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2월부터 아이엘츠를 준비해 5월에 오버롤 7.0(듣기 6.5, 리딩 7.5, 라이팅 7.5, 스피킹 6.5)이라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글이 저처럼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제 경험을 공유합니다.
우선, 저는 예전에 토플(IBT)을 준비했었고, 이번에 아이엘츠를 공부하면서 두 시험의 차이를 뚜렷하게 느꼈습니다. 물론 요즘 토플 IBT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제가 시험을 봤던 건 2013년쯤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강남 해커스 학원에서 공부했고, 4개월 정도 준비해서 첫 시험에서 리딩 25점, 라이팅 18점, 나머지 영역은 14~15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공부해서 결국 미국 대학원 입학 기준인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학원에서 외우라는 것들을 정말 그대로 외우기만 해도 어느 정도 점수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특히 세 번째 라이팅 시험에서는 학원에서 제공한 모범답안 20개 중 하나가 문제와 거의 일치해서 그대로 써먹을 수 있었고, 22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본다면, 토플은 해커스에서 시키는 대로 외우기만 해도 70~85점 정도는 무리 없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엘츠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토플처럼 '외우는 방식'으로는 점수를 내기 어렵다는 걸 금방 느꼈습니다.
리딩은 오히려 토플보다 쉬운 느낌이었습니다. 단어 난이도나 지문 스타일이 토플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라, 70~80% 정도의 체감 난이도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스피킹과 라이팅이었습니다.
이 두 영역은 단순한 암기로 절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는 기반이 되어야 6.5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목표가 5.0~6.0이라면 템플릿을 적절히 활용해서 어느 정도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은 단순 템플릿만으로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습니다.
라이팅은 특히 어려웠습니다. 처음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템플릿을 그대로 써보기도 했지만, 매번 원어민 선생님께서 5.0~5.5 수준의 평가를 주셨습니다.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템플릿이 너무 부자연스럽고, 내용이 억지로 끼워 맞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엘츠 전 심사관이셨던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문장을 어렵게 쓰는 것’보다 ‘심사관이 읽었을 때 바로 이해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억지로 어려운 표현, 복잡한 구조를 쓰기보다는 명확하고 자연스럽게,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고득점의 핵심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스피킹은 해커스 정규반 교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내용은 꽤 방대했지만, 저는 매일 2과씩 꾸준히 쉐도잉을 하며 공부했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말하는 순발력도 생기고, 상황에 맞게 표현을 바꾸는 능력도 길러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피킹에서도 템플릿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너무 외운 느낌이 나기 쉽고, 자연스러움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쉐도잉을 꾸준히 하면 어느 순간 말이 입에 붙고, 응용력도 생깁니다.
짧은 시간에 점수를 받은 사람들의 말에 너무 흔들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외국에서 공부하려면 결국 영어가 필수입니다. ‘외국 가서 고생할 바엔, 국내에서 미리 고생해서 실력을 쌓자’는 마음으로 임하면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
사실 저도 토플 점수를 받고 캐나다에서 2년간 공부했지만, 토플 점수가 제 실제 영어 실력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아이엘츠로 다시 시험을 본 것이고요. 아이엘츠는 실용적인 영어 실력을 키우기에 훨씬 좋은 시험입니다. 점수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만큼 영어 실력이 올라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몇 달 만에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압박은 스스로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점수는 결국 언젠가 올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냥 ‘될 때까지 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시험 한 번 봤는데 원하는 점수 나왔다’, ‘준비 안 했는데 점수 나왔다’는 글들도 보는데, 그런 건 정말 예외적인 케이스입니다. 저도 외관상 4개월 만에 점수를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매일 4시간 이상 꾸준히 공부했고, 리딩은 이미 예전 토플에서 25점을 받았던 실력이었습니다. 또 외국에서 2년간 영어로 공부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아이엘츠시험은 정말 노력 없이는 늘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엘츠 스피킹과 라이팅은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괜히 떠도는 조언에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자신의 공부 방식과 리듬을 믿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이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와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