도 job market 살벌하다고 하지만 인턴십은 차고 넘치게 offer를 받아서 고심해서 골라야 했고, 졸업 후 full-time 모두 보장 받았구요.
미국 전역에서 알고 있는 학교에 다닌다는 건 플러스 팩트지 절대 마이너스 팩트는 아니예요. 학교/과 명성에 비해 비싼 금액을 치루고 있는 거 사실이고요, 생활비 역시 사는 수준? 레벨?에 비해 비싼 값을 치루고 있고요. 1학년 때야.. 공부도 공부지만 틈틈히 식당 알바도 하고 하면서 용돈이나 벌어썼지 사실 학비나 생활비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서 집에서 받아서 썼죠. 뉴욕에서 공부하는 거, 뉴욕에서 사는 거, 돈 들어요. 많이 들어요. 근데 정말로, 길고 긴 훗날에 비하면 저비용 고효율의 투자예요. 알바만 하더라도, 미국 다른 지역에서는 사실 구하기 힘들죠. 뉴욕 시티니까 캐쉬잡 많은 거구요. 코리아타운에서 한국인 학생들 써주니까요. 그리고 인턴십 구하기 시작하면서 학교가 뉴욕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학교를 뉴욕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advantage인지 알게 됐어요. 사실 어느 정도 규모 이상 되는 회사 치고 뉴욕에 오피스 없는 회사 없죠. 학교 커리어 센터 사이트나 잡 페어에 회사들은 정말 차고 차고 넘치게 있으니 별 거 없이 그냥 레주메 뿌리고, 리쿠르터랑 얘기할 기회 있으면 그냥 신나게 떠들고.. 그게 다인데, 여름 인턴십을 앞둔 봄학기에는 인터뷰가 너무 많이 잡혀서 학교는 사실 거의 신경쓰지도 않고 봄학기가 지나갑니다.
GPA, 물론 중요하죠 인턴십이나 첫 일자리면.. 근데 지리적으로 "뉴욕"이면 얘기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회사의 리쿠르터들이나 매니저 레벨의 사람들 만날 기회 너무 많죠, 얘기할 기회 많죠 심지어 술 마실 기회도 많아요. 1분 1초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 모든 것들이 다 기횐데... 그거 잡고 진솔하게 얘기하고 친해지고 하면 GPA 아무도 신경 안 써요. GPA가 낮다=실력도 없다 일 경우엔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다른 것들(대인관계, 대외활동, 개인 프로젝트)을 하느라 GPA가 낮아진 거고 실력 있고 사람 괜찮다는 거 개인적으로 어필이 되면 GPA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죠. 실제로 한 corporate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여해 해당 부서의 매니저와 친구처럼 친해졌고, 그날 하루동안 나눈 대화에 전공에 대해서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있긴 했지만 인터뷰라곤 할 수 없는 그냥 스스럼 없는 대화 후에 제 친구는 signing bonus까지 받고 internship contract에 싸인했구요. 처음엔 농담하는 줄 알았어요. 인턴십에 웬 싸이닝 보너스-_-; 아무리 돈 많은 회사지만.. 아무튼, 상상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해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길어졌네요. 뉴욕에서의 대학교 4년, 1년에 학비 4만불씩 4년이면 16만불, 거의 2억이죠. 생활비 한달에 2000불씩 잡으면(사실 더 싸게 사는 거 어렵지 않아요. 근데 뉴욕이고 위에서 얘기한 사립대들에는 어느 정도 생활 수준 누리면서 사는 유학생들이 많으니까...) 12개월씩 4년 9만 6천불, 1억 조금 더 되겠네요. 토털 3억칩니다. 사실 인터네셔널이어도 학교 생활 열심히 하면 조금이지만 돈 나와요... 맨날 이거가지고 불평하는 학교 친구들 볼 떄마다 짜증나는데.. fa office나 advisor, dean들한테 모두 정말 다!! contact해본 것도 아니고 그냥 fa office에 전화 한 통 하거나 그냥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것만 띡 읽어보고 "아 난 돈 못 받아- 짜증나-" 하는 거.. 얘네들은 진짜 욕 먹어도 싸요. 암튼, 4년 졸업에 3억 든다고 해도, 자기만 열심히 하고 졸업하면 연봉 1억+보너스에 싸인하게 됩니다. 예외 별로 없어요... 특이하게 문학이나 공공복지 뭐 이런 거 전공한 애들 빼고. 택스 엄청 높죠, 근데 캐쉬 보너스로 다 커버 되고 어쨌든 원화로 치면 1년에 1억 벌어요. 지금 4년 학교 다니면서 3억 든 거 장난이죠. 학교 당장 다니면서 그 3억 댈 돈 없어도, 사실 여름 인턴십 하고 나면 만 불 넘게 나와요. 택스 떼도 그 다음 해에 리펀 되니까 만 불 번다고 치면 반 년 정도의 생활비는 커버할 수 있죠. 학교 다니면서 파트 타임으로 또 인턴하면(그러니까 gpa 관리하기 당연히 어렵습니다. 근데 이거 졸업할 때 되면 아무 문제 안 돼요. gpa 개나 주라 하세요. experience와 relationship이 백만 배는 더 가치 있습니다) 학기 중의 생활비도 커버됩니다. 유급 인턴을 할 때의 얘기지만... 생각해보니 제 첫 인턴십은 무급이었네요. 거의 무급. stipend 정도는 받았는데 걍 무급으로 봐도 되는 수준이었어요. 무급 인턴 싸잡아서 욕하는 사람들도 전 개인적으로 참 싫어하는데.. 무급인턴으로라도 레주메에 경력 하나 넣으면 그 무급 인턴 하면서 못 받은 건 나중에 비교도 안 될 금액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아무튼, 그래서 뉴욕에서 돈 아무리 많이 든다고 해도 다 그 돈 가치 해요. 물론 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부모 돈 받아서 펑펑 놀고 먹는 데에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뉴욕에서 유학생으로 있기 돈 많이 들고 그 돈 값 못 한다고 욕 하시는 분들, 그리고 그 욕에 지레 겁 먹고 뉴욕 오기 싫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쓰기 시작한 글인데 아이구 엄청 길어졌네요.-_ㅜ 내일 출근이라 이만 줄이고 잘 준비 하러 갑니다. 뉴욕 유학생분들 모두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