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 9월에 하버드 CCB 프로그램으로 박사 유학을 떠날 예정입니다. 고우해커스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서 저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글을 남겨봅니다.
<영어공부> GRE - 형성이 선생님 기본반, 이훈종 선생님 실전반 수강, 에세이는 타 학원에서 essay template만 배우고 수강 중단
GRE는 중간에 텀이 있긴 하지만 총 3개월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공부 시작할 때 영어 수준은 토플 92점이었구요, 버벌 점수는148(거만어 독학)->152(기본반 수강)->159(실전반 수강) 순으로 상승했습니다. 거만어는 꼼꼼하게 5회독, 간단하게 3회독 정도 보고갔구요, 마지막에 실전반 수강한 게 리딩 속도 증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라이팅은 issue같은 경우 template을 배운 이후에 200개의 토픽을 정리해서 120개로 추린 후, 각 주제별로 모두 브레인스토밍을 해보고 갔더니 무난하게 4.0이 나왔습니다. argument같은 경우, 이틀에 한 문제씩 글 써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TOEFL - 해커스 인강 스피킹 실전반 수강, 리스닝과 리딩, 라이팅은 Actual test 문제집으로 독학
GRE를 마친 후 일주일 후에 토플시험을 봤는데, 우선 리딩은 더 이상 공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리스닝은 원래 가장 자신있었는데 시험 당일에 옆자리 앉으신 분이 스피킹을 구수한 사투리로 시험보시는 덕에 (ㅎㅎ) 한 파트를 통째로 놓쳐서 이전 시험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토플시험을 한번 더 볼까 했는데 결국 입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습니다.
<연구실 조사 및 컨택> 연구실을 본격적으로 조사한 건 8월부터였습니다. 각 학교 별 교수님 웹사이트를 하나하나 들어가보고, 하이라이트 논문을 읽어본 후 관심가는 교수님을 엑셀파일로 정리했습니다. 학교별로 세 분에서 다섯 분 정도 정리한 후, 대학원 선배들께 교수님을 추천받기도 했습니다 (전 아직도 각 분야의 대가 교수님이 잘 파악이 안되더군요. 이 부분은 확실히 대학원 선배들께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후 9월부터 연구실 컨택을 진행했습니다. 연구실 컨택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금지해둔 과를 제외하면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한 학교 당 가장 관심있는 교수님부터 차례로 메일을 보냈고, 이틀 가량 기다린 후 답장을 받으면 대화를 이어가고, 답장이 없으면 다른 교수님께 연락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메일의 내용은 최대한 간략하게 보냈습니다. "연구 경험은 ~,~,~ 랩에서 겪어봤으며, 장학금이 있다. 교수님 랩의 ~~ 한 연구에 관심 있으며, ~~ 한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다. 관심 있으면 CV를 봐달라." 이런 뉘앙스입니다.
최종적으로 14분의 교수님께 컨택메일을 보내서 7분께 답장을 받았고, 그 중 세 분께는 적극적인 답을 받아서 대화를 좀더 이어갔습니다. 원서를 접수한 이후에 답장을 해주신 교수님들께 원서 접수를 마쳤다고 다시 한 번 연락을 드렸고, 적극적으로 답을 해주신 교수님들께서는 admission commitee에 additional look을 해달라 요청하겠단 말을 해주셨습니다. 최종적인 어드미션 오퍼는 대부분 답장을 해주신 교수님들로부터 비공식 오퍼를 먼저 받았습니다. 이런 제 경험을 바탕으로 랩컨택이 가능한 과라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네 곳 비지팅, 그리고 학교 선택> 최종적으로 여섯 학교에 지원했고, 이중 SCRIPPS는 인터뷰 단계에서 거절한 것을 제외하면 다섯 곳에서 합격 소식을 받았습니다. 다만 MIT는 waitlist 상태로 있다가 4월에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비지팅은 Stanford, UC Berkeley, Harvard, Caltech 네 곳을 방문해보았습니다. 비지팅 전에는 Stanford > Berkeley > Harvard > Caltech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는데, 비지팅 이후에 마음이 바뀌어 최종적으로 하버드를 선택했습니다. 여러분도 비지팅은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지팅에서 느낀 점은 보다 현실적인 연구실의 상황이었습니다. 스탠포드에서 관심있었던 교수님은 활발히 연구하고 있던 건 맞지만 연구원 중 절반이 중국인이고 (중국인이 많은 랩을 비난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공부해보고 싶은 게 커서 이 요인을 크게 고려했습니다.), 포닥이 한명 뿐이라는 게 컸습니다. 버클리의 경우 정말 대가 교수님들이 많았지만, 그 만큼 교수님의 집중적인 케어를 받기 힘들고, 교수님의 역할을 포닥이 대신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부를 마치고 바로 박사를 나온 만큼 좀더 hands-on type의 지도교수를 만나고 싶어서 마음을 돌렸습니다 (포닥으로 꼭 가보고 싶은 학교였습니다.) 칼텍은 소규모-집중교육의 끝판왕인 학교였는데, 아쉽게도 관심있는 교수님이 한 분 뿐이라, 원하는 교수님 실험실에 가지 못할 때의 plan B가 마련되어있지 않아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하버드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관심있는 교수님이 학계의 대가부터 갓 테뉴어를 받은 교수, 조교수지만 열정적으로 연구하는 분까지 다양했습니다. 또한, 로테이션이 필수라 각 실험실을 체험해보고 가장 만족도가 높은 곳을 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2. TA부담이 적었습니다. 저는 CCB와 Chemical Biology의 joint program으로 박사를 할 예정인데, 이 경우에는 한 학기만 TA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연구에 집중할 시간이 많을 것 같다는 게 큰 장점이었습니다.
3. 보스턴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지팅다녀온 학교들 중 가장 대학가 스러운 곳이었습니다. 대중교통도 잘 되어있고, 문화생활 여건도 충분해서(여가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바깥생활을 좋아하는 저에겐 굉장히 적합해보였습니다. 춥고 긴 겨울이 여전히 걱정되지만... 그래도 연구실은 따뜻하겠죠?
적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사항은 자유롭게 댓글로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