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지원한 지 190일이 지난 어제, LSE로부터 경제 오퍼를 받았습니다. 반 년이 넘었네요.
세상이 힘든 지금, 많은 이들이 예상 못했던 짐을 지고 힘들어 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아직 오퍼를 받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너무 불안해 말고 다음 주 화요일까지 조금만 더 힘내보길 부탁드립니다.
(디씨젼 데드라인이 연장된 학교도 있지만 LSE는 3월 31일까지 모든 디씨젼을 종료한다고 하더군요)
세상에 잃기만 하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해요.
긴 기다림의 시간동안 저는 밤마다 스튜던트 룸에 들어가 지원자들 이야기를 읽으며 불안해했지만, 아이는 매일 두시간씩 온 몸이 젖도록 강가를 뛰고 와서 마인드콘트롤을 했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실패할 경우 무엇을 다시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는 사이 부쩍 자랐습니다. 몇 달 전과는 다른 아이처럼요.
합격한 미국 대학을 포함, 신중히 마지막 결정을 고민하고는 있지만, 아이는 아마도 10학년 때부터 꿈이었던 LSE로 진학할 듯 합니다.
앞선 글에 진심 어린 조언 주셨던 KGB님께도 다시 한번 고마움 전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저희가 경험한 영국 입시 과정이 혹시 같은 진로를 계획중인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두서없이 적겠습니다.
*캠브리지 랜드이코노미 인터뷰 후 탈락
아이 스펙은 IB 프리딕 45/ GCSE 5A* 3a 7입니다. 캠브리지 합격조건으로 제 아이의 GCSE 성적이 문제가 될 거라는 합격자 부모님의 댓글이 있었는데, 학교로 온 리뷰를 보니 그건 아니었습니다. 성적과 입학시험 결과는 문제 없이 충족했다고 평가되었고 예상대로 법학교수,경제학 교수와의 인터뷰 중 법학교수가 던진 질문에 대한 아이 대답이 아웃스탠딩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법 쪽은 아무래도 아이가 문외한이었을테니 그런 면에서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랜드이코노미가 아니라 이콘을 지원했더라면 오히려 합격 확률이 높았을 것도 같네요. (* 2가지 첨언* (1) 인터뷰시 경제학 교수는 15분 넘게 걸리는 수학문제를 풀게 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문제였다고 해요) (2)저희는 미처 컨택을 못했지만, 캠브리지 한인학생회에 연락하면 지원학과 전공 학생이 있을 경우 사전 모의 인터뷰를 도와준다고도 합니다. 꼭 도움 받아서 저희처럼 탈락하지 말기를! )
*LSE 자소서
오퍼가 너무 안 와서 혹시 자소서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고민했는데, 다른 문제가 아닌 자소서가 원인일 경우엔 대체로 11 -12월쯤 일찍 탈락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즈음 리젝된 친구들의 경우, PS때문 이라고 정확히 명시되어 왔어요). LSE만을 목표로 한다면 학교에서 예시해놓은 자소서 샘플을 따르는 것도 좋겠지만, 옥스브릿지나 다른 학교와 병행할 경우 너무 거기 함몰될 필요 없이 메이저에 대한 열정과 관련 활동, 하고자하는 공부 방향을 심도있게 작성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워릭 합격 후, 메릿 장학금 신청 대상 인폼이 오기도 한 걸 보면 아이 자소서와 프리딕 성적이 유효했던 것도 같습니다. 자소서 내용은, 처음 경제학에 흥미를 갖게된 배경, 경제학 중에서도 경제정책이나 개발쪽으로 관심이 깊어진 이유, 그 과정에서 읽어낸 책들과 거기서 습득한 다양한 지식을 기반으로 참여한 영국 영 이코노미스트 에세이 콘테스트 경험 그리고 경제를 선택해서 쓴 자신의 IB EE 어필, 마지막으로 경제학을 공부하는 앞으로의 자신의 지향에 대해 적었습니다.
저희 아이보다 성숙하고 훌륭한 잠재력을 가진 많은 아이들이 스튜던트 룸에서 시시각각 불안해하며 오퍼를 기다리며 적는 글들을 읽으면서, 곁에 있다면 한 번씩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세상은 경계를 정하고 승자 패자를 가르지만 적지 않은 경우 미세한 차이거나 불운 탓이기도 하죠. 대학 입시뿐 아니라 인생의 모든 도전에 직면해 있는 학생들의 등을 한 번 두드려주고 싶네요. 모두 선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