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ㅋㅋㅋ 편의상 반말로 하는거 이해해주라. 나도 한참 미국 고등학교다니면서 대학 입시준비할때 여기 맨날 들어온게 기억이 난다. 그때는 SAT 가 다인줄 알았고 미국 대학 가는게 인생의 전부인줄 알았으니까.
난 위스콘신 주에서 고등학교 4년을 다녔어. 처음에 미국온건 정말로 한국에서는 맨날 게임만하고 솔까말 반 꼴등에 인생이 암울했으니까.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 이런건 씨알만큼도 없었지.
그러다가 미국에 가니까 너무 좋더라고. 비교적 한국사람이 없는 곳을 가서 미국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성격이 활발해서
영어도 금방 늘었어. 처음 시작했을땐 영어 문장하나 못쓰는놈이여서 고등학교 9학년 gpa 는 아주 그냥 시 to the 망 이였지. 그래도 꾸준히 gpa 가 상승한 덕분에 간신히 위스콘신 매디슨 주립대를 붙었어.
그리고 대학교 들어와서는 꼭 경영대학교 (the Wisconsin School of Business) 를 들어가고싶어서 열심히 공부해 1학년 끝나고 합격통지를 받았고.
그런데 어느새 뒤를 돌아보니 나때문에 휘청거리는 집안이 보이더라.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니까 답이 안나오더라고. 그래서 2년 동안 군대를 갔다 올라고 휴학하고 제작년 5월달에 한국에 들어왔어.
입영할때까지 그래도 돈벌어야지하고 알바몬을 뒤지면서 입국하자마자 일을 찾기 시작했지.
그러다가 한 중소기업의 잡일 알바를 구하게 되었고, 그래도 엄연한 회사니까 긴장했어. 작지만 그래도 내실있는 회사였거든. 거기서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잡일 시킬라고 날 뽑은거였지만 난 정말 열심히했어. 우리집이 경기도인데 회사는 서울 구로에 있었거든. 그래도 출근 항상 1시간 일찍하고 퇴근도 거의 마지막에 했어.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더라고.
우리 회사는 문화부가 주관/후원하는 행사를 대행하는 대행사거든. 길게 쓰면 끝도 없으니 짧게 요약하자면. 첨에 복사만 하던 내가 1년후에는 문화부 전 유인촌 장관 통역까지 맡았어. 엄연히 학벌로 따지면 아직까지 고졸인 나에겐 엄청난 기회였지. 유인촌 장관외에 정말 수많은 할리우드 VIPs (Kelly Lee - ABC Vice President at Casting, William Choi - 미국 비 매니저, Ted Chung - Far East Movement 소속사 사장, 이지호 영화감동) 등을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기회도 만났어. 정말 좋은기회를 만난거였지. 참고로 난 아버지 빽이나 이런거 전혀없었어. 내가 열심히해서 내가 만들어낸 기회야.
그렇게 회사생활, 사회경험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게 너무 많았어. 그 중 하나가 바로 학벌이야. 고졸도 성공한다 이딴소리가 아니라. 아무도 내가 University of Wisconsin - Madison 을 다녔다고 말해도 뭐 알아주거나 그런게 없더라고. 오히려 위스콘신이 어디지? 이렇게 되물었어. 난 나름 주립대 중에 괜찮고 랭킹도 높은 곳이여서 자부심도 있었는데. 냉정한 현실은 한국은 아이비리그 아니면 다 미국대학으로 쳐버린다는거야. 이건 내 의견이 아니라 국내기업 인사부 관계자분들에게 들은 사실이야. 미시간이 위스콘신보다 높아도 기업입장에선 다 그냥 도토리 키재기라는거야.
충격이었지.
군대를 가려고 한국에 왔는데. 어느새 난 내 인생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큰 결정을 했지. 국내 대학을 가야겠다 라는.
나에게 너무나 큰 기회를 준 회사를 작년 4월달에 그만둿어. 국내 대학을 가려고. 나는 해외고를 졸업하고 국내입시에대해선 아무것도 몰랐기때문에 내가 국내대학을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것 조차 몰랐어. 그런데 찾아보니 길이 있더라고.
나는 수시전형으로 가기때문에 9월까지 서류접수고 면접이 10월달이라 시간이 별로 없었어. 고작해봐야 5개월 정도 였지.
하루 18시간씩 공부한거같아. 텝스 준비하고, 면접 지식 쌓고하느라.
너무 힘들었지. 한국에서 나는 벌써 삼수생이고 나름 회사에서 어깨도 피고 다녔는데. 그리고 이미 대학교 1학년도 마치고 들어온건데. 다시 입시생으로 산다는게. 삼수생으로 산다는게 너무너무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고생이 심했어.
그런만큼 더 어금니를 물고 했지.
그랬더니 역시 땀을 배신을 하지 않더라.
준비기간이 짧아서 SKY 는 지원못했지만 그래도 다른 좋은 대학교를 합격했어. 10월 말에 합격통지를 받았으니 이제 반년 좀 넘었네.
합격하자마자 다시 사회 진출했어. 이제는 학교를 말하면 적어도 사람들이 거기가 어디니 되묻지도 않아. 오히려 좋은 시선을 보내지. 그래서 지금은 해커스 어학원 컨텐츠 제작, 문화부 통역 프리랜서, 내 회사 통번역 프리랜서, 과외 등등으로 일반 대기업 사원 초봉보다 수입이 많아.
글이 길었네. 내가 해주고 싶은 얘기는 이거야.
지금 미국대학교. SAT, GPA 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마. 집안이 어려운데 꼭 미국대학교만 고집하지 말란말이야. 일본, 홍
콩, 중국,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등 너희가 갈 수 잇는길은 찾아보면 엄청 많아
냉정한 현실은. UC 버클리 정도가 아니면 난 국내대학을 추천해주고 싶다. 사실 UC 버클리도 그 돈주고 졸업하기는 아까워. UC 버클리를 갈 정도면 열심히만 한다면 한국 SKY 서성한도 갈 수 있거든. 너희가 만약 미국에서 일할게 아니라면, 미국 시민이 아니라면 아이비리그가 아닌이상 국내 대학을 다니길 추천한다.
몇억씩 들여서 미국대학 졸업장 사는것도 비합리적일뿐더러, 아파도 병원조차 맘대로 갈 수 없는 너희나라가 아닌곳에서
공부하는것도 서러운 일이야.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 그랬고 하늘도 스스로돕는자를 돕는다 그랬어.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정말 시각을 넓혀서 너희 인생에 최선의 선택만 하는 현명한 후배들, 친구들이 되길 빈다.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