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저는 홍익인간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과학을 배우고 난 뒤에는, 이 기술들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application을 만드는 꿈을 가졌습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말처럼 더 큰 세상에서 많은 경험을 한 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기술을 발전시켜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려서부터 유학을 꿈꿔왔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공부만 하는 것은 저의 성향과 맞지 않았고, 저는 창업을 통해 기술을 application으로 만들어내고 싶었습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커리어는 학점도 낮고, accept된 논문도 많지 않고, 다른 경험만 많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고,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reject를 받을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유학 지원이고, 후회없이 지원해보자고 생각해서 Top school들에 cold-mail 형태로 컨택을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Harvard, MIT, Oxford 등 소위 말하는 top-tier school에서 답장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fit이 잘 맞는다며 꼭 지원해보라는 말에 자신감을 얻고 지금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컨택메일에서 positive response가 오더라도 실제 committee를 뚫는것은 또다른 이야기이고, 저는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다른 지원생들보다 실력이 낮아보일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reject를 받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Duke라는 top school에서 PI 교수님이 저를 발견하고 인터뷰하고, 이렇게 좋은 결과까지 온게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ㅎㅎ
꼰대처럼 들릴까 걱정은 되고, 제가 걸어온 길이 약간은 다른 길이었기에 경험한 것을 공유하는게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저의 경험을 토대로 조금이라도 위로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약간의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여러 해를 지켜보며 유학에서 제가 생각한 중요한 포인트들은 [내가 가진 것] 학벌/학점/영어성적/연구성과(논문 등)/그 외 경험/SOP/PS, [앞으로의 fit] 학교선정/학과선정/사전컨택, [마인드] 지원시/인터뷰중/결과를 기다리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각 항목에 대해 편협할수잇어도 제가 생각하고 경험한 내용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가진 것]
1. 학벌: 솔직한 이야기로, 현지에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외국 교수님들은 (이공계 한정) SPK 대학 이외에는 잘 모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꼭 이 학교들이 아니더라도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실제로 어드미션 포스팅을 보더라도, 꼭 SPK가 아니어도 좋은 연구성과와 훌륭한 경험을 토대로 원하는 학교에 유학가시는 분들이 많은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서울대를 나오긴 했지만 전공을 바꾸는 이유를 어필해야했습니다. 이를 설명할때는, “재료공학이 맞다고 생각되어서 학부를 그렇게 들어갔었지만 막상 들어가서 느끼는 것은 달랐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고, 그게 코딩과 하드웨어였다. 그래서 대학교때 학점이 낮더라도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고 어필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교수님들은 전공을 바꿔서 가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부분도 있어보였습니다 (공대 내 한정, 그리고 제가 연구하려는 분야에 제가 걸어온 길이 왜 적합한지 예시를 들어가며 어필했습니다) 2. 학점: 대부분 top school은 최소 3.7/4.0 이상의 학점이 평균적인 합격생 커트라인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학점 역시 여러 방면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석사 과정의 학점을 통해 학부 학점을 만회했습니다. 100% 만회하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제가 관심있어하는 연구분야를 선택한 뒤에는 그 분야에서는 공부를 잘 해낼수있다는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3. 영어성적: 운이 좋게도 GRE를 보지 않아도 되었고, TOEFL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TOEFL은 예전에 교환학생을 준비할때 해커스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었기에, 이번에도 해커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target하는 학교들은 100점 이상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기에, 안정적으로 100점 이상을 목표로 준비했습니다. Reading에서는 최대한 문장패턴/문단패턴 등에 익숙해지면서 동시에 빠르게 읽어내려가는 방법을 연습했습니다. Listening에서는 다양한 case들에 익숙해지면서 핵심 단어를 catch하는 연습을 많이 진행했습니다. Writing과 Speaking에서는 최대한 많이 쓰고 말해보면서, 이런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4. 연구성과: 저는 운이 좋게도 석사때부터 Top-tier 로봇 학회에 1저자로 논문을 내고, 대형병원에서 여러 논문을 쓸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꼭 accept된 논문이 아니더라도, revision 중이거나 review중인 논문에 관해서도 인터뷰때 여러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습니다. 또한, 꼭 paper 형태의 output이 아니더라도 연구 project에 참여해서 내가 어떤 technique로 기여했는지, 어떤 idea를 제시했는지에 교수님들이 흥미를 가지는 경우도 많아씁니다. 5. 그 외 경험: 저는 창업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대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창업경험을 쌓았습니다. CEO로서 회사를 운영한적도 있고, 수십억 가치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대중들 앞에서 강연을 한적도 있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은 남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이고, 미국에서는 오히려 이런 경험들을 선호했던것같습니다. SOP에 최종적인 박사 이후의 진로를 작성할때 고민도 많이했었습니다. Academic으로 가지 않는 것에 대해 교수님들이 안좋게 생각할까 걱정했었는데, 현지에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오히려 보편적인 진로가 아닌 창업이라는 독특한 진로를 다양성 측면에서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직하게 SOP를 작성했었습니다.
6. PS: PS는 저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한번도 미국을 가본적이 없기에, 오히려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서 다양성을 증가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어필했습니다. 또한 어려서부터 여러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을 잘 녹여내서, 내가 왜 헬스케어 분야에서 박사를 하고싶은지 서술했습니다.
[앞으로의 fit] 1. 학교선정: 저는 후회가 없는 유학준비를 하고싶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할수있는만큼 최선을 다해서 하되, 결과에 순응하자는 주의였기에 분야에서 Top school들만 썼습니다. US news 기준 및 제가 지원한 헬스케어 분야의 경우 연구협력을 하는 병원 순위도 고려해서 선정했습니다. 그렇게 15곳 정도를 선정한 뒤, 교수님께 사전컨택에서 neutral / positive response가 온 곳 10곳을 선택해서 지원했습니다. 사실 유학을 지원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전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재수를 막기 위해서는 안정형 대학들도 넣으라고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기회가 인생의 마지막 유학이라고 생각하고, 후회없이 써보고싶은 대학들을 모두 썼습니다. 물론 운이 좋게도 target lab의 교수님께 positive response를 받은곳이 많았었기에,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지원했었습니다. 2. 학과선정: 많은 유학생들이 학교선정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의외로 학과선정은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는것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듣고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학과도 입시에 꽤나 큰 영향을 줍니다. 똑같은 연구를 하는 연구실이더라도 소속된 department가 다르면 박사과정 입시결과 커트라인도 다르고, 박사과정중 로드도 다릅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어떤 연구를 정한 뒤 학과를 선택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AI를 연구하는 lab실들만 지원했는데, 상대적으로 문이 좁은 CS로 접근하기보다 BME를 통해 접근한 것이 저의 다양성을 더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했던것 같습니다. 3. 사전컨택: 사전컨택의 중요성과 무의미함은 여러 논쟁이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사전컨택은 무조건 하는게 좋다는 입장입니다 (학과 차원 or lab차원에서 사전컨택 하지마라고 하는 곳 제외). 사전컨택을 통해 지원자는 그 연구실의 방향성 / 뽑을 계획 등을 미리 알 수 있을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PI가 될 분과의 fit을 테스트해볼수도 있습니다. 물론 교수님들은 하루에도 수백 통의 메일을 받기 때문에 cold mail은 묻힐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저는 총 40곳 정도 cold mail을 보냈고, 답장이 없는 곳은 2주 뒤에 remind mail을 매번 보냈습니다. 그 결과 절반정도에서 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답이 왔다고 하더라도, positive response (우리와 fit이 잘 맞는다. 꼭 apply해라. apply하고 내 이름을 적어라 등), neutral response (나는 입시과정에 개입은 안한다. 하지만 apply 해봐라 등), negative response (우리와 fit이 안맞는다, 올해는 대학원생을 안뽑는다 등)에 따라서 지원전략을 다르게 해야합니다. 저의 경우 운이 좋게도 positive / neutral response가 많이 왔고 그 곳을 중점적으로 지원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답이 오지 않더라도 지원해보는게 좋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의 많은 입학 시스템이 교수님과 1:1 matching되어서 들어가기보다 committee에 의해 걸러진 지원자들을 교수님들이 pick하는 방식이라고 알고있습니다. 따라서 positive가 많이 왔더라도 committee의 생각은 다를 수 있기에, 다양하게 지원해보는것이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positive가 많이 왔지만 학점이 낮은 등으로 committee에서 screening되어서 인터뷰까지 가지 못한 학교도 많았었습니다.
[마인드] 1. 지원 전: 어차피 평가는 내가 하는것이 아니라 교수님과 committee에서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holistic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점수 몇 점의 차이로 당락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생각으로, 후회없이 마음을 먹고 준비를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결과를 기다리는 시기: 결과를 기다리는 시기는 정말 피가 마른다는 표현이 적합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수도 없이 Gradcafe를 들어가보고, 메일 알람을 새벽에도 켜놓아서 1~3월동안은 새벽마다 매일 2번정도씩 일어났던것같습니다. 불합격 메일이 하나씩 올때마다 초조해지고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불안이 심해지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역시 그런 과정을 오롯이 느꼈었고, 이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도리는 거의 다 해놓았기에, 결과는 내 손을 떠나서 곧 나온다는걸 알고있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없습니다. 이 시기는 그저 견디고 즐겨야 하는것 같습니다. 이 단계까지 왔다는건 이미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결과를 기다리는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다린 보람이 있길, 새벽에 환호성을 지르는 순간이 오길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바랍니다.
고등학교때부터 해커스 어드미션포스팅을 보면서 꿈을 키워왔었는데, 10년이 걸려서 이제 제가 이 글을 적고있다는게 너무나도 신기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정말 운이 좋았던 사람이었던것같습니다. 저 혼자 이룬것이 아닌 주변사람들과 사회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는것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 잃지 않으면서 늦게 핀 꽃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유학생활도 잘 해내려합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에 적어주시면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답변 달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원하는대로 행복한 일들이 가득한 삶이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