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관계로 영국으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면서 해커스 게시판에서 도움도 많이 받고 때로는 치열하게 서로 들이받는것들을 보면서
정말 그런가라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이번에 대학원과정으로 그래도 영국내 좋은 대학에 합격하여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 한번 남겨야 겠다는 생각에 올립니다.
"영국 대학원 진학하시는 혹은 하신 분들 진심으로 대단하십니다."
어디는 뒷구멍이다. 클리어링이 난다. 지원하면 다 붙여준다. 별별 얘기들을 다 들은것 같아요. 물론 학교마다 차이는 있을수 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영국 Top School이라고 거론하는 대학들 대부분은 아니 거의는 학부 성적의 2:1 이상을 요구합니다.
A대학이 학부가 강하다고 대학원에 지원자기준을 낮게 잡지 않습니다. B대학이 경제학에서만 우수하다고 다른전공에서 지원자기준을 낮게 잡지 않습니다. 어떤 전공이나 과정이든간에 그 대학은 모든 학생들을 균일하게 높은 수준으로 잡으려고 하죠.
영국 성적으로는 Upper Second이거나 First Class 인데 이런 점수를 받고 졸업하는것이 얼마나 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국 대학원들이 요구하는 2:1의 학점이 한국 기준으로는 3.6~7/4.5 정도의 수준이 되는것 같은데.. 특히나 저같은 공대 학생들은 3.5 수준, 혹은 그보다 조금 낮은 3점대 초반의 졸업학점도 많아 사실 영국에서 요구하는 수준에도 부족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떤 학교는 정중하게 학점기준이 낮으면 지원자체를 삼가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하물며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며 합격한 케이스들을 보면 아무리 그 학교가 지원한 전공이 유명하지 않다거나, 학부는 좋지만 대학원은 안좋다거나 하는 얘기들을 떠나서 학업면에서 매우 훌륭한 자격을 갖고 있다는 말인데 학부시절 많은 노력이 있었구나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얼마전 국내 K대 졸업자가 런던의 L 대학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지원자들의 훌륭함을 성토하기도 했습니다만, 국내에서 학위를 마치고 영국의 대학원을 지원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것 같아요.
누군가는 기본적이라고... 혹은 아주 보잘것없는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얼마나 힘들게 쌓아온 성과들이라는것이요. 정말 좋은 학점으로 졸업하는것 아무리 학점 인플레가 있더라도 쉽지 않고 대학원에 자신의 학문적 가능성을 증명하는것도 굉장히 어렵죠.
저도 정말 영국 대학원들이 전부 미달이 나는곳이고 경쟁률도 심하지 않고 대충 영어점수만 채워서 CV내면 합격시켜주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근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 사촌도 런던에서 학부를 졸업했지만 학점기준이 2:1이 되지 않아서 지원 자체가 어렵습니다. 물론 학점이 조금 미달되어도 CV나 SOP 혹은 RP로 보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정말 뛰어나야겠죠.
간혹 누군가가 내가 아는 사람은 아이엘츠를 3개월만에 7.0을 받았는데? 나는 학점 나쁜데도 A대를 붙었는데?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마도 직접 지원해서 공부를 해본 사람들의 말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해보면 만만치 않거든요.
분명 영국의 대학들은 좋은 대학입니다. 너무나도 아카데믹한 특성때문에 미국과 달리 다양한 학위과정이 없다는점, 재정지원이 어렵다는 점 등이 있지만 또 그러한 특성에 맞는 사람들, 그리고 저와 같이 시간이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영국은 미국보다 더욱 유리한 면도 있죠.
이런 얘기를 지지하는 것은 대학원 이후부터는 개인기가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일리노이대를 졸업한다던가 위스콘신을 나온다면 사실 한국의 동문력으로 더 유리한 기회들이 많은것은 현실입니다.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대학에서 학위들을 취득하고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올때는 사실 개인기가 더 중요하게 작용되는것 같습니다. 어떤 논문을 썼는지, 어떤 커리어백을 가지고 있는지가 그들의 직장이나 포지션을 결정해주죠. 그렇기에 누구는 세계 10위의 대학을 나와도 크게 이용하지 못하고 누구는 세계 120위의 대학을 나와도 교수나 전문가로 스위칭이 되죠.
너무 걱정들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다들 영국의 훌륭한 대학들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